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신익창 도예개인전 2002. 5. 29 ∼ 6. 4. 갤러리 블루
소리를 담아(容) 마음을 전달하는 기능적인 스피커(用)
글/김성민 갤러리 블루 기획부장
도자기(陶磁器), 무엇을 담을 수 있다는 뜻을 가진 명사로 도예가는 그곳에 담을 것을 상상하며 흙을 성형하고, 소성해 그 빛깔과 형태를 완성한 기(器)를 통하여 무언가를 담으려 한다. 이 전시에서 작가 신익창은 세심하고도 섬세한 손길을 통해 자연과 사회적 인간과의 대화를 시도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 노력한 것 처럼 보인다. 특히 신선한 작가의 체취와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순수조형에 대한 의지를 통해 풍부한 실험정신을 불러일으키고, 현대도예의 영역으로 무한한 확장으로 표현하려 한 듯 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메시지 또는 언어를 작품을 통해 적절히 소화해내고 있다.
소리라는 주제를 내세워 보는 이로 하여금 의도와 해석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피커의 기능을 담은 작품은 요사이 흔히 보여지는 아무런 의미 없이 그야말로 외화내빈적인 준비 없는 작품과는 다른 형식과 내용이 적절히 조화된 전시로 대중과 더욱 밀접하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인 신익창씨는 도자스피커 작업에 관해 이렇게 얘기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첫 번째 전시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작업의 방향을 가늠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소위 말하는 순수미술가인가 아니면 공예가인가, 디자이너인가의 문제가 스피커라는 상업적인 부분이 조형성과 연결될 때 어떤 영역으로 나타날지 궁금했다. 나는 작업의 방향을 소리-像 이라는 주제로 설정하고 ‘쓰임´이라는 부분을 도자기 스피커에 연결지어 도자기의 내부 공간에 그 형상 특유의 음이 울릴 수 있게 소리를 담아 기능적인 스피커로 쓰이도록 한 것은 내 자신이 공예가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고 토로한다. 작가는 작업의 방법에서도 한가지 방법이 아닌 물레, 밴딩, 코일링, 판상 등의 방법을 그때 그때의 느낌에 따라 사용한다. 따라서 항상 계획했던 모양과 다르게 작업이 완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작가 신익창의 작품은 대부분을 선(線)으로 하는 부분에 비중을 둔다. 선과 선의 만남으로 면을 그리고 다시 면과 면에서 부드러운 선을 다시 보여주는, 물레작업에서 그릇이 마감되는 선 작업 같이, 조형의 외곽에서 마감될 때 느껴지는 선 등은 작가에게는 일차적으로 느껴지는 에너지인 것 같다.이번 전시에서 보여진 소리를 담아 마음을 전달하는 기능적인 스피커 작품에서는 작가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가득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