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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월호 | 작가 리뷰 ]

김부선_세라믹 부띠크 Ceramics Boutique
  • 편집부
  • 등록 2011-10-11 14:34:35
  • 수정 2011-11-17 14: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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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세라믹 부띠크 Ceramics Boutique

 

 

이홍원_ 한국도자재단 세계도자비엔날레 기획운영팀장


‘나만의 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
2000년대 초반 명품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킨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들을 일컬어 루이비통 세대로 부르기도 한다. 명품 구매 패턴에도 차이가 있어서 초보자들은 남들 눈에 잘 띄는 상품을 선호하고 최상류층 고객으로 갈수록 남들이 잘 모르는 명품과 보수적이며 럭셔리한 명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를 ‘에이브로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의 인간 욕구 5단계 설’로 설명할 수 있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사회적 욕구, 4단계는 존경의 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여기서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와 관련이 깊은 것이 사회적 욕구와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이며, 인간에게는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과 존중받고자 하는 잠재의식이 내재돼 있다. 요즘 개그계에서 속어처럼 유행하고 있는 ‘미친 존재감’ 이라는 말의 근본적 배경 역시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즉,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고, ‘나만의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이 시대의 트랜드를 앞서 가는 명품을 끝없이 갈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예의 정신이 명품을 낳다
‘패션’을 알면 ‘길’이 보인다. 단순히 표면적이고 감각적인 부분을 파악해서 될 일은 아니다. 왜, 그 형태와 색, 재질, 스타일이 세계인의 감성을 파고드는지 이유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클래식’과 ‘모던함’이라는 커다란 Cycle 안에서 시대적 감성은 끊임없이 변하고 흐르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상류사회 구성원들 각자의 가치를 표현하던 방식들에 대한 동경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류사회 역사의 문화적 흔적들은 후세에게 또 다른 당시대적 고급문화를 만드는 근간이 되고, 앞선 시대적 상황과 감성이 반영되어 새로운 트랜드를 낳는다. 그 트랜드는 사회 전반에 흘러 ‘유행流行’을 창조하고, ‘유행’은 새로운 스타일, 색과 신소재를 만들어 낸다. 패션계에서 사용하는 ‘오트크튀르Haute couture’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드레스를 제작할 때 ‘맞춤복’을 의미하지만, 원래의 뜻은 ‘최고급의 바느질’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고, 장식을 달고, 수를 놓는 장인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예’의 정신을 차용해서 브랜드화한 것이 바로 ‘명품’이라 할 수 있다.

 

‘명품’이 예술을 입다.
세계유수의 명품을 제치고 신예디자이너 ‘바네사부르노Vanessabruno’ 디자인에 열광하는 요즘 세대들의 행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고객들은 단순히 ‘명품’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보다 특별한 명품을 찾는다. 이런 소비심리를 간파한 명품제조 기업들은 ‘순수예술’에 손을 내밀었다. 앞 다퉈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그네 상품 위에 장식을 하고 화장化粧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예술작품의 내용과 컨셉, 그리고 일부를 변용해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우리 제품은 일반 상품이 아니라 예술품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순수예술의 속성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상품에 입히고자 하는 판매 전략이며, 명품이 예술을 갈망하는 이유이다. 구매자는 당연히 상품을 구매함과 동시에 예술작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작가 ‘김부선’이 찾은 도자의 새로운 영역
작가 ‘김부선’은 이러한 시대적 트랜드를 읽고 자신의 작품에 적용하겠다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대세인 현재 상황에서 공예의 매력과 강점을 내세워 그것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작업으로 보여주고 있다. 패션이 예술을 활용하는 패턴에서 역으로 예술이 패션을 품어 안으면서 기능과 디자인보다는 조형적 가치와 예술 중심의 명품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명품’의 속성을 간파하고 ‘도자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부터 도자 장신구는 존재해 왔으나, 한정된 아이템과 품목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 작가들이 간헐적으로 과감한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지속되기는 힘든 일이었다. 작가 김부선은 불의 속성과 흙이 갖는 물성의 한계를 오히려 강점으로 삼아서 실험하고 도전한 끝에 실마리를 찾은 듯하다. 어떤 소재든 작가의 작품과 만나면 새로운 아이템의 ‘공예품’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은 샘이다. 


일상적 오브제를 작품으로 끌어들이다
비닐, 천, 가죽, 나무, 금속 등 가릴 것 없이 작가의 시선이 머무르면 바로 흙과 연결된다. 작가의 손에 비닐이나 가죽이 오려지고, 그 위에 도자 유닛이 매치된다. 도자를 업은 가죽 조각들은 다시 가방에 하나씩 하나씩 꿰매진다. 각 가죽 조각들은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겹겹이 겹치고 이어져서 고상하고 럭셔리한 핸드백의 장식이 된다. 도자기 유약의 광택과 잘 어울리는 금속 고리들은 중요한 장식 디자인 요소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노톤으로 보이는 도자 장식들의 디테일은 수많은 색을 지니고 있다. ‘드러나지 않게, 요란하지 않은 꾸밈’은 곧 명품을 넘어서 공예가 갖는 진면목을 보여 준다.

도자를 엮는 리본 또한 단조로운 느낌에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한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도자의 느낌을 보다 부드럽고 화려하게 만든다. 특히, 도자 유약에 의한 광택과 컬러감을 사이버적인 느낌의 현재 패션트랜드에 잘 조화시키면 명실상부한 세라믹 ‘부띠크Boutique : 패션장신구 및 가방 구두 등 여자용 고급 유행복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의 영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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