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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월호 | 작가 리뷰 ]

순수와 결합된 오브제
  • 편집부
  • 등록 2010-08-11 16: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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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상 Park Joon Sang

김성희 본지기자

박준상(34)의 작품은 상반되는 두 이미지가 결합된 하나의 오브제다. 사슴과 기계로 완성된 이미지는 자연과 인간이 될 수 있고, 사회와 개인, 평화와 전쟁, 순수와 파괴 등으로 확장된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가엾다’, ‘불쌍하다’, ‘슬프다’ 등의 감성의 동요를 느끼게 된다. 서울시 정릉동에 위치한 작업장을 찾아가 또 다른 감성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작업이 한창인 그를 만나보았다.

 

박준상에게 ‘사슴’이라는 소재는 순수함을 뜻한다. 초식동물에 온순하며 최소한의 자기 방어적인 무기만을 갖고 있다. 고대 신화나 설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성한 의미이면서도 선녀와 나무꾼을 연결시켰던 것처럼 매개체적인 성격들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성격들이 비단 우리나라 구전설화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 설화나 신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순수한 사슴 형태에 삭막한 기계를 접목함으로써 관객들의 동요를 이끌어내는 것이 그의 작업 방향이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구상하는 기간이 꽤 긴 편이다. 구상을 하면서 동시에 제작 가능한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다양한 여러 제작 방법들을 고민한다. 물론 어떠한 표현 방법이 가장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효과적인가를 제일 먼저 생각한다. 완성되었을 때의 완벽한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난 후에야 스케치를 한다. 제작방법은 주로 속파기 기법을 활용한다. 사슴의 비례와 표정 및 동세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흙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대형 작업의 경우에는 20덩이 이상의 흙을 쓰는 경우도 있다. 기계 부분은 판성형, 물레성형을 동시에 사용하며 정형화된 기계의 모습을 자료를 보고 똑같이 만들기보다 원하는 부분을 편집하며 작업한다. 작가가 작업과정 중 가장 흥미있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가장 쉽게 지치고 실패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에는 엔진이라든지 모터 등의 다양한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제작하기도 했었는데, 지나치게 정형화된 형태 자체가 매력이 없어 보였어요.”라고 말한다. 태토는 완성 후의 색감 및 유약의 반응을 고려해 다양하게 선택한다. 가령 흙의 기본적 빛깔인 갈색을 나타내려면 옹기토를 주로 사용한다. 대형작업에 색감을 넣는 형태일 경우에는 조합토를 사용한다. 색감은 안료를 사용해 스프레이 시유로 표현한다. 기계의 산화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산화철과 망간, 크롬 등의 산화물을 쓰며 마음에 들 때까지 온도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적게는 세차례 많게는 일곱차례까지 번조한다. 때에 따라 테라시질라타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사슴뿔 등의 반매트한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한다.

박준상의 학창시절 관심사는 디자인이었다. ‘디오라마diorama’와 ‘캐릭터 디자인’ 분야를 좋아해 자주 밤을 새워 그림을 그렸다.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하지만 1998년, 생각치 않았던 국민대학교 도예과에 입학했고 적응하지 못한 그는 결국 한 학기를 마치고 군 입대를 선택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전역 후 자격증까지 따며 나름대로 전과를 준비했다. 전과를 하려면 성적 또한 무시할 수 없었기에 복학 후 도자실기수업도 열심히 들었다. 그는 “당시 관심없던 물레를 돌리면서 이상하게 묘한 짜릿함이 느껴졌어요. 흙작업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라며 그 이후에는 전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물레작업의 재미에 흠뻑 빠진 그는 학부시절에는 주로 기器 작업을 했다. 이후 국민대학교에서 석사공부를 하며 그만의 장점이 가장 부각될만한 작업을 찾았고 ‘오브제’ 작업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그는 오브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미처 그가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고민하고 어쩔 땐 혼자 밤을 새우며 열 시간이 넘는 시간을 계속 작업만 하기도 했다. 얼마 후 원하는 형태의 작품이 완성되면 아이처럼 순수하게 펄쩍펄쩍 뛰며 맘에 들어 하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원래 제 성격이 조금 무뚝뚝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는데 작업을 하면 할수록 성격들도 많이 바뀌더라고요.”라며 “작업을 할때만큼은 좀 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 지고 순수해 진다”고 한다.
석사를 마친 뒤 지난 3월, 서울 소격동의 아카스페이스에서 <Dear Deer>을 주제로 그의 첫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을 찾은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작업적인 면에서 접근을 해 제작 기법 자체에 흥미를 보였고, 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흥미를 느껴 대체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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