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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월호 | 특집 ]

창작의 소산, 그것이 버팀목이다
  • 편집부
  • 등록 2010-04-01 19:18:46
  • 수정 2010-04-01 19: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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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의 소산, 그것이 버팀목이다

창작의 소산, 그것이 버팀목이다

| 정인모 도예가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니 선뜻 생각이 모아지지 않는다. ‘전업’이라는 말이 생계를 위한 경제성을 수반하는 개념이기에 이 조건과 환경의 충족을 등에 업고 도예가로 살아가기란 만만치 않은 듯해서이다. 도예가라는 뉘앙스로는 충분히 낭만적이고 평화롭다. 전업이 붙어주니까 등에 짐을 지고 가야할 것 같은 무게를 느낀다.  더욱이 ‘살아남기’라는 표현이 어쩌면 지금의 어려운 경기와 생활 전선이 반영된, 그래서 전장戰場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남는 방법을 두고 생각하는 처지같아 좀 어둡게 느껴진다.
20여 년 도자기 제조업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필자는 살아남아 있기에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성공했다고 해야 할는지... 하는 일 자체만으로 즐거워 만족할 수도 있고, 벌이에 대한  잣대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성격이기에,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다른 직업과 달리 예술성을 품은 작가의 의지와 손맛에 의한 작품을 고안하고 선보이면서 느끼는 충만감이 희열과 자긍심을 북돋운다. 직업으로써의 금전적인 대가 보다 일에 대한 성취도가 더 크다면 한결 살아남기에 대한 강박증이 덜해질 것이다. 
물론 수입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활동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만큼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업도예가의 평균 수입이 공방 운영과 생활이 불안할 만큼 적지 않다고 본다. 현재 부족하다 하더라도 정년이 없는 직업이기에 점진적인 발전이 보장되어 있다. 오히려 장래가 안정되어 있어 긍정적이다.
 
도예를 전업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직종은 다양하다. 크게 나누면 도자기를 제작하는 일, 이것을 파는 일, 제작 기술을 가르치거나 그 문화를 알리는 일이다. 본고에서는 도자기를 제작하는 작가로 살아남기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을 모아보았다.
필자가 도예를 배우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를 만났다. 각양각색의 사고방식과 생활 모습이다. 다양한 생활모습 중에서 공통점을 찾을 만한 것이 있다. 공방 안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일에 몰두하기도 하지만 습관적으로 일과 몸이 붙어 공방을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듯하다. 일이 있건 없건 종일 도자기와 관련된 무엇이든 하고 있다. 대체로 근면, 성실하다. 사실 도자기 만드는 일이 한가할 수 없는 일이다 보니, 어쩌면 개미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가능한 생활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에는 얼마나 많은 도예가들이 살고 있는지 알고 싶다. 이토록 부지런하게 사는 이들이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도자기들이 엄청나게 많을 터인데, 모두 다 팔리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곳 이천에는 매년 도자기축제를 통해 시장이 열린다. 매년 축제에 참여하는 공방들을 해마다 만난다. 모두들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선보이면서 판매에 열을 올린다. 늘 건재하다는 뜻이 아닐는지. 안 팔리는 도자기를 계속 만들지는 않을 터이고 팔릴 도자기만 만든다는 단순한 이치이고 보면, 보편적으로 대부분의 전업도예가들은 만들고 팔고 생활하는 극히 평범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공방 인근의 아는 공방들을 방문해보면 그 궁금증이 조금 더 풀린다. 공방마다 개성 있는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명성 높은 작가층이 아닌 보통의 전업작가들이다. 보통의 도예가가 사는 데는 명성이 아닌 창작의 소산所産이 있다. 그것이 버팀목이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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