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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월호 | 특집 ]

중국 진흙공예대사 ‘위칭청 행복초대’ 전
  • 편집부
  • 등록 2010-06-11 11:16:45
  • 수정 2010-07-05 15: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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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흙공예대사 ‘위칭청 행복초대’ 전

 

2010 토야지움 개관 특별기획전

2010. 4.24- 5.30 토야지움 기획전시실

 

정의석 _ 한국도자재단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일상의 표현은 개인의 삶과 동시에 시대와 사회를 투영한 역사다. 우리가 일상을 표현한 작품에 친숙함을 느끼는 것은 일상의 개인적 이야기들이 같은 시대의 맥락에서 소속된 사회와의 유사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나의 창작 태도로서 사실주의는 이제 사물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옮겨 온다는 뜻의 사전적 해설의 틀을 넘어서고 있다. 현대미술의 사실주의는 대중문화가 곧 삶 그 자체인 현대생활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에서 ‘일상’의 도입은 소수를 위한 예술에서 대중을 위한 예술로 미술의 얼굴을 탈바꿈시켰다. 덕분에 상류층만의 전유물이던 예술은 대중의 것이 되었다. 어렵고 아름다운 것만이 예술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제 중국공예대사 위칭청于慶成의 진흙예술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위칭청 공예대사의 작품들은 일상의 오브제와 소재를 예술의 소재로 사용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의 공감을 받고있다. 서민들의 소박하고 친숙한 삶의 모습들을 따뜻한 애정으로 그려냄으로써 대중들의 가슴으로 느끼는 진정한 예술의 세계로 인정받고 있다. 이것은 이들을 수용할만한 사회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위칭청이 몸소 일상 사물에 혹은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한 소소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담고 표현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피해갈 수 없었던 중국의 문화대혁명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1966년 5월에서 1976년 10월까지 10년이 넘게 중국의 모택동(마오쩌둥)에 의해서 주도된 정치운동이다. 이 혁명과정을 통하여 공동으로 생산해서 공동으로 분배함으로서 부를 공평하게 소유하고,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없는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것이 그 목표였다. 모택동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종교, 지주, 자본가 계급을 타파의 대상으로 보고 10대의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지주, 자본가, 종교 등에 맹목적인 증오를 불러일으키게 하여 공격을 하도록 하였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주요 구호 중의 하나는 “먼저 파괴하고 새롭게 건설하자” 즉 “선파후립先破後立”였다. 즉, 전통문화의 파괴가 곧 사회주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한 전제가 된다는 논리가 지배하던 사회분위기 속에서 위칭청于慶成작가도 예외일 수 없었다.
작가의 아버지가 지주부농地主富農으로 낙인찍혀 농촌으로 유배되어 내려가게 되어 젊은 시절은 어려운 농민들과 보내게 되었고 이로서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청년 위칭청에게 있어서 농촌은 고통의 지속이였고 인간이 본래 가졌어야 할 자존심과 존엄성을 무참하게 짓밟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작가 위칭청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그리고 서민들의 삶을 자신의 평생 화두로 삼는 밑바탕이 되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성공으로 가는 관문이다. 실패는 그의 목적을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쫓아가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억압과 탄압을 받으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던 억울함을 잊기 위한 수단으로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옥수수 밭의 진흙이었다. 낮에는 힘든 농사일을 마치고 문화대혁명을 잊으며 그는 자신의 방, 어디서나 진흙투성이의 인형을 빚으며 그들에게 열중을 하였다. 진흙투성이 인형들은 너무나 고달픈 나날들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그리고 조각하며 표현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간 자신의 일상의 모습이었다. 오늘의 작품성이 형성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냐는 질문에 위칭청 작가는 “운명”이라고 대답했다. 이토록 생생한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냈냐는 질문에는 “단지 생활 이었다”이라고 답을 했다. 수십 년의 농촌 생활은 그에게 무궁무진한 창작의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위칭청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익살과 해학으로 가득 찬 작품을 찾는데 특별한 수고와 노력이 필요치 않다. 바지를 내리고 웃음을 머금고 있는 장난꾸러기 등 모든 작품이 그러하다. 위칭청 작가의 웃음은 다양하게 표현된다. 그의 웃음은 때로는 해학으로  때로는 폭소로 표현된다. 그의 작품은 익살과 해학이 가득한 우리네 민화를 떠올리게도 하며 신라인들의 미소를 닮은 기와 속의 묘한 웃음을 연상케도 한다. 그의 해학과 웃음은 가족, 연인, 부모와 자식, 아이들의 모습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고상하고 어려운 예술이 아닌 서민들을 위한 그리고 본인이 공감하고 사랑하는 일상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그의 모든 예술 혼을 불사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도자재단의 미래비전과 세계 도예를 대표하는 기관·전시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굳은 의지가 표방되어 있다. 2009년 12월 재단은 그간 사무실과 학술연구시설로 사용해오던 도자연구지원센터를 대중을 위한 수장고형 미술관으로 활용하기로 전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간간히 소장품전과 기획전을 통해 선보였던 2천 여 점이 넘는 방대하고 수준높은 재단의 소장품들을 수장고에서 개방형 미술관으로 옮겨와 일반인들에게 항시 공개하게 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재단의 개혁의지를 표방한 것이다.
2010년 4월 수장고형 미술관 토야지움의 개관을 결정하면서 재단은 개관기념 특별전으로서 중국공예대사 위칭청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명하는 자리를 기획하게 되었다. 평생에 걸쳐 서민의 삶을 마음과 열정을 다해 표현해 온 작가의 지난 작품세계가 토야지움의 개관 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2009년 한국도자재단의 첫 성과였던 중국 민간문예가협회中國民間文藝家協會 및 중국도자공업협회中國陶磁工業協會와 체결한 문화교류MOU 협정에 따라 중국공예대사 위칭청 작가의 작품들이 국내 첫 중국도자 교류 전시로서 성사되었다. 10년 역사를 되짚어 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한국도자재단의 입장에서 <위칭청 초대전>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뜻이 깊다. 토야지움의 개관에 의미를 더할 뿐 아니라 한·중 도자문화교류를 발판 삼아 세계를 향한 한국도자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시의 의미가 더욱 뜻 깊다.
유네스코 지정 ‘민간공예특급대사’ 칭호를 받고 있는 위칭청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2년 여 년 동안 세계 최고의 도자전문 콜렉션을 항시 전시하는 수장고형 전시관 <토야지움 개관 특별전>의 명성에 걸맞은 멋진 작품들을 준비해왔다. 총 48점에 이르는 이번 전시작품들은 집주변 옥수수 밭에서 쉽게 얻은 붉은 흙으로 사람의 형상을 빚어 현대인들의 고단한 삶을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재치와 여유를 뛰어난 재기로 표현해낸다. 순간적으로 감정과 인물의 특징을 그대로 표현해 내는 작가의 솜씨도 놀랍지만 이번전시를 통해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싶은 점은 작가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흙에 표현되는 인간 내면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그를 형상화 하는 역설적인 표현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위칭청 작가의 작품이 ‘자연으로부터 얻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 본연의 자연성自然性에 기반한 인물 표현이라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와 손자, 부모와 자식 등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여 당연하여 잊고 사는 우리 삶의 의미를 작가 고유의 익살과 해학을 통해 그가 가진 고유의 삶에 대한 애정과 관조를 느껴볼 수 있다. 또한 대담한 에로티시즘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단순한 육체적 매력을 강조하기 보다 여성이 가진 무한한 모성애와 남성이 가진 부단한 부성애를 강조하며 대담한 성적표현을 통한 유쾌함을 선사한다.
중국공예대사 위칭청 작가의 작품은 손으로 흙을 쓱쓱 주물러 만든 단순한 표현에서 나오는 순간적 즉흥성으로 동양특유의 미소의 미학을 보여준다. 마치 즐거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손동작과 발동작에 흥이 실린 몸의 해학諧謔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세상을 두손으로 품어 형상화 한다. 꾸밈없고 순수하며 시골 농부의 해학적 아름다움이 담긴 그의 ‘행복’한 미소가 전시작품 하나마다 올올히 배어있다. 흙의 다정함이 위칭청의 가슴에 불의 예술을 지피듯이 관람객의 마음에도 따듯한 미소가 지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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