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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월호 | 특집 ]

국내 도자기 유통 현황 및 대안 모색
  • 편집부
  • 등록 2010-10-11 11: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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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수 한국공예산업연구소 소장

 

한국의 도자기는 천년이상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기형과 빛깔, 문양 그리고 장식 기법을 창안하여 왔으며 이는 세계 도자사상 그 어느 나라보다 독창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도공들이 지녔던 이러한 창조적인 지혜와 다양한 예술 정신은 아직까지도 많은 도공들의 손길 속에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요즘 도자기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힘들다고 하면서 하나 둘 그렇게 소중하게 지켜왔던 보금자리를 떠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1) 천년 동안의 기술은 기술대로, 전통은 전통대로 이어져 발전해 왔지만 왜 도공들의 한숨은 끊이지 않고, 한평생 지켜왔던 소중한 자리까지 떨어내야 하는 침통한 분위기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바로 그것이 오늘날의 한국 도자산업을 한번쯤 냉혹하게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할 이유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비록 도자기를 직접 빚는 일에 종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도공들만큼 세세한 고민을 이루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동안 도자산업과 도자시장을 꾸준히 연구해왔고, 정부 및 지자체의 도자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면서 한국 도자산업의 현황과 이모저모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도자관련 엑스포, 비엔날레, 지역축제 등 다양한 홍보 및 이벤트를 통해 도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도자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관심을 쏟아 왔으나 그것만으로는 국내 도자산업의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오히려 요장업체의 영세성, 국내 도자제품에 대한 경쟁력 저하 및 수요침체로 국내 도자산업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하였으며, 브랜드를 앞세운 고가시장의 유럽산 도자기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저가시장의 중국산, 동남아산 도자기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Stuck-in-the middle 또는 너트크래커Nut-cracker의 사면초가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 바로 우리 도자산업의 솔직한 현주소가 되어 버렸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지면상의 한계로 국내 도자산업의 총체적인 문제를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필자에게 주어진 도자기 유통 분야에서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할 국내 도자기 유통 현황의 문제점을 몇 가지 제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도자기 유통의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데 역점을 두고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국내 도자기 유통의 현황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소비자 도자제품 구입 유통채널과 요장업체의 유통채널과의 갭Gap이 심각하다.
한국도자재단의 「2009 도자센서스」결과를 분석해 보면, 소비자가 가장 최근에 구입한 도자제품의 구입 장소로는 백화점과 할인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그림 1 참조>, 국내 요장업체들의 유통망 활용 비율은 요장직영점/직판과 도매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그림 2 참조>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그들의 생활권에서 쉽게 접근하기 용이한 장소에서 구매를 한다.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사람은 백화점을 찾고, 좀 더 실용적이고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은 할인점을 찾는 것이 당연지사다. 그래서 2008년에 할인점, 백화점, 동네 그릇점에서 소비자가 구입한 비중이 전체 대비 73%를 차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요장업체들의 대표적인 유통망이라고 답한 요장직영점/직판은 겨우 3%(스튜디오 직영점 비율)밖에 소비자가 찾지를 않았다. 그러니 이곳을 대표적인 유통채널로 생각하고 있는 요장업체들에게서 이구동성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제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요장업체들의 두 번째 유통망 역할을 하는 도매상 활용비율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도매상 덕분에 소비자들이 백화점, 할인점, 동네 그릇점 등에서 우리의 도자제품을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인데, 이제 이 도매상 유통채널 마저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국내 도자기 유통 환경의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둘째, 국내 요장업체의 유통경로가 날로 영세화 되고 있다.
국내 요장업체의 유통경로를 일반 소비재 제품들의 유통경로와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요장업체의 유통경로는 ‘A’타입 형태를 띠고 있다. 일반적으로 C, D타입으로 갈수록 소비시장에서 인기가 높고, 판매가 왕성하며 브랜드가치가 높은 제품군에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즉 메이저 유통업자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은 경로라고 볼 수 있다. 앞서 <그림 1>에서 살펴본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군들은 C, D타입과 같은 유통경로를 따르고 있다. 현재와 같이 요장업체가 직접 도매상이나 소매상과 거래하지 않고, 요장 직영점/직판에 의존하여 영세한 규모의 도소매 행위만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유통업자들의 관심 밖의 품목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국내 요장업체들 ‘유통 및 마케팅 경쟁력’이 가장 취약함을 알고는 있지만 별다른 대책은 찾기 힘들다.
「2009 도자센서스」에서 도자기술, 디자인, 유통 및 마케팅, 상품개발 능력 등 4개 부문에 대하여 요장업체의 경쟁력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유통 및 마케팅 능력’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모두 우수하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요장업체들의 최대 문제점이자 현안 과제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미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 해결방안을 모를 때 사람들은 더 큰 공황에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더 우왕자왕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국내 도자기 유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들 수 있다.
상품은 시장이 있을 때 존재하며, 시장에서 상품의 가치를 인정받을 때 바로 상품으로서의 제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도자제품은 고가의 명품 유럽산과 값싼 중국산 사이에서 철저하게 샌드위치 신세로 몰려있다. 고부가가치 상품개발만이 살길이라고 얘기는 무성하지만 말뿐이며 실제 액션플랜으로 적용된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림 5>에서 조사된 가장 최근 구매한 브랜드 선호 비중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산 브랜드 선호는 2006년도에 비해 7%p 정도 감소한 반면, 수입산 브랜드는 2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수요자가 즐겨 찾는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우리 요장업체들의 도자제품 대신 수입 도자제품만이 보이는 것도 바로 시장 속에서 유통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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