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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월호 | 해외 ]

도미니카공화국 예술엿보기(3)
  • 편집부
  • 등록 2012-01-03 13:34:33
  • 수정 2012-01-03 14: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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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도예로 봉사하는 삶
  •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도예로 봉사하는 삶

| 이연주

자유기고가

 

현재 도미니카 공화국에는 한국의 코이카KOICA부터 일본의 자이카JAICA, 미국의 피스콥Peace Corps 등 각 국가가 파견하는 정부단체와 NGO 및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는 그룹들로 개발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규모는 개인에서부터 국가차원에 이르기까지 꽤 방대하며 실로 다양하다.
그  수많은 손길가운데 스페인의 한 여성이 소외된 지역현실과 열악한 환경에 자신의 삶과 재능을 기부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만나보았다.

 

앙헬스 떼조Angels Tello는 도미니카 공화국 내 라베가La Vega 주 하라바코아Jarabacoa 시의 Las Marranitos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이 지역에는 대략 50명의 지역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산기슭에 위치한 지리적인 요건으로 대부분 까페 농사나 시내의 청소관리 등에 해당하는 일용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 지역의 현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도예교육과 공예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아무까 센터Centro de AMUCA의 디렉터가 Angels Tello. 아무까 센터는 ‘지역 여성을 위한 예술교육 공동단체Asociaci뾫 de Mujeres Campesina Artesania’의 약어로 현지 여성을 대상으로 타이노Taino 예술카리브해 인디헤나의 문화을 기초로 한 도자 예술을 교육하고 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는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부터 이동시간만 일곱 시간이 걸리는 고행을 감행해야 했다. 버스로 다섯 시간 이동하는 피로감은 비포장 산길을 30분이나 걸어 올라야 하는 순간 잊혀졌다. 사전 연락으로 그녀가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왔지만 시내에서 구입한 식재료들을 배분하고 올랐던 지라 가방의 무게와 산비탈의 경사, 작렬하는 태양이 쏘아붙이는 더위는 입장 전부터 그들의 삶이 녹록치 않음을 실감케 했다.
그녀의 보금자리이자 일의 터전인 이곳은 자연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환경건축물로 지어졌다. 거주하는 집과 부엌 겸 식당, 교육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자신의 집은 나무판자로 지어진 집에서 지내도 교육공간은 시멘트로 지어진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녀의 애정이 어디에 있는지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여성을 위한 도자예술센터
센터의 설립목적은 도자 예술 교육을 통해 의식향상, 경제수입 마련 등 어려운 가정의 복지가 더 나아지고,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지역 여성 대부분(20대~40대)은 여러 아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경제적 수입 없이 생존해야 하는 엄마들이다. 글을 모르고 사회적인 배제 상황에 머무는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대신 매우 어린 나이에 커피재배에 종사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미성년 임신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그들은 교육을 받는 대신 아이를 양육하고 있고 이 현상은 세대를 거듭하며 악순환 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자원이 희박한 지역에서 성장하는 어린 소녀들에게는 어머니를 비롯해 자매, 아줌마, 할머니 등 가깝게 지내는 모든 여성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농촌 지역 여성들에게 올바른 여성 역할 모델을 만들어 주기 위해 교육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가족 경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역 여성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음으로써 그들의 공예품을 판매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생계유지가 가능하다. 그 소득의 90%는 아이들을 위한 음식, 옷, 교육을 위해 쓰이며 14-15세의 소녀들은 가족을 꾸리는 대신 교육 받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 프로그램의 결과로 사회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이 자존감을 얻었고 정당한 수입을 받고 있다.
지역여성들이 만들어낸 공예품은 시내 상점 및 갤러리 등에서 판매하고 있고, 틈틈이 벼룩시장을 개최하거나 예술품이 판매가 될 수 있는 거리 축제에 참여해 자신들의 결과물을 선보이며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직접 참여 판매함으로써 그녀들은 시장접근에 관심을 갖게 되고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힘쓰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보고 있다. 판매수익금은 작품을 만든 이에게 직접 전달되며 어떠한 명목으로도 센터에 보관되지 않는다. 필자 역시 한 점 구입해 만든 사람의 이름과 지역이 적힌 꼬리표를 함께 보관하고 있다. 이를 버리는 것은 그들의 수고와 정성 등 기억해야 할 부분을 잃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으로 시작된 또 다른 여행
Angels Tello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출신으로 대학에서 예술석사과정을 마치고 도예는 졸업 후 시작했다. 어머니와 함께 여행 차 도미니카 공화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 여행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그녀는 방문 당시 타이노 문화의 꾸밈없는 소박함과 형태의 조화에 매료되어 본국인 스페인으로 돌아와 이를 바탕으로 본인의 작업개념을 재창작하게 된다. 또한 타이노 예술과 도미니카 공화국 현지여성에게 교육하는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그려나가게 되고 삶을 보다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 다시 카리브 해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해가 1995년이었다.
그녀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본국인 스페인에서 보조금을 코디네이션하면서 많은 빈곤 농촌 지역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예술 및 공예 교육센터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며 사람들에게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현실을 설득했다. 그녀는 “가능한 것을 이루기 위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침내 타이노 공예품 활성화와 지역여성의 교육과 접목해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본인의 작품들과 현지여성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되자, 그녀는 스페인으로 잠시 귀환해 <타이노 예술 전시Taino Art Expostion>를 널리 알리게 된다. 이후에도 자신의 딸과 함께 교육교재 《Artistry Manual of the Dominican Republic》를 제작, 미국 Connecticut 주에서 <타이노 예술의 잠재성The Potential of Taino Art>을 강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그 여정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또한 그녀는 교육 강사 부족과 일반적인 수업물품이 부족한 지역 학교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공예 수업과 읽기(스페인어) 수업을 교육하며, 공책, 연필, 분필, 책상 등 학교에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관광 방문센터
센터를 운영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금은 공공의 기부금과 개인 기부, 방문객 센터 운영에서 충당된다. 센터의 매니저이자 미국에서 운영후원기금을 조성하고 재정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사라Sarah는 생태관광지TIES:The International Ecotourism Society의 한 곳으로 방문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관광은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며 문화적, 경제적, 환경적, 교육적인 측면에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적 관광형태로 이로 인한 수익은 지역의 생태계 보전이나 지역주민에게 되돌아가는 대안관광을 뜻한다. 이 프로그램의 운영목적은 관광객들이 타이노 예술문화의 정보와 교육을 제공받고 도미니카 공화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그들의 관광소비가 센터 프로그램을 구현하기위한 후원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방문객들은 그들이 지닌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으며 수익금은 센터운영비와 지역여성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운영비로 쓰인다.
어쩌면 여기에 옮겨 적은 말들은 단지 또 다른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거나 그녀가 실천하고 있는 진실한 범위를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언어는 다르지만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건 진심일 것이다. 한 사람의 진심이 감동처럼 지역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건 당장의 해결을 목표로 하지 않고 시도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태도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이란 그리 거창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를 통해 하나씩 회복하며 지속가능하게 유지되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삶 자체가 아니던가. 온화하고 깊은 미소를 띠고 있는 그녀의 조용한 힘이 더욱 빛나길 바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작가 앙헬스 떼조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나 La Escuela de Arte Y Oficios de Valencia에서 1965년-1970년 5년간 예술석사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1983년부터 La Escola de Cer늤ica de La Bisbal에서 본격적으로 도자를 배우기 시작, 지역 도예수업과정을 맡아 가르치며 12회 이상의 전시를 가져왔다. 1995년에 도미니카공화국 하라바코아로 거주지를 옮겨 현재 지역여성을 위한 도예교육 센터 아무까AMUCA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angitello@gmail.com

 

필자 이연주는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를 졸업하고 월간도예 기자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다 안정된 삶과 오랜 관성으로부터 과감히 환승을 결심.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봉사단원 소속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공무수행 중이다. maigreen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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