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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월호 | 특집 ]

한국에서 전업도예가로 살아남기
  • 편집부
  • 등록 2010-04-01 18: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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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의적 지역 도자문화 만들기
  • | 윤정훈 도예가

Special Feature  한국에서 전업도예가로 살아남기


창의적 지역 도자문화 만들기


‘계룡산 도예촌’을 바라보며 던지는 몇 가지 질문


| 윤정훈 도예가


전업도예가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 계룡산 도예촌의 구성원으로 출발했던 20, 30대의 젊은 도예가들은 당시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경제적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영구적일 수 있는 작업 터전을 마련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였다. 그 열망이 여러 도예가들의 힘을 합치게 해 1993년 계룡산 자락에 15개의 작업실이 들어선 ‘계룡산 도예촌’이 만들어졌다. 필자도 일원이 되었고 그 당시 대다수가 전업 도예가였다. 전업 도예가로서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된 시점이었으며 계룡산 자락에 작업실이 위치함으로써, 작업의 방향이 분명해졌고 여러 작가들과 함께 지역 도자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계룡산! 닭의 벼슬과 용틀임의 모습을 지닌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주변의 야트막한 산세에 비해 우뚝 솟은 모습이 큰 산에 어울리는 기상을 지녔다. 또한 옛부터 민간신앙의 집결지로, 전통 정신 수련의 메카로, 정신적 모태가 숨 쉬는 곳으로 성스럽게 여겨져 온 산이다. 또한 조선을 개국하며 천도를 고려할 만큼 도성의 품새를 지녔던 신도안을 감싸고 있는 것도 바로 계룡산이다.
계룡산은 백제의 고도 공주와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도시로서의 대전을 끼고 있다. 이 산의 기슭에는 갑사와 동학사 등 유서 깊은 절이 있고 관광자원이 많아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북돋우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는 많은 도자기 가마터가 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아리따 도자예술의 시조가 되어 일본의 도예문화를 싹트게 한 이삼평의 추모비가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철화분청사기의 생산지인 조선시대 가마터가 있어 이 지역의 도예가들과 문화예술인에게는 더욱 그 명성과 자부심을 높여 주고 있다. 이런 곳에 작업 터전을 마련한 필자는 전업도예가로서는 행운이었고 그 지역의 도자인 철화분청사기를 현대화 시키는 작업에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의 분청사기는 고려청자, 조선 백자와 함께 도자예술의 극치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마터에 대해 언급해 보면, 분청사기를 굽던 가마터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데 비해 철화분청사기 가마터는 계룡산 줄기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철화분청사기를 주로 굽던 가마터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계룡산 주변 기슭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그 때문에 철화분청사기는 <계룡산 분청>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하였다.

앞의 서술은 조성된지 20여 년 가까이 된 계룡산 도예촌 설립의 계기로서 역사적 측면을 살펴본 것이고, 이제 계룡산 도예촌 조성 당시의 현실적 필요와 목적을 열거해 보면,

- 철화분청사기의 계승, 발전 도모
- 각 도예가의 안정적 창작활동과 전시 발표
- 생활 공예품의 제작 및 판매, 도예 문화 교육
- 도예 재료 및 기술 연구 개발
- 국제교류와 홍보
-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도예문화 순례 및 휴식처 제공사업

등으로 요약된다. 즉 현재적, 현실적 측면에는 전업 도예가들의 생존 방식과 더불어 의미 있는 행위로서의 도예문화 창달과 지역과의 상생이 중요한 축이 된다.

계룡산 도예촌 도예가들은 매년 봄 계룡산 분청사기 축제를 열어 왔다. 5일 정도 되는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그 중에는 외국작가들과의 교류전을 통해 우리의 분청사기를 세계에 알리고 찾아드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매혹시켜왔다. 일반인들의 도자문화 체험을 돕기 위해 작가들이 직접 교육에 나서고 있으며,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방문객들의 도예문화 이해를 돕는다. 물론 이 기간 동안에는 작품 판매도 활발한 편이다.
요즈음, 계룡산 도예마을의 움직임이 조용하다. 넘어야 할 산을 두고 작은 고갯마루에서 한 숨 돌리며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볼 양으로 도예가들이 숨고르기에 든 것일까? ‘되돌아 봄’의 의미는 결국 현재 모습을 설명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며, 현실 인식의 틀을 제공하는 기제가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문화>를 사람들이 개인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바람직한 가치의 실현이라고 볼 때 도자문화에 기대하는 개인적, 사회적 가치는 무엇일까?  21세기는 문화 경쟁의 세기라 한다. 또한 세계화와 그 상대개념으로 지방화를 기치로 삼고 있다. “가장 민족적인 것(우리다운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인식이다. 지역은 지리적 장소를 일컫는데 장소는 문화의 얼굴이기도 한 풍속, 특산물, 기질 및 삶의 향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지역적 특색과 공유 가능한 보편성을 지닌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하게 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0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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