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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월호 | 작가 리뷰 ]

아써 곤잘레스Arthur Gonzalez의 워크샵과 그의 작품세계
  • 편집부
  • 등록 2011-11-30 14: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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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연

미국리포터, 도예가


이번 호에서는 지난 달에 소개했던 Anderson Ranch Arts Center에서 있었던 아써 곤잘레스Arthur Gonzalez의 2주간의 워크샵 내용과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본다.
워크샵에서 다뤘던 중요한 프로젝트들은 세라믹 책 만들기, 두상 만들기, 흉상 만들기, 손 만들기, 벽걸이 인물상 만들기, 세라믹 모노 프린트 등이다. 그 외에도 세부적으로 책 모양의 석고 몰드를 만들었고, 센터에서 준비한 두툼한 석고판 등을 사용하여 세라믹 재료로 모노 프린트를 만들기도 했다. 주로 아침에는 아써의 강의와 시연이 있었고 점심식사 후에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밤늦은 시간까지 충분히 주어진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참고로 필자는 거의 매일 새벽 두 시까지 작업했고 워크샵 강사인 아써도 늦은 밤까지 스튜디오에 남아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주며 작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첫 날 이 워크샵을 택한 목적에 대해 “예술적 성장과 새로운 경험의 다음 단계를 발견하기 위한 영감을 얻는 것Inspiration - searching for the next step - artistic growth and new experience”이라고 아써와 다른 참가자들에게 소개한 필자는 2주간을 앤더슨 랜치 아트 센터에서 보내며 창조적인 열기와 뜨거운 열정을 가진 참가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도예뿐만 아니라 페인팅, 드로잉, 판화, 컴퓨터(디지탈) 아트, 목조, 믹스드 미디어 등 다양한 시각 미술 분야를 배경으로 지닌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료를 대하고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했기 때문에 다양한 표현예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도자 책 만들기>였는데 먼저 짙은 갈색의 토기흙으로 책을 모델링한다. 그리고 석고물을 그위에 부어서 책 몰드를 제작한다. 다음 단계는 모노 프린트 제작인데 두툼한 석고 판에 상업용 화장토Commercial  Underglaze를 이용해서 검정색 화장토로 윤곽선을 그리고 반투명한 다른 색들을 이용해 디테일을 살리고 배경도 칠한다. 그 다음에는 불투명한 흰색이나 회색으로 전체적으로 칠해서 이미지의 색감을 살려주고 다시 그위에 검은색을 덧입혀서 그림을 돋보이게 한다. 다음은 그가 사용하는  채에 걸른 갈색의 찐득한 점토흙물을 접착제처럼 두텁게 발라서 재빨리 준비해 놓은 점토판을 얹고 밀대로 평평하게 밀어서 그것을 골고루 밀착시킨다. 두 세 시간이 지난 후에 조심스럽게 이미지가 접착된 점토판을 석고 판에서 떼어내어 석고책 몰드의 안쪽에 살살 눌러서 책의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책 뒷면에 걸게를 만든 후에 그 몰드에서 빼낸다. 그러면 그려 놓았던 이이지들이 흙판으로 만든 책의 표면에 뒤집혀서 나오게 된다.
그가 좋아하는 책읽기에서 착안한 이 모노 프린트가 책 표면에 있는 도자책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작품을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시각적으로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래전부터 제작하기 시작했었고 때때로 그는 벽걸이 인물상들에 도자책을 추가하기도 한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두상과 흉상 만들기였는데, 특이한 점은 두상과 흉상을 코일과 핀치 기법을 써서 각기 따로 만들어서 길다란 목에 머리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 세 번째 프로젝트는 벽걸이용 인물 반신상 제작이었는데, 그는 직관적으로 피노키오가 연상되는 코가 길다란 머리와 무언가를 짊어지고 가는 몸 형태를 만들었다. 그 형태 뒤에 안전하게 벽에 걸 수 있게 손바닥만한 크기의 네모난 구멍을 만들고 Clit이라는 두 개의 가로 세로 10cm정도의 나무판으로 4cm정도가 서로 어긋나게 해서 벽에 나사못을 박아 넣어서 그가 만든 이 조소 작품의 그 네모난 구멍이 그 Clit에  맞물려 꽤 무게가 나가는 도자물이 벽에 안전하게 걸리게 했다.

그 외에도 실물크기의 반신상을 만들기 전에 많은 조각가들이 그러하듯 주먹만한 크기의  마켓Maquette을 만들어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여러 각도에서 보고, 따로 분리된 머리를 좌우로 돌려보고 위 아래로 움직여가며 그에 따른 인물상의 다른 무드와 제스쳐를 보여주었다. 또한 PC 11과  PC 7 에폭시Epoxy, 여러가지의 공업용 접착제, 그리고 카센터에서 차를 수리할 때 쓰는 Bando 등을 소개하며 사용법과 그가 어떻게  그것들을 이용해서 작품을 마무리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 해 주었다.
워크샵 중에 자연스럽게 참가자들과 아써 사이에 질문과 대답의 시간이 있었는데, 필자 역시 그에게 학생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아티스트들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법한 것을 질문해 보았다. “작품을 함에 있어서 언제 끝났는지, 혹은 언제 끝내야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것은 시각적으로, 감정적으로 오는 어떤 느낌에 의해서 결정된다. 더할지 말지가 확실하지 않을 때는 내가 만든 작품이 아닌 것처럼, 객관적인 제 삼자가 되어서 여러 각도에서 주의깊게 관찰하고 숙고해 본 다음 결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토기흙을 이용해 인물 형상을 만들고 그것에 어울리는 오브제 등을 그가 생각하는 스토리 라인에 맞게 형태를 구축한 후에 화장토를 이용해서 거친 공업용 페인트 브러쉬로 색을 두드리듯이 여러 겹 입혀 입체감을 살리고 콘2 온도에서의 한번의 소성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그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무언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느낌이 든다. 우둘 투둘한 표면 처리와 글래스, 밧줄, 가죽, 금속, 모발 등 여러가지의 재료들이 그의 세라믹 도조에 덧붙혀져서 완성되어져 있다.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머금은 그의 작품들은 매끈하게 잘 발려진 유약의 도자물에서 보여지는 공예의 느낌보다는 순수미술의 장르에서 보여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여러가지의 해석을 가능하게하는 예술작품으로서의 느낌이 더 강하다.

그가 제작한 파스텔화와 도조작품들에는 여러 인물들 특히 여인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들은 아득한 생각에 빠져 있기도 하고, 고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기도 하며, 절규하며 무언가를 억울해 하는 등, 거친 모델의 표정을 통해서 감정의 격화를 드러낸다. 특히 그가 만든 불완전한 인체 형상은 삶에 대한 의무, 책임, 혹은 타인 위에 군림하는 개인의 권력들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는 작품 속의 인물들을 통해 개인적인 관심사부터 세상의 중요한 이슈까지 모든 주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서술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그가 만든 스토리 라인에 맞게 몸짓, 얼굴 표정 등에 감정을 표현한다. 또한 인물의 주변에 세라믹은 물론 나무 기둥, 밧줄, 말 털, 양탄자 등 다양한 재료의 오브제 들을 사용하여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형태를 만들어서 다양한 문화, 예술 운동, 혹은 마법을 상징하는 서술적인 요소를 작품에 추가한다.


아써는 작품을 만들 때 Vogue등의 유명한 패션 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의 사진이나 사진 작가의 인체 사진들을 이용해서 시작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진작가들은 이미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며, 그에 입각해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인체의 몸짓을 연출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오랜 동안 모아 온 수 많은 크고 작은 사진들을 여려 폴더에 주제 별로 분류 해 놓았는데, 예를 들면 주제 중에는 앉은 자세, 머리(두상), 선 자세, 웅크린 자세 등이 있다.

그의 작품 중 「Cadence of Stupidity」에서는 피노키오를 닮은 얼굴을 주제로 사용하는데, 피노키오의 얼굴이 무엇을 의미하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가 제작한 인물상들에서는 얼굴의 이목구비가 항상 추상적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중 코를 주로 길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걸 본 사람들이 피노키오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처음에는 강한 부인도 했었다. 그렇지만 오래된 동화인 그 이야기를 다각도로 조사해 본 결과 나의 작품에 연결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을 꺊駭騁年? 피노키오는 이태리 동화 작가  Carlo Collodi의 1883년도 작품으로 월트 디즈니가 오리지널 스토리를 각색하여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해서 유명해진 동화이다. 월트 디즈니는 피노키오의 제작자이자 아버지인 제페토Gepetto를 부각시켰는데, 원래의 이야기에서는 여성의 세 단계를 대표하는 파랑 머리의 요정Blue-Haired Fairy의 역할은 축소시켰다고 한다. 그 요정은 피노키오에게 처음에는 작은 소녀로 나타나고, 두번째로는 성적 매력을 풍기는 성인 여성으로, 마지막에는 자녀를 아끼는 엄마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국 원본의 내용은 파랑머리 요정과 피노키오 간의 남녀관계가  주요 줄거리인데,  그러한 다양한 형태의 남녀관계가 작품의 아주 좋은 주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적으로 피노키오의 이미지들을 사용하고 있다.”
무지하고 속기 쉬운 성격 때문에 끊임없이 여러가지 유혹에 빠지고, 문제들에 얽히는 피노키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의 제목도 「우둔함의 운율The Cadence of Stupidity」가 되었다고 한다. Cadence라는 단어는 드럼 연주에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소리의 간격과 연관된 단어이다. 주기적으로 쿵쿵거리는 드럼의 북소리에서 언제 다음 번 비트가 들릴지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피노키오의 스토리에서는 우둔함 때문에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계속 이어진다. 실제로 그의 자화상에도 같은 주제를 사용하기도 했었다고 했다.

그가 사용하는 상징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은 책, 나무, 그루터기 등이다. 책은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을 (책을 읽듯이) 읽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좌우 대칭의 이중성도 무척 매력이 있다. 그루터기는 재탄생에 대한 개인적인 상징이다. 그루터기가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성장이 시작될 것이고 현재는 비어 있는 공간을 그 새로운 생명이 가득 채우고 감쌀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상당히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번 워크샵에서 기억나는 그의 명대사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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