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09.10월호 | 해외 ]

에츠코 쯔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탐방기_ 대지의 예술제
  • 편집부
  • 등록 2010-04-01 19:54:02
기사수정
  • Echigo-Tsumari ART TRIENNIAL
  • 정영숙 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아트세인 디렉터

대지예술의 결정체, 지역과 하나되는 예술 속으로            
일본 나가타현 남단에 위치한 도카마치시 쓰난마치 에츠코 쯔마리(760㎢)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다. 물이 좋아 쌀과 청주, 그리고 온천이 유명한 곳으로 특히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일본 내 스키명소이기도 하다.
대지의 예술제는 1996년 니가타현의 [에치코 쯔마리 아트 네크리스 정비사업]이 신호탄이 되어 지역이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예술을 매개로 발굴하고 갈고 닦아 전 세계에 전파하고자 3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제1회 예술제에 참가한 마을은 2곳에 불과했지만 16만명, 제2회에는 20만 명, 제3회에는 100곳에 가까운 마을이 참여하여 무려 35만명이 다녀갔다. 4회를 맞은 올해에는 200여개의 마을이 참여하여 폐교 살리기가 하나의 중심축이 되어 확장되었다. 에츠코 쯔마리 시내는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지리산 온천지역처럼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관광지화 된 곳이지만 아트 트리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곳은 지리산에서 청학동을 들어가듯 1시간쯤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곳에서부터 위치해 있어 과연 산골에 어떤 작품이 설치되고 얼마나 사람들이 관람하는지 자못 궁금해지게 한다. 해발 400m이상의 단차선이 대부분인 길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주최 측에서 준비한 코스별 아트버스투어를 이용해 주요작품을 효율적으로 감상하는 것과, 각자의 개성에 맞게 감상하는 렌트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필자는 국내에서 미리 준비한 지도와 코스별 작품설치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여 원하는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렌트카를 선택했다.
소설 「설국雪國」의 집필지인 다카한여관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산허리에 구름이 휘감고 있는 절경 속을 렌트카로 달렸다. 올해 38개국의 나라의 100명 작가, 건축가에 의한 220점과 3회까지 남은 130점을 포함하면 350여점이 빈집, 폐교를 중심으로 도로변, 논두렁, 호숫가 등이 마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전시를 감상하다보면 올해의 작품과 구작이 섞여 있어 처음에는 연도 표시를 확인하며 감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환경과 잘 어우러진 작품에 발길이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감흥을 느끼게 하여 신작과 구작을 번갈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폐교 안 밖에 설치된 조형물, 밭사이에 놓여진 허수아비 형태의 원색의 단순화된 인물형상 근처에서 밭을 일구고 있는 고령의 농부 모습, 산 중턱의 작은 터널을 통과한 후 발견한 10가구 정도의 마을 중 빈집에 설치된 작품과 지역주민이 생산한 야채 등이 눈에 띈다.
빈집과 민가를 활용한 생활밀착형 예술
오나리 테츠오Tetsuo Onari, 타게우치 마키코Mikiko Takeuchi의 공동작품 「카미에비이케 명화관The Kamiebiike Museum of Art」은 세계 명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카미에비이케 마을의 풍경에서 찾아내, 사진으로 담아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 뭉크의 「절규」 등에 등장한 인물로 분장한 지역주민들로 일부는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준비과정이 파노라마 형식의 사진으로 담아져 있어 오랫동안 지역에서 머물며 작업한 작가의 노고가 마을의 특색을 잘 살리어 지역주민과 하나된 전시임이 느껴진다. 또 다른 빈집프로젝트 작품은 도쿄 도시대학 테츠카Tokyo City University Tezuka, 타카하루 연구실+히코사카 나오요시Takaharu Lab.+Naoyoshi Hikosaka의 「Rei House」작품으로 낡은 민가를 재건하여 마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조리기구를 방 안 가득 걸어놓았다. 전체 내부의 검게 칠해진 공간 중에 이탈리아의 레스토랑 ‘레오니’로 이용되는데 전시기간 중 한정으로 스페셜 메뉴를 판매하기도 한다. 일본식 전통 목조 타원형 욕조와 벽에 걸린 추상작품은 대조를 이루며 오랜 시간 속에 마을사람들의 삶의 흔적인 조리기구와 작품이 절묘하게 어울러져 있다. 유명작가의 작품 중 영국 터너상 수상 작가 앤서니 곰리Antony Gormley 신작은 빈집 내부를 굵은 줄로 얼기설기 연결하여 주거로 사용될 수 없는 공간에 대한 사색을 돌아보게 한다.
 
미술공간으로 거듭난 폐교
이번 전시에서 특히 중점을 둔 폐교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표현방법을 눈에 띄는 작품으로 살펴보면, 먼저 구 동천東川초등학교 작품은 프랑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 설치작가 크리스티앙 볼탄스키Christian Boltanski와 조명디자이너 장 칼망Jean Kalman의 「The Last Class」로  ‘인간의 부재’를 폐교를 이용해 표현한 미술관이다. 볼탄스키는 삶과 예술을 밀착시키고 사색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여전히 선보이며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하였다. 음침한 불빛 사이로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감상하는 작품들은 빛, 형태, 소리가 강렬하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지만 실험실에서 들려오는 심장소리는 햇빛 속에서도 맴돈다. 폐교 바로 옆 논바닥에서는 인간의 신체 형태로 심은 식물로 각 부위에 효과가 있는 약초로 심어져 있다. 지역에서 자생하는 약초를 맛보고 신체와 자연의 관계를 생각하는 카페와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두 번째로 구 묘카야마 초등학교는 구불구불한 작은 도로를 지난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곳으로 베네세 그룹회장 푸쿠다케 소이치로의 초대로 일본, 중국, 한국 갤러리가 참가하여 초대한 작가들이 각각 개인전 형식으로 전시되었다. 한국의 금산갤러리에 출품한 고경호 작가는 마지한 학생을 형상화한 소형 점토 인형을 설치하고 나무 사진을 부착하여 지나간 시간에 대한 추억과 회상을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세 번째 폐교로 이어진 험한 산길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절경이 마음을 이끈다. 세이조 다시마Seizo Tashima의 「하치&타시마 세이조, 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Hachi & Seizo Tashima Museum of Picture Book Art」작품으로 폐교의 강당과 교실, 복도로 이어지는 설치작품은 그림책이 생생하게 살아나온 듯 보인다. 나무소재에 화려한 색채로 칠한 설치는 움직이기도 하고 교탁과 칠판으로 이어지는 드로잉과 연결하여 1층부터 3층까지 흥미롭게 설치되어 있다. 교실 밖 뜰에서는 실제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그램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진행중이었다.

 

(본 기사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9.10 참조)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작가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