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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월호 | 해외 ]

미국 해리슨버그 아트프로젝트 청자도판 제작기 “고요한 아침의 나라”
  • 편집부
  • 등록 2010-11-16 18:07:26
  • 수정 2010-11-16 1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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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rrisonburg Art project :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최석진 미국리포터

 

필자는 지난해 봄 버지니아주, 해리슨버그Harrisonburg시의 밸리예술위원회Art Council of the Valley, www.valleyarts.org로부터 도예 프로젝트를 의뢰 받았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해리슨버그시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건물인 ‘스미스하우스Smith House’의 조각정원을 에워싸고 있는 세 개의 낮은 콘크리트 벤치에 설치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점토선별과 유약실험 그리고 디자인과 상감, 번조 등 총 8개월에 걸친 과정 끝에 지난 5월 약 190개의 도판이 완성됐다. 필자는 해리슨버그의 시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도판 하나, 하나에 우리 전통문양을 상감기법으로 새겨 넣고 청자유약으로 시유해 깊은 청녹색의 상감청자 도판을 제작 설치했다.
 
해리슨버그는 버지니아주의 쉐난도우 벨리에 위치한 인구 44,000명(2008년 미국 인구조사)의 미국 전형적인 아담한 도시이다. 시에는 종교적 사명을 가진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과 미국 4대 대통령, 메디슨이 설립한, 백년 역사를 지닌 제임스 메디슨 대학이 있다. 시내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의 미국 전통 기념일에 퍼레이드가 열리며, 매주 토요일에는 야외농장시장에서 유기농의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한다. 시의 문화행사로 겨울 시즌을 제외한 매월 첫번째 금요일에 ‘시내의 전시장 순회’ 행사가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시민과 학생들은 대학교의 박물관과 시내의 전시장을 순회하는 이 행사에 참가한다. 밸리 예술위원회의 지휘아래 음악, 연극, 무용발표 등도 열린다. 시내의 입구에 위치한 스미스 하우스 내에는 밸리 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다린-맥혼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에서는 일 년에 약 8~9번의 초대·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스미스 하우스 진입로의 둥긍 마당에는 야외조각이 설치돼 있고 전시장에 온 사람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번 도자 프로젝트는 밸리 예술 위원회의 디렉터, 세실리아 브라운Cecilia Carter Browne이 기획한 것으로 익명의 기증자의 기부금으로 이루어 졌다.

상감 기법과 필자
필자는 대학교 3학년 때인 1980년대 초 이화여자대학교 조정현 교수님으로부터 상감기법을 배웠다. 당시 선생님은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도예과 학과장을 맡고 계셨다. 미지의 점토 예술에 막연한 끌림과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필자에게 선생님의 한국 전통 도자 예술에 대한 사랑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곤 했다. 고려시대의 상감기법을 현대의 신선한 감각으로 해석해 점토 표면에 펼쳐 놓는 선생님의 작품들은 참 특별했다. 전통 항아리, 옹기색의 몸체에 이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음각하고 노랑, 분홍, 푸른색 등의 색슬립을 상감한 작품들은, 전통 기법과 선생님의 감성이 서로 화음을 이루어 마치 봄마다 새로이 피어나는 꽃처럼 신선하고 향그런 맛을 품었다. 물레 성형시간에 선생님은 반쯤 건조된 작은 기를 왼손 바닥에 뉘이고 유연한 선으로 음각한 후 붓을 수직으로 세워 슬립을 바르는, 상감기법 과정을 보여주시며 전통기법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강조하시곤 했다. 행복하게도 점토 예술에 몸과 마음을 싣고 있는 필자에게 선생님의 가르침은 커다란 영감으로, 그리고 시선 멀리 이정표처럼 마음 깊이 심어져 있다.
도판 디자인과 작업과정
필자는 이번 도자조각 프로젝트를 위해 점토판에 12세기 한국의 전통 연꽃 문양을 기획했다. 도판에는 전통 문양의 선과 이를 단순화하거나 확대 변형해서 현대화한 두 가지의 디자인을 같이 사용했는데 이는 과거와 현재 시간이 공존함을 의미하고자 했다. 도자기 판의 형태도 나무와 꽃 그리고 돌로 둘러싸인 주위 자연과 어울리도록 기하학적 형태를 피하고 원래의 기본 콘크리트 벤치의 모형에 맞추어 자유로운 형태의 타일로 제작했다. 가로, 세로 약 20센티에서 25센티로 자른 약 190개의 도판은 모두 각기 형태가 다르게 제작 되었으며 세밀한 계획으로 도판디자인과 문양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도록 의도했다.
필자는 판 작업을 의뢰 받은 후 작업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먼저 종이에 타일이 설치될 전체 면적의 본을 뜨고. 그 종이에 점토의 수축률의 고려한 후 여러 가지 타일 형태를 연구했다. 상감을 하거나 긁어낼 때 그리고 가마에 넣고 꺼낼 때 실수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도판 하나가 깨지더라도 다시 만들 수 있도록 종이판과 점토판에 숫자를 써 넣었다. 실제로 작업과정 중 두개의 도판이 파손됐지만 종이의 기본 그림을 이용해 다시 만들 수 있었다. 백색 조합토에 약 2퍼센트의 철분을 첨가해 기본 점토를 만들었다. 필자가 의도하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기 위해 먼저 먹물을 이용해 도자 판에 붓으로 밑그림을 그린 후, 연꽃 문양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도록 도판을 연결시켜 놓고 음각 했다. 점토판의 작업상 어려움의 하나인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백슬립을 넣는 과정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는데, 3-4일에 걸쳐 슬립을 바르고 작은 도자 타일 하나하나에 비닐을 씌우고 몇 주 동안 서서히 건조시켰다. 여섯 개의 청자유약을 실험한 후 선택한 유약에 철분을 가감 한 후 한국의 미감을 가진 청자유약을 만들 수 있었다. 전기가마에서 초벌하고 가스가마에서 환원 번조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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