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부
전라남도에서 활동 중인 조재호 전남도립대학 교수의 다완작품이 일본 후쿠오카에서 선보인다. 오는 7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시 갤러리 오이시에서 <전통의 재창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전통 한국 다완의 아름다움을 현대화한 다완 100여 점이 전시된다.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인 ‘대동문화재단’과 ‘남도한일문화친선교류 시민모임’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에서는 전라남도와 전남문화재연구원이 후원하고 일본에서는 주일후쿠오카총영사관,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 후쿠오카현 지방본부, 서일본신문사, 일한 시민 네트워크, 주식회사 선양물산이 후원하게 된다.
30년 동안 도예가로 활동해 온 조재호는 전통성과 실용성 가미된 다완 작업을 13년 넘게 진행해왔다. 물레성형 작업으로 도자기를 빚고 현대도예의 개념을 수용해 새로운 유약과 시유 기법을 실험하는 작가이다. 조재호의 다완 문양은 안료를 사용하여 강렬한 터치의 붓질을 가미하거나 시유 자체를 두텁게 하여 가마 속 불이 시유를 녹아 흘러내리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문양을 채택한다. 자연스러운 문양은 때로는 호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고지도처럼 보이는 것도 있으며, 물고기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 그리고 화려한 문양이 특징이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우며 강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여유가 느껴지는 문양을 이도다완의 투박하고 소담스런 질그릇 형태에 아로새기는 작가이다.
조재호 다완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 문양의 화려함과 함께 이도다완 형태의 투박한 멋스러움에 있다. 이번 일본 초대전의 주제가 ‘전통의 재창조’로 정해진 이유이다.
다완의 문양 속에는 자연의 다양한 형태들이 돋아나 차인茶人들이 이 다완에 차를 담아 마실 때 그윽한 정감情感과 정적靜的인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차인의 마음이 조재호 다완의 문양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빚어낸 다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재호 교수는 “우리 고려 다완과 조선 다완의 물레성형 기법에 현대적 문양을 가미한 작품들을 일본 초대전에 출품했다.”고 밝히고 “다완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10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평소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전달하는 인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것이 나의 작품관”이라고 밝혀온 그는 “이번 다완전을 통해 도자기의 고장, 다완의 고장인 전남 다도예술의 우수성이 일본에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도예는 나의 인생”이라고 밝힌 그는 “아름다움을 초월한 다완의 멋, 서민적 정감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조형의 맛을 빚어내면서 한국 다완의 아름다움을 세계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재호 다완의 개성미와 토속적 자연미가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초월적 다도茶道와 ‘무심무작無心無作’의 다완 세계를 지극히 사랑하는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평가될지 관심을 모은다.
조재호는 서예가인 용곡龍谷 조기동曺基銅 선생의 장남으로 형제자매 6남매 모두가 예술의 길을 걷고 있는 예향藝鄕 남도南道의 대표적인 예가藝家로 지난 2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용곡 예가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가족이 함께 모여 나주시 남평읍 수원리에서 함께 작업하며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전남도립대학 도예다도과 교수인 조재호는 조선대 응용미술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대한민국 공예대전 우수상을 수상했고, 1983년에는 전남 미술대전 종합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심사위원, 전라남도 미술대전·광주광역시 미술대전·전국 무등미술대전 등의 초대·운영작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중국 경덕진景德鎭 세계 도자 박람회 초대작가, 세계도자비엔날레 워크숍 초대작가로도 활동했으며 개인전 8회, 가족전 5회의 전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학교기업 클레이텍CLAYTECH 사업단장으로 도자의 생활화와 산업화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