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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월호 | 작가 리뷰 ]

일상정감日常情感 - 김순희 Kim Soon Hee
  • 편집부
  • 등록 2009-07-14 16: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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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인철 경일대학교 조형대학 공예디자인학과 교수


꽃으로 물들다
봄을 지나 한껏 물오른
꽃들이 내리는 장대비에
장독 위, 담장,
댓돌, 우물가, 마당에
소복이 내려앉으며
깊은 여름을 물들이듯
내리는 비와 함께
오늘도 나는 흙내음 짙은 꽃물을
들이고 있다

작가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발견된 대상을 객관화 하고 있다. 일상이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항상 지속되는 범상적인 시간의 연속이다. 그러나 아리 골드먼은 “나에게 영적인 것이란 내가 하루 동안 한 모든 활동의 총계이다.”라고 하였다. 일상이란 항상 지나간 미래로 남게 되고 다가오는 과거로 이어지는 시간이다. 이러한 일련의 시간 속에서 체험되고 발견된 것이 작가의 심상 망을 거치면서 특별하게 실체화된다.
작가의 정감이란 일상이라는 삶의 형식을 통해 체험된 가장 구체적이고 실존적이며 진솔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그리고 표출되어지는 발상의 원천이다. 작가에게서 역사란 이러한 잔상들의 연속이며, 이것이 모여 통시적인 역사를 만들게 된다. 지속적인 시간 속에서 간혹 발생하는 범상치 않는 사건만이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 작가는 일상이라는 삶의 컨텍스트가 정감의 프리즘을 통과한 다양한 삶의 무늬에 의미를 부여하고 도구적인 실증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시골 농가의 구석을 자리한 장독대 위의 버려진, 간혹 필요시에 찾게 되는 잡기에도 작가에게는 예사롭지 않는 대상이다. 일상의 조형체험에서 인식된 것을 일상의 용기로 표출하고 있으며, 일상으로 이루어진 미적체험 구조의 변증적 양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가끔 도예가들은 우리민족이 지닌 도예문화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된 관습적인 도예에 대한 인식과 소위 아카데미즘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획일화된 탈 기능적인 양상, 그릇으로의 회귀라는 명분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용과 일상에 제작기준을 둔 용기들, 이 밖에도 다원화된 현대문화를 수용하는 많은 양식들을 두고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 예단한다. 이러한 주장들로 인해 상충과 대립, 갈등의 요소를 보이면서도 양식은 더욱더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는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변화와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고 있으며, 분리가  대립과 갈등의 징후가 아니라 소통과 집합과 융합을 위한 에너지의 원천으로 생각 한다. 그래서 주변부를 인정함으로써 통섭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분야의 특성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통공예의 건강한 줄기문화를 부여 받지 못한 우리의 근대공예문화는 인위적으로 이식한 식물처럼 착근의 고통을 견디어 왔다. 때문에 존재방식에 대한 과도기적인 혼란과 이후 여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다행이도 혼란 속에서 배태된 다양한 지류는 정리된 양상으로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전통의 지위가 향상되고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개념의 확대니 혹은 해체니 하는 확신 없는 구실과 주장이 소멸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젠 기능과 탈기능의 상충과 논쟁의 역사가 아니라 서로의 당위를 인정하는 상호보완적 양태로 오히려 융합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기계제품의 물신주의에 빠져 대접 받지 못했던 공예의 잔여시대가 지나고 디지털의 첨단과학이 우리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는 기대가 소멸되는 지금,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친 공예적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을 기대하게 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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