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성
도예가, 독립큐레이터
고궁의 역사
한국과 중국의 경제와 문화교류가 활발한 요즘, 많은 수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북경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북경 관광코스에는 고궁 방문이 포함된다. 중국의 수도 북경의 지리적 중심부에 자리잡은 고궁은 명대1368-1644와 청대1644-1911에 걸친 600여 년의 오랜 기간동안 중국 두 왕조의 황궁으로 사용되면서 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자금성紫禁城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고궁은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으로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폐위되고 1924년 황궁을 떠난 뒤 1925년 10월 10일 임시정부하에서 고궁박물관으로 그 기능을 바꾸어 처음 문을 열었다. 2차 세계대전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설립과정에서 박물관이 보유한 소장품들은 중국의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고 일부는 손실되거나 지역의 박물관에 남겨지는 고난의 역사를 겪기도 했지만 1950년대 후반 전쟁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되면서 소장품들은 순차적으로 북경으로 돌아와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정리되고 있다. 고궁은1987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중국역사의 방대한 문화유물들을 담은 박물관이자 세계의 문화재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궁박물관의 소장품 연구
고궁의 면적은 동서간의 거리가 753m, 남북간의 거리가 961m로 측정되어 총 78만m2이다. 총 800여채의 궁에 9000여 실들 곳곳에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2004년에서 2010년 사이 7년 간 진행된 박물관의 5차 소장품 정리작업 후 발표내용에 따르면 고궁박물관은 자금성 건축물과 청대 황실의 수집품을 중심으로 한 도자기, 그림과 서예, 청동기들, 옥공예, 고대서적 및 역사 자료 등의 고대 예술품 180만 7558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국가지정 문화재만 168만 4490점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황실 컬렉션 32만점을 포함한 도자 소장품은 총 34만여 점이며 8000년간의 중국도자 발전과 생산의 역사를 대변한다.
타 분야 소장품도 그러하지만 고궁박물관의 도자컬렉션은 세계최대 규모와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이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박물관은 여든번째 박물관 설립일을 기해서 도자분야를 위한 연구센터를 2005년 10월 10일에 설립하였다. 박물관에서는 서예와 회화 연구를 위한 센터와 고궁 박물관 도자연구 센터 2개의 연구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도자연구센터는 박물관의 방대한 양의 도자소장품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고대 가마터에서 수집한 파편 및 세계적으로 흩어져있는 도자기 작품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각 시대의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도자기의 원재료, 제조 기술, 물리적인 특성에 대하여 광범위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존, 수리, 고증 등의 관리도 함께한다. 이 연구센터의 활동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기술적 도자전문가, 미술사학자 및 관련분야의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보전 및 전시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얻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주요 학술 프로그램의 컨설턴트 역할을 부여하여 박물관의 수준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그 성과 중 하나가 고궁내 분야별로 설치된 소장품의 상설전시이다.
도자소장품 상설전시
현재의 자금성 투어는 북쪽 입구인 신무문을 통해서도 출입이 가능하지만 도자소장품 전시는 남쪽 입구인 우문에 근접해 있다. 우문을 지나 첫 번째 광장에 들어서면 전면에 태화전太和殿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북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군중을 떠나 눈을 돌려 동쪽으로 향한 협화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자리잡은 문화전에서 도자 상설 전시관을 만나게 된다. ㄷ자 형태로 자리잡은 3채의 전통건축물 안에는 토기로부터 현대도자에 이르는 429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고궁이 보유한 실제 도자소장품의 규모에 비하면 예상외로 소박한 규모지만 중국도자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수를 모아 놓았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재개관한 도자상설전시관인 문화전은 지어질 당시의 전통건축의 외관과 내부의 천정, 기둥 바닥의 기본구조를 유지한 채로 내부 전시장에 첨단 디지털 전시기법을 반영하여 과거와 현대기술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첫 번째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체험학습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영화, 터치 스크린 및 대화형 게임 등의 전자전시 공간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으며 전시안내와 명제표에 도입된 새로운 전시기법, 조명의 최적화를 통해 관객들은 각각의 오브제를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는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선을 따라 중국의 고대토기와 채도들로 시작하여 상, 주 시대와 한대의 초기 자기磁器를 지나 삼국, 남북조시대의 청자를 감상하다 보면 전시실 중간에 위치한 복도식 진열장 왼편의 당삼채 동물상과 인물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를 통과하여 전시실 후면에 다다르면 다양한 종류의 당삼채 기들과 당, 송대의 청자, 백자, 흑자를 볼 수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 주목할 부분은 당삼채 동물, 인물상의 맞은편에 자리한 탁본전시이다. 북송시대960~1127의 샹시, 흐난, 샹동, 쟝시등의 주요 도요지에서는 가마의 수호신들을 위한 사당이 유행하였다. 이 수호신은 가마가 위치한 땅과 산들의 신을 포함한다. 고궁박물관에 전시된 묘석의 탁본은 종교적인 숭배를 위해 여러지역에 건축 혹은 개축된 신당에 대한 기록을 포함하며 각각의 탁본과 관련한 청화백자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