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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월호 | 특집 ]

국내 지역별 도예계의 현재 Ⅱ- 강원도예의 역사성 그리고 한국도예의 발전 방향모색
  • 편집부
  • 등록 2009-07-14 16: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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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성진 강원대학교 문화상품디자인학과 교수

사회의 모든 제도는 유기적으로 돌아갈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듯이 도예계에서도 여러 조건들이 자생해 나아갈 때 상승효과로 유지발전의 변모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제언하는 것은 비단 강원도만의 일은 아니며 한국도예가 발전하기 위한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되며, 미흡한 제시에 대한 이해와 논리를 나뭇가지 보다는 숲의 인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원 도예문화의 역사성과 현재
강원도의 도자역사는 미약하여 학문적 자료가 매우 적다. 도자사 연표를 보면 토기가마터는 신석기 시대의 민무늬, 덧띠무늬, 누른무늬 토기가 발굴된 양양군 손양문 오산리, 초기철기시대의 검은간 토기가 발굴된 춘천의 중도 그리고 삼국시대 초기의 세발토기, 둥근밑항아리, 굽다리 접시, 등의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가 있고, 고려중기인 청자색이 많은 청록, 담청록, 암록의 청자로 풀, 당초문양과 굽받침에 점토가 섞인 것과 해무리 굽이 좁아진 특징의 그릇이 동해시 북평 삼화리 고려 무덤에서 발굴되었고, 또한 대관령밑 보광리, 삼척시 천은사나 궁촌리 등에서 도자 파편이 발견되어 옛 도자 문화가 강원도에 산적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내용들이다.
최근 양구군 방산리의 백토는 조선시대 왕실관요인 광주 분원에 태토를 공급하던 주요 공급지로 현재 질 좋은 양구 백토의 위상을 찾기위해 박물관도 건립하고 다양한 전시 이벤트로 강원도의 값진 도자 문화의 맥을 찾고 있는 중이다. 고려시대부터 600여 년간 백자 생산이 지속되었으며 최근 다시금 양구군의 경제적 관심과 문화 창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현재의 재현 작업은 과거의 전통 작품과 재료위에 개성적 창조가 더해져 미래지향적으로 도자 문화의 질적 향상 도모와 민족 문화 계승에 이바지하는 사례라 하겠다.
현재 도예인재 양성으로 두 군데 고등학교에 전공이 있었으나, 다른 강습으로 대체되었으며 대학은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미술학과 속에 전공이 있고 삼척캠퍼스엔 20년의 역사로 상존해 있으며 강릉대학교, 원주상지대학교에 도예가 존속해 있다. 입시에서도 지역자체 수급이 어려워 열악한 상태이고 타 지역 도예학생 일부가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시군 정도에는 여성회관, 노인회관등에 도예가 개설되어 있고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폐교에 설치된 체험학습장이 있으며 초등학교 별로 특별하게 개설되어 도예전공자가 강사로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
공방현황도 대도시에 두서너 개씩 운영되고 있으며, 강원현대 도예가회에서 매년 정기전 개최로 공식적인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으며, 강원도 소재 대학교수들과 동문이 주축으로 타지역에서 활동하는 인원과 함께 지역순회 전시를 열고 있다. 지역이 관광산업의 주축으로 도예상품이 필연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인구 150만이 광범위 지역으로 분산된 상태로 도시 인구의 집약성이 약해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역산업으로써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겠다.

도예인력 양성의 수급현실
전에는 고등학교에서 도예학생의 지원으로 명맥을 이어 왔으나 최근 그나마 전환이 되어 전무한 상태로 지방대학의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사인이기도 하다. 학교 측의 사정은 기능대회에 일반인과 경쟁하여 메달 성적이 불가능하다 보니 존재 가치가 미약해 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지도하는 전공 선생님이 적은 데다가 이동이 생기고, 전공 수준의 지도가 어렵고, 지원학생의 가난으로 인한 혜택의 한계, 도자의 힘든 인식, 디지털 문화의 급성장 그리고 취업난의 생활 비전이 약하다 보니 점차 도태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가지고 있었고 현실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인적 자원의 고갈은 인원 수급의 어려움을 유발하며 지방대학은 타격의 악순환을 받고 있다 하겠다.
사회적 인프라의 형성으로 국가적 정책이 절실하며 시장논리 앞에선 우후죽순이 정리되고 수요와 공급의 현실적인 자리 매김이 필요하다 하겠다. 모든 것이 유리한 중앙 중심이 현재가 아닌가 그리고 대학에서 실습을 전제로 하는 도예수업의 특성상 지금의 교과과정은 매우 형식적인 논리로 과연 경쟁력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정으로 되어있지 못하다는 문제를 거론하고 싶다.
신입생이 4년간이면 무슨 일이든 이뤄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1년차엔 대부분 교양에 치중되어 있고 방학이 길고 한 학기 수업으로 일반적으로 한 과목 실습은 4시간으로 15주간 수업으로 되어있지만 학교 행사 등을 빼고 나면 10주 정도면 양호한 수업상태로 여겨지며 1주일에 한번씩 돌아오는 수업으로 40시간 정도 이수하면 한 학기가 끝나는 현실 앞에서 실습과목의 교육 목표 달성은 무기력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나마 자각이라도 하여 야간시간과 짜투리 시간에 연습하거나 방학때 현장 체험을 하거나 보충을 해도 모자랄 판에 현실성 없는 제도의 한계로 형식적인 실습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더구나 공모전 등을 도전 하려면 방학 기간을 할애하는 헌신 없이는 지도를 받거나 장소의 여건을 극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도예의 기능 습득은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과거직업 훈련원에서 기숙하면서 전공 수업을 매일 집중적으로 이수하여 기능도를 높인 사람은 도자전공의 깊이가 베어들어 이탈하지 않고 지금까지 도예가의 길을 가고 있는 모습에서 시사하는 의미를 새겨본다. 단지 수능성적은 미약하지만 실습에서 묵묵히 인내하는 모습은 매우 희망적이며, 착한 심성은 도예의 본질에 적합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하겠다.
기능대회의 현실과 비전
수년 수십 년 간 정진해온 도예가와 1~2년 정도 연습된 고교생과의 대회는 명백한 반칙 게임이다. 그 결과로 학생메달 수상자 배출은 어려워지고 학교 측은 관심의 투자가치를 따질 수 밖에는 없다. 학교도 수상자를 배출해야 위상이 높아져 지원과 혜택이 주어질텐데 현실적 전공 변모를 탓할 수만은 없다. 필자가 심사위원이었을 때 수 없이 문제점을 건의해도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때문인지 도예의 고유한 특성이 고려되지 못했고 대회가 행정편의, 기관홍보로 일관했고 이러한 인식은 도예 발전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일반부, 학생부 그중에서 여학생부도 만들어 대회가 치러져야 경쟁의 모순을 가지지 않을 텐데 결과위주의 제도 유지는 점차 인재를 양성해 내지 못하고, 새로운 대회운영으로  도전과 희망의 대회가 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결국 학생들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회의만 가중 될 것이다. 기능대회 도자기 직종 문제는 물레성형으로 크기와 치수 기능에 치중되어 큰 물레 성형이 전제되어야 하며, 숙련된 장인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도예의 특성은 창의성이다. 예술성을 함께 측정하는 문제는 불가능 한 것인가? 도예물의 치수는 도예가가 지녀야 할 중요한 기본 기능임은 틀림없지만 수축에 의한 몇mm 게임으로 승부 지우는 것은 본질이 아닌 것이다. 물론 대회 성격상 심사논란을 없애는 방법일 뿐 대회의 근본적 목적 하는 것은 고유기능성과 예술적 창조성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 도자 문화를 지탱해온 정신이며 창조는 배제되고 기능에만 치우친 제도는 편협된 것으로 도자 발전을 답보 상태로 만든 저해 요소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대학 전공자의 변방으로 도외시 되어있는 기능 대회를, 대학의 인재 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기도 하다.
편의와 결과 위주의 편협은 도예기능인 양성에도 한계점을 야기할 것이다. 독창적인 도예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복제와 모방으로만 흘러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다. 제도를 과감히 개선하는 대안으로 체육에서 시행하는 기능점수와 예능점수의 병행제도 그리고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를 제외한 심사로 총 점수의 역기능을 배제하는 제도 어떨까? 이것은 도예인 저변확대와 인재양성의 동기부여, 대학 출신들의 도전의식과 사회적 관심의 인프라 형성 등으로 유도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기능을 전제로 한 기본적 평가와 창의적 자율 테마를 제시하며 종합평가하여 생각하는 도예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운영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많아 시행착오를 극복하면 흥미로운 괘도에 올라 설 것이다. 세계기능 올림픽에 채택될 수 있는 대회로 오랜 기능의 연륜만 전제 되던 패러다임을 개선하여 도예전반의 파급 효과와 인재 양성의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시해 본다.
도예 대학생들의 인식의 전환
앞으로 한국의 도예를 이끌어 갈 사람은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암울하여 그 명맥을 이어갈 명분이나 인식의 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공허할 것이다. 도자는 손에 의한 기능이 전제되므로 물레 기능을 먼저 습득한 자는 여러 가지 배워야 할 기능중에서 어렵고 중요한 것을 가진자가 되기에 입학시 내심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제 대학 교육이 합해지면 더욱 유능해지고 사회에서 부응되는 역할을 하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자기 기능에 대한 자족감으로 자아실현의 완성자처럼 대학 교육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들을 종종 보게 된다. 고교 때 배웠거나 기능대회 출전 연습으로 습득한 기능 하나면 도예를 전부 정복했다고 생각하는지 정말 잘못된 인식을 가진 학생을 볼 때가 있다. 또한 편입생을 보면 전문 학교때 배운 것이 전부인양 인식의 전환을 갖지 못하거나 또 물레 기능만이 전부이고 다른 기능은 필요치 않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학생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자기의 부족한 영역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인식의 범위를 넓혀가는 자도 있다. 기능습득, 디자인의 창의적 계발연구 그리고 이론적 공부를 잘 습득하고 보완하여 서로 균형을 이루어 총체적인 도예인이 되어야 함을 인식치 못하고 사회에서의 적응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전에 배운  첫 기능, 첫 스승, 첫 인식의 자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배움의 가슴을 열지 못하며 시간만 소비하다가 졸업하는 행동은 아쉬움과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의 사랑과 동기 부여와 책임을 통감할때가 있음을 밝혀둔다.
과거엔 스승 하나의 가르침으로 문화생의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현대는 너무 다양하고 정보의 홍수시대라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고 무엇이든 수련하는 자세로 미완성의 겸손으로 나를 완성시켜 나아가는 자세, 즉 가르침의 장점을 여러 선생으로부터 받아 들여 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공예의 속성인 제3자가 요구하는 취향에 부응할 수 있는 실력을 겸비하는 자가 도예인으로 튼튼한 자가 아니겠느냐. 좀더 높은 이상과 원대한 포부로 꾸준한 인내의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왜 내가 도공이 되어야 하는 인식이 먼저 자각될 수 있다면 모든 교육을 받아들이고 현장의 생태 체험과 비전을 느껴 정확한 인식으로 대처해 나아갈 것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학교의 성적 평가에 급급한 실습지도는 목적지 없는 가르침으로 시행착오를 범할 것이다. 그래서 첫 수업의 오리엔테이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기능습득 이전에 왜 이 과목이, 이 실습을 배워야 되는지 다음단계로 오르기 위해선 왜 필요한 내용인지의 명분 없이는 실습자체의 가치는 약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역시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관, 인생관. 비전의 산물로 스승의 지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겸손과 노력과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그 제자는 스승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물음에 새삼 각오를 다짐하게 될 이야기이다. 도예에서 물레 성형을 단기간에 이루기엔 벅찬 기술이다. 대형기물 연습시간 실습여건, 실습능력 등으로 기피의 대상이다. 물레는 여러 기술 중 하나일 뿐이고 이 벽을 넘지 못하면 도예인의 명칭이 무색한 인식이 만연되어 있는 현실이지만 도예 전반을 습득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마다 재능이 있다. 석고 잘 만지는 사람, 조각, 장식, 번조, 유약, 이론, 디자인, 아이디어, 디스플레이, 가르치는 기술, 장사, 예술 등등으로 세분해 다양하지만 물레가 근본이며 뿌리임을 부정 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실습 과목으로 절대적 점위성을 가지고 있으나 기피대상이고 점차 마스터 할려는 자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어떻게 보면 대학 교육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다. 중심을 배제하고는 도예전체를 도모하기엔 역부족 현상이 늘어날 것이며 명맥은 가늘어 질 것이다. 이 말은 물레를 절대 포기해서는 설자리가 취약하다는 뜻이다. 물레는 진하게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도예를 영위하다 보면 금방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쉽게 포기 할 수밖에 없는 원인도 물레가 취약하면 나타나고, 공방 창업도 물레가 전제로 되면 훨씬 운영하기가 수월하며 어렵고 힘든 기능의 습득자는 나중에 유리함을 깨달아야 될 것이다.
인식의 방향이 정하여지면 계획과 준비를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를 알게 되며 매사에 신중하게 도전과 배움을 받아들이게 된다. 기능을 전제로 하지만 기능도 깊은 사유를 통하여 습득해야 된다는 말이다.
도예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대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의지와 정열로 그들을 키워내야 하며 대학의 현실은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해 보았는가를 묻고 싶다. 충실한 수업은 끊임없는 수련과 경험과 준비와 연구 속에서 나타남을 굳게 믿는다. 이제는 도예 전반을 대학인이 주도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재양성의 중심으로 배가의 노력이 필요하며 시스템의 전환이 전제됨을 아쉬워하며 이런 일련의 일을 강원도 도예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국 도예에 관련된 전반 사항들의 진정한 물음에 성실히 답변을 준비하는 자들에겐 사족일 뿐 허공의 넉두리에 흩어질 것이기에 공허함을 감출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해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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