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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월호 | 작가 리뷰 ]

욕망의 파동Wave of Desire - 원복자
  • 편집부
  • 등록 2010-11-16 16:43:22
  • 수정 2010-11-16 18: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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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 아트세인 디렉터, 전시기획자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원복자 작품에서 회오리 모양의 강렬한 웨이브는 욕망의 결정체이다. 기존에 발표한 전시주제 <Lust>, <Eros & Thanatos>, <Aura>, <Erotos> 등에서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도 욕망이다. 흙의 물성을 작품의 특성에 따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작가는 지난달 20회 개인전에서는 작품 제작방식을 캔버스처럼 얇게 평면화해 회화성이 풍부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원복자는 유학시절 로체스터 공대에서 Ceramic Sculpture를 전공하면서 국내에서 발표한 <도시의 공간>, <북소리> 등 작품 특성을 아우르는 개념을 도출해냈다. 바로 ‘욕망’에 관한 조형언어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형태적인 특징은 흙의 물성과 매스가 조응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형식이다. 우연성이 개입된 즉흥성과 무작위적 형태가 중심을 이룬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이며, 긍정의 욕망이다. 작가의 생활 또한 진취적인 욕망이 발산하는 삶이다. 40대에 유학길에 오르고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실험과 열정으로 채운 시간들은 고스란히 작품에서 묻어나고 있다. 학교에 재직한 후로는 창작의 시간을 방학기간에 집중해 국내외에서 한해를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발표하였다.
 
실험적인 욕망, 손으로 그리다
흙은 그가 표현하는 욕망을 다루는 효과적인 재료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국내 앵포르멜 작가들이 모래, 자갈, 한지 등의 재료적 속성에 천작하여 물성을 강조하였듯이 원복자는 오랜시간 흙의 속성을 작품 주제에 적합하게 응용, 변용하였다. 입체작품 표면의 거칠고 힘찬 회오리 형태, 접시형태에서 물레자국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원형은 촉각적이다. 형이 사라지고 질감이 민감하게 작용한 표면은 물질세계의 극대화이자 정신성의 발현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특징을 이루는 손으로 그리는 행위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캔버스처럼 얇고 평평하게 만든 흙의 표면에 붓 대신에 손으로 묽은 점토를 즉흥적으로 표현한 비정형 직선, 곡선, 나선형 등의 형상은 자유분방하다. 내적인 무의식의 세계와 주제에 접근하려는 뚜럿한 의식 세계의 결합은 새로운 조형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중국 당나라 때 창안된 지두화는 조선시대 심사정이 즐겨 그렸고 동시대 회화 작품에도 간혹 이용되고 있다. 둔탁하지만 강한 표현력을 드러내는데 유용한 기법이다. 흙이라는 질료를 밟고, 만지고, 형태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들처럼 흙으로 그리는 손의 행위는 제작과정에 퍼포먼스가 개입된 것이다. 제3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몸의 일부로 그려진 표면은 작가의 호흡이 그대로 스며든다. 적절한 리듬으로 몸의 흐름을 타며 서서히, 혹은 강하게 표면에 옮겨진다. 묽은 점토와 작가의 에너지가 적절한 시간에 결합되어 표면과 충돌하여 무작위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형태가 없지만 풍부한 질감은 원시적인 정서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일상의 동작을 포함한 현대무용의 아방가르적 형식이 그의 작품 속에 투영된다.    

재료의 탐닉, 수금으로 마무리하다
차별화된 작품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가들의 창작 열정은 실험의 연속이다. 동시대 예술가들은 세기를 넘어서 독창적인 작업을 구현하기 위해서 형식적 방법, 내용적인 측면에서 고군분투한다. 그 중 형식적 방식에서 독자적인 미학을 제시하기 위해 재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큐비즘 작가들이 사용한 꼴라주에서 변형된 오브제는 최근 작품에는 부분이 아닌 전체가 되기도 한다. 평면작품에서는 물감이 못, 솜, 단추, 영화필름 등으로, 입체에서는 스퀸, 인화된 사진, 랜티큘러 등으로 급속도로 그 사용재료가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고 있다. 원복자는 기존 도자에서 흔히 사용되는 재료 방식과 다른 형식을 탐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실험 과정을 통해 얻어진 형식이 수금 붓터치이다. 이는 [수금 빗살무늬의 청자 도자기의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기법이다. “양각부분과 음각부분에 칠해진 수금무늬가 돌출부인 양각부분문양에는 금색띠로서 선명하게 표출되고 음각부분문양에는 요입부임으로서 은은한 금색 빗살무늬가 빛이 폭발하는 것과 같이 표출되어 청자의 본래 색채와 금의 색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표출되어 제조되는 것이다.”라고 특허 논문에 표기한 바 있다. 지두화로 풍부한 질감을 표현한 양각문양과 음각문양 표면에 2차 소성 후 수금을 칠하는 방식은 작가만의 고유한 표현방식이다. 수금의 농도에 따라 색상의 변화 폭도 넓고, 돌출과 요출된 곳에 수금은 파장을 일으킨다. 중심에서 밖으로 뻗어나간 수금 붓터치는 신비한 은하계의 한 부분처럼 깊고 큰 울림의 빛이다. 공간 확장의 극대화이다. 표면에 돌출된 형태, 두께에 따라 수금은 그 빛을 달리하며, 이번 작품에서는 보랏빛이 강조되어 지난 발표작품과 색상의 변화를 꾀하였다. 무한한 시간이 녹아나는 빛의 발산, 금빛은 무의식 욕망의 또다른 이름이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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