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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월호 | 특집 ]

디자인과 아트, 그리고 도자
  • 편집부
  • 등록 2011-07-12 18:41:29
  • 수정 2011-07-13 09: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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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종

도자디자이너

 

‘도자디자이너’라는 말은 아직 필자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다. 예전에 같은 일을 하는 후배와 제품과 작품의 경계에 관한 논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Design과 Art’를 어떻게 구분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넓게 보면 시각예술의 장르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의 상황에서는 의미 없는 토론일 수도 있었다. 그 사건은 이후로 ‘디자인’, ‘아트-창작조형물’에 대한 깊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본고를 통해 ‘도자’에 있어서의 이 ‘디자인’이란 개념을 되짚어 보며, 이 ‘디자인’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가와 그들 작품들의 ‘형태적 양상-성향’ 분석을 통해 도예가 혹은 도자디자이너와 이런 분야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석고형을 사용하여 제작되는 기물 혹은 오브제들을 흔히 ‘산업도자제품’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산업도자 전공이 있는 대학과 이들을 생산하는 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산업도자제품의 디자인과 생산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도자디자인’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한편 ‘산업도자제품’이란 것은 단품 창작물이 아닌 기계화과정을 통해 대량 생산하는 도자기인데, 대체로 석고형을 사용한다. 또한 물레나 여타 수작업 등으로 대량생산되는 공방도자제품들은 이 ‘기계화과정’ 소규모로 운영하거나, 핸드메이드온리Hand-Made Only로 소량 다품종의 경쟁력으로 운영된다. 이렇듯, 비슷한 혹은 같은 디자인을 복제하여 생산하고 판매하려면, 머천다이저나 구매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무엇-결국 상업성과 연계되어지는 그것은 ‘디자인’이다.
따라서 필자는(적어도 이 도자분야에서는) 다수의 고객에 대한 판매와, 생산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위해 ‘창작 과정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가는 것’은 ‘디자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한편 ‘Art’는 작가의 주관적 의지가 더 강한, 그래서 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단품 창작과 대량생산을 위한 디자인을 겸업하는 ‘도예가’들이 많으며, 이들을 정확히 구분짓기도 쉽지 않다.

최근 석고형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작가(도예가 혹은 도자디자이너)들이 많이 늘었다. 그중 한국도자디자인협회 회원 120명이 석고형을 사용해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었다. 석고형으로 제작된 작품은 핸드메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자 핸디캡이 되기도 한다. 이는 공방운영의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답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왜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흔히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움에서 강한 만족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성을 강조되는 신세대들에게 ‘진부하지 않음’이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그 ‘새로움’을 찾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디자이너를 압박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다. 필자는 작가들이 마치 발명가가 된 것처럼 새롭고 독창적인 기법들을 창안해 가기를 권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실험과 연습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꾸준한 시도와 개발은 결국 ‘차별화’로 이어지며 경쟁력이 된다. 새로운 기술의 습득은 곧 새로운 디자인으로 이어지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카피(흔히 Me too 상품이라고 하는)하기 힘든 기술적 성과도 필요하고, 기능적이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일상속의 오브제가 되어야 한다. 즉, 새로운 기술 그 자체가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을 가지는 생활소품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필요한 제품군들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탄생을 요구한다. 좋은 디자인의 제품은 고객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스타일이 일관성을 가지기도 하고, 수시로 디자인을 바꾸기에는 생산라인 전체를 재정비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스튜디오 디자이너들에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큰 기업과는 차별화된 기동성과 순발력을 갖추면 된다. 예를 들자면, 생산하려는 아이템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 째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군으로서 디자인만 하고 생산은 하청으로 하는 것이며, 둘째는 Art & Design 개념으로 개성과 일품성을 강조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1983년 발렌시아 공업디자인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일본의 유명 도자디자이너인 故 모리마사히로의 조개시리즈 제품(사진1)은 롤러머신으로 성형한 제품이지만, 석고형틀에 점토를 약간 모자라게 투입, 기물의 전부분이 자연스러운 웨이브로 형성되어 각각 다른 인상을 주는 제품들을 만들었다. 이것은 대량생산을 하면서도 제품에 일품성을 부여함으로서 차별화하였으며, 현재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필자의 작업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스튜디오 디자인의 장점은 개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복제화’의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석고형 작업에서도 핸드메이드의 따스함을 주는 방법을 찾기 바란다. 굳이 예를 찾자면, 성형하기 전에 석고틀에 미리 장식하거나, 탈형 후 2차 성형을 가미하는 기법 등이 있겠다. 또한 석고형 자체를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켜 ‘우연성’을 가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
아래는 석고형을 사용하되, 독특한 기법을 개발하거나 사용해서 창작하는 작가들이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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