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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월호 | 뉴스단신 ]

개막 2개월 앞둔 비엔날레 둘러싼 설전공방
  • 편집부
  • 등록 2011-10-11 16:03:15
  • 수정 2011-11-17 14: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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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2개월 앞둔 비엔날레 둘러싼 설전공방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이인범(56·상명대 조형예술학부 교수) 전 총감독이 개막 3개월을 앞둔 지난달 중도 사퇴를 발표했다. 사퇴 발표과정에서 이 교수는 언론매체를 통해 경기도(김문수 도지사)와 한국도자재단(강우현 이사장)에 대한 비판과 문제점을 공개해 이슈가 됐다. 이에 본지 취재팀은 한국도자재단 측과 이인범 교수를 직접 인터뷰하고 이번 총감독 사퇴 건에 관련한 서로 간의 입장을 정리한다.

 

개막식 비용으로 촉발
총감독이 사퇴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개막식 행사계획 수립 과정에서 촉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인범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비엔날레의 83억 원에 달하는 예산과 달리 올해 예산은 25억 원으로 1/3 감축됐다”며 “경기도가 대외적으로 공공부문 혁신사례로 선전해 왔으나, 막상 개막식 예산은 이전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려 3, 4억 원으로 책정해 그동안 계획한 부대행사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도자재단 측은 “개막식을 포함한 행사비용은 이전 도자비엔날레 행사에 비해 오히려 1/10(20억→1억 6천) 이상 대폭 줄어들었다”고 반박했다. “공공개혁 사례라고 하지만 이것 또한 억측이라며 본뜻을 왜곡해 언론에 얘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개막식 예산서에는 분명 1억 6천만 원이라고 적혀있다”며 “3억 원이라고 얘기를 한 것은 국내외 기업의 스폰 및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을 통해 앞으로 채워질 예산이었다”는 설명이다.

 

투어리즘 vs 리얼 비엔날레
이인범 교수는 “총감독의 기본 고유권한인 사업 아이템 구성, 예산 편성, 기타 시공간 및 일정 정리, 심지어는 홍보에 이르기까지 비엔날레 기본 사업 대부분이 발언권조차 허락되어 있지 않았다”며 “비엔날레 행사기본계획 수립, 전시학술행사 등 행사기본기획 연출 및 연출 총괄이라는 직무사항마저 사문화된 상태였고 자신이 원하는 스텝구성 조차도 5월 말이 되도록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자재단 측은 “처음 총감독을 내정할 때 전시학술 쪽은 총감독이, 부대사업이나 그 외 행사장조성사업 등은 재단 쪽에서 준비하기로 얘기가 됐었다”며 “재단의 현재 사정과 예산, 진행된 내용 및 앞으로의 방향 등 모두 설명한 상태에서 이인범 교수가 총감독 제의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감독을 위한 서울사무소 개설, 직원 신규채용 2명, 직원 3명 보강 등 요구사항도 대부분 수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비엔날레든 세라믹이든 정치적이고 관광 산업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며 “그러한 부가 가치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부문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경영자립을 겉으로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공공재로서 비엔날레나 세라믹의 가치를 희화화하며, 삼류 투어리즘이나 차기 대권 구도와 관련하여 정치 일정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여겨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자재단은 “개막식에 대한 정치권의 대권구도 얘기는 사실무근”이라며 “비엔날레를 통해 그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면 예산을 3분의 1로 축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도 또한 이인범 교수에 대해 “도와 김문수 도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언론에 알리고 나섰다. 이에 관한 사실 확인을 위해 경기도청 관광과의 담당자와 취재를 시도했으나 현재는 모든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후 진행사항은 확인은 불가능했다.
한국도자재단은 “이번 총감독 사퇴 사안에 대해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다음 비엔날레부터는 총감독을 내정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단은 국제적 활동이 있는 자문기구를 만들거나 큐레이터 제도 및 국제실행위원회 강화, 커미셔너 제도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며 미래 세계도자비엔날레의 발전을 위해 내부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엔날레의 바른 방향
이번 총감독 중도사퇴를 바라보는 도예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애초부터 총감독의 자리에 우리 도예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우수한 기획력으로 행사를 진두지휘할 인물이 필요했다라는 지적과 개막 3개월을 앞둔 시점에 잡음이 일고 있는 비엔날레가 문제없이 잘 개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그 이유다.
한국도자재단은 총감독 사퇴 직후 “이번 비엔날레는 서정걸 대표대행(현 경기도자박물관 관장)이 총감독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며 “과거 총감독 없이 펼쳐졌던 1, 2, 3회 비엔날레의 경험을 살려 이번 비엔날레 역시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기상 ‘국제학술세미나’는 국제학술포럼으로 축소된다. 또한 비엔날레 본전시였던 <세라믹스 코뮌>전이 무효화되고 세라믹스 라이프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여주기획전으로 신설되며 여주 행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국제공모전은 이천 행사장으로 장소를 옮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인범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비엔날레다운 비엔날레를 펼치려면 한국도자재단이 변화해야 한다”며 “변화가 없고 점진적으로 이루진다면 늘 현상유지에만 안주하게 될 뿐 발전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사퇴한 감독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가오는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막되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총감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작가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도예계에서 들리는 우려의 소리를 낮추기 위해 “워크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국내외 도예가들의 교류를 돕고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내기 위해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앞으로 한 달여 남았다. 한국도자재단과 경기도, 이인범 교수 사이의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행사진행에 있어 더 이상의 파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공방을 계기로 세계도자비엔날레와 한국도자재단이 환골탈퇴 할 수 있기를 우리 도예계는 바랄 것이다. 다가오는 9월 24일, 국내 도자문화와 도예계의 발전을 위한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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