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자그릇의 세계화속 발전 모색
생활도자식기(산업도자식기·공예도자식기)를 중심으로
| 김성춘 도예가, 효산요 대표
오늘날 우리들의 생활방식 중 음식문화야 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음식의 다양성은 전통적인 우리 음식(한식)과 양식 그리고 현대의 퓨전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음식 문화는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며 이는 우리 도자식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필자는 본고를 통해 음식문화와 함께 발전해 온 도자식기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현주소를 조명하고자 한다. 본인은 과거 부친이 설립한 산업도자식기 생산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과 현재 전통공예도자 작업을 하면서 느낀 여러 문제점(개선점)들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도자식기의 범위에는 산업도자식기와 공예도자식기를 하나의 생활도자식기에 포함시킨다. 도자식기의 발전을 모색하기에 앞서 1)디자인, 2)가격 및 판매, 3)재료, 4)만드는 사람과 소비자의 의식 수준 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우리 그릇의 발전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본고의 모든 통계자료 수치는 도자진흥재단의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함을 밝힘)
첫째, 디자인적 특성과 과제에 대해 살펴보자. 요장업체에서의 디자인 개발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외관(51.2%), 제품의 기능(38.3%), 판매가격(5.0%) 등이다
도자식기 전문 디자이너는 컴퓨터를 통한 작업을 하지만 전업도예가는 직접 성형을 하며 하나하나의 디자인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도자식기 전문 디자이너의 경우 도자식기 생산과정 전반에 걸친 이해부족으로 인한 오류가 생길 수 있으며, 전업도예가의 입장에서는 디자인과 성형에서 오는 위험 부담을 모두 짊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자체 디자인 개발에 의존하는 요장이 무려 81%에 달하며 전문 디자인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5.2%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독창성 및 개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디자인을 자체 개발로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좋은 도자식기 디자인이란 독창적이어야 한다. 도자식기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담아내면서 심미적이고 독창적이어야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도자기에 있어서 장인정신이야말로 기능에 충실한 독창성과 심미성을 잘 구현하고 있다고 본다. 도예가와 디자이너의 일체감이 장인정신으로 승화하고, 이는 수작업으로 성형을 해나가며 독특한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는 도자기의 특성에 잘 부합한다고 하겠다.
전문 디자이너와 도예가의 입장에서 디자인을 창조하는 것은 모험이다. 도자식기가 생산돼 시장에 나왔을 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면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도자그릇이 세계 속에서도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산업도자식기와 공예도자식기 디자인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산업도자식기의 장점은 내구성이 강하고 수납이 편리하며, 저렴함을 들 수 있다. 단점으로는 단조로움, 독창성 부족(외국 제품 모방), 대량생산으로 인해 소비자 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 수 있다. 공예도자식기의 장점은 독창성, 작품성, 희소성 등이며 단점은 내구성이 약하고, 수납이 불편하며, 대량생산의 한계, 높은 가격 등이다.
우리 도자식기 디자인은 한식 그릇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한식은 반찬 그릇이 많이 사용되는 특성상 무겁고 투박한 공예도자식기보다 가볍고 저렴한 산업도자식기가 더욱 많이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요즈음은 도예가의 개성이 뚜렷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부합되는 독특한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본다면 산업도자식기와 공예도자식기의 접목을 새로운 대안으로 볼 수 있겠다.
산업도자식기의 장점과 공예도자식기의 작품성을 접목해서 작품성이 가미된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며 효율성과 독창성이 결합된 디자인이야 말로 도자식기 디자인의 발전적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둘째, 가격 및 판매 마케팅으로 살펴본 과제와 발전방향
가격은 만드는 사람의 기술수준과 디자인의 우수성(선호도)에 따라 세분화 되어야 한다. 그 이유로는 기능성, 심미성, 실용성이 가미된 디자인 식기 일수록 품질이 높으며 그렇지 않은 도자식기와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요즈음 도자를 전공한 젊은 인재들이 직접 요장을 설립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따금 품질에 어울리지 않는 가격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에 부합되지 않아 외면 받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이는 도자식기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시각에서 본다면 소비자들에게 도자식기를 생산하는 전체 요장에 대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재 도자식기 판매 부분에서는 요장별 직판(각 지자체별 축제 및 요장 직영점)을 활용하는 비율은 전체 요장업체의 61.8%(2008년)이며 도매상 40.7%(2008년), 단체주문, 백화점, 인터넷 판매 등의 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직팜은 2006년에 비해 4%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간접거래 방식이 감소하고 요장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직접 판매 방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요장별 직판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요장별 직판 중 각 축제 및 전시판매에 이따금 품질이 낮은 도자식기류가 출품되어 판매되기도 한다. 그로인해 각종 판매전 및 축제의 성공여부에 영향을 끼칠 우려를 낳기도 한다. 또한 축제 및 전시판매는 연중행사로 진행되므로 평상시에는 도매업자의 위탁판매에 의존하게 되고, 유통마진을 떠안은 소비자들이 쉽게 도자식기에 접근 할 수 없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가격 및 판매 마케팅에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각 지자체별 상설 판매장 및 프리마켓을 개설하고 아웃도어쇼를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겠다. 획일화된 지자체별 판매 마케팅에서 벗어나 특성화 된 판매마케팅이 필요하며, 대도시와 연계한 판매망 확충 및 소비자와 도예작가와의 교류 확대 등에 힘써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것에는 도예작가의 의식 수준 향상이 요구되며 그로인해 각 지자체별 축제가 세계적인 한국의 도자축제로 다시 한 번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본 기사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9.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