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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월호 | 특집 ]

청자와 세계가 만나 이야기하는 곳
  • 편집부
  • 등록 2011-10-11 15:27:40
  • 수정 2011-11-17 14: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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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자와 세계가 만나 이야기하는 곳

청자와 세계가 만나 이야기하는 곳

| 정호진 단국대학교 부설 강진도예학교 교감


우리는 꿈꾼다.
작가들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즐겁게 작업하는 것을 상상한다. 그곳에는 정치적인 것도 없고, 먹고 사는 고민 없이 오로지 열정적으로 작업을 한다. 우리의 도자와 세계의 도자가 만나 교류하고 융합하여 21세기 새로운 도자의 세상을 여는 곳이다.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시장을 개척하며, 정부의 예술에 대한 무관심을 비웃으며,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그려본다.


한국적인 도자 레지던시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작가간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안목을 넓혀 창작에 새로운 활력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는 예술인 창작지원 정책으로 활성화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이미 오랜 도자예술 공동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려시대 비색청자, 자유롭고 추상적인 분청사기와 담백한 조선백자, 대담한 옹기는 전통적인 예술 공동체의 결과물이다. 그런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한국적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경쟁력이다.
강진은 고려청자에서 옹기까지 우리 도자역사가 살아 있는 곳이다. 그래서 세계의 도예인들이 성지순례를 하듯 꼭 오고 싶어 하는 곳이며 신비스런 비색과 상감청자를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 프랑스, 미국의 도예가들이 다녀갔고 앞으로도 도자 작가교류는 더욱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진행 될 계획이다. 그들의 자유로운 작업스타일은 분명 우리의 정서와 다르다. 틀과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부럽기도 하지만 작업의 무게는 그만큼 가볍게 느껴진다. 전통도자의 뿌리가 깊은 우리는 작업의 역동성은 느리다. 그 만큼 농축된 에너지가 강력하다는 것이다. 세계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서서히 그 에너지를 폭파시킬 때가 오는 듯하다. 이곳저곳에서 소리가 들린다.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자연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축복이다. ‘자연스럽다’라고 표현되는 우리의 미감은 우리의 자연에서 온 것이다. 그 자연 속에서 삶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공예의 정신은 한국 미술의 뿌리이다.
강진은 바다와 산이 만나고 계곡마다 흐르는 시냇물, 날씨와 계절,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쏟아지는 별들, 달빛으로 환한 밤, 비색을 품은 바다, 바다 가운데의 홀로 섬, 푸른 하늘을 나는 새들, 서산의 연분홍 노을, 바다 너머 춤추는 산들 그리고 모든 나쁜 기운을 날려버리는 돌풍까지... 이런 자연환경들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작업으로 스며들 수 있는 것이다.

 

최고의 예술가 고려사기장과 함께
이미 천 년 전 강진은 최고의 청자를 만들기 위해 많은 장인들이 모여 작업하던 집단창작소였다. 무엇이 그들을 모이게 했을까? 최고의 청자를 만들기만 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을 목적으로 힘을 모으고 작업을 했다면 이토록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작품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부와 명예 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신념, 자신들로 인해 인간의 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즐거움으로 작업하였을 것이다. 부와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 왔을 것이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과 함께 작업한다면 천 년의 노하우를 물려받을 수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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