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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월호 | 전시리뷰 ]

박지영 전
  • 편집부
  • 등록 2010-04-07 16:29:08
  • 수정 2010-04-07 16: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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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개인전
화花 - 비정형으로 피어나다

2010.1.6~1.12 서울 가나아트스페이스

박지영은 <화花, Creation>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펼쳤다. 입체와 평면으로 표현된 조형작품은 반추상적 형태로 원색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강한 매스를 표출하고 있다. 고대에서부터 동시대 작가들까지 보편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꽃이라는 주제를 박지영만의 형식으로 끌어내는 것은 쉬운 과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회화분야에서는 무수한 꽃의 조형이미지가 표출되어 오고 있으며, 도자분야에서도 흔하게 선택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꽃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서 오는 장식적이고 심미적인 특성으로 인해 창작자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반복해서 감상하며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특징을 구분했다. 먼저, 꽃의 조형성(형태, 색, 구도 등)으로 살펴보면, 초기에 사실적인 표현에 한계를 느끼고 부분적으로 확대, 변형하여 비정형으로 이끌어낸 부분이다. 표피적인 형태 연구를 위해 꽃을 세밀하게 관찰하거나 사진을 통해 꽃의 구조를 파악한 작가는 꽃받침, 꽃잎, 수술, 꽃 봉우리 등을 극대화하고 재구성하였다. 특정한 꽃에 천작하지 않고 꽃의 크기 또한 제한없이 다루었다. 이로써 전체적인 분위기는 꽃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자유로운 형상으로 인해 풍부한 조형미를 느끼게 한다. 감상자에 의해 꽃이거나 식물이 될 수 있고 기타 다른 형태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생태적으로 꽃은 곤충을 서로 더 많이 유인하기 위해 형태뿐만 아니라 색 또한 화려하게 바뀌게 된다. 수술대와 꽃밥도 색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는 꽃에 관련된 자료를 통해 이러한 색을 적극 도입하였다. 작가가 의도한 색상을 표현하기 위해 1차 소성 전에 고화도 안료에 화장토와 CMC용액을 섞어 2회 이상 발라주었고 1~2차 소성 후에도 안료와 유약을 사용하여 깊이감을 얻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에 의해 작품은 건강한 꽃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두 번째는 꽃의 상징성이다. 기존에 일부 작가들이 꽃을 모티브로 생명력, 에로티즘, 페미니즘을 담아내기도 했지만 작가는 조형적 변형을 통해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꽃잎이 여러 겹 쌓이는 과정과 꽃잎이 날려서 주변에 떨어지는 풍경, 꽃과 꽃이 하나로 결합하여 의지하는 형상, 그리고 줄기를 극대화시켜 꽃을 감싸고 있는 형태 등으로 그 형식적 표현방식은 다채롭다. 다만, 내용적 측면에서 고려된 부분, 즉 사진작가 아리키 노부요시Araki Nobuyoshi가 말린 꽃에 인위적으로 색칠을 해서 사진을 찍어 살아있는 꽃보다 더 화려하게 표현해 죽음을 극복하는 표현 방식이나, 바쁜 뉴욕인들이 놀라서 쳐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꽃을 크게 그리게 되었다는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의 의도와 더불어 단순한 대상의 재현이 아닌 재해석한 꽃의 아름다움이 성적 뉘앙스를 어필하여 꽃의 대표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처럼 박지영 작가의 작품에서도 형태를 넘는 정서적 감각이 일부 발견된다. 그 단서로서 다소 거칠지만 세련된 조형감각이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첫 개인전을 펼치는 작가이기에 작품에 담고자 하는 것은 많으며, 이러한 열정이 특정한 조형 이미지와 내용에 집중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작품을 통해 완성해갈 것이다. 필자가 이번 <화花Creation>시리즈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정영숙 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아트세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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