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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월호 | 뉴스단신 ]

제17회 동경테이블웨어페스티벌 참관과 일본 도자식기의 경향
  • 편집부
  • 등록 2009-07-11 13: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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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주 도자진흥재단 디자인지원실

 
동경테이블웨어페스티벌은 동경돔 주식회사, 요미우리신문사, NHK가 공동 주관하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도자기 전시ㆍ판매 박람회로 매년 2월 동경돔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1월 31일부터 2월8일까지 총 9일동안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 진행되었으며 입장료는 한화로 3만원 정도이다. 일본은 가정과 식당에서 도자기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어 테이블웨어페스티벌 역시 만원을 이뤘다. 오전 일찍부터 줄을 서서 입장하는 모습, 동경돔 야구장 관객석 한편을 가득 메운 채 관람객들이 도시락을 먹는 모습들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특히 많은 주부들이 삼삼오오 다니며 전시중인 도자기와 테이블웨어들을 보며 사뭇 진지하게 의견들을 나누고 구매도 하는 모습에서 생활 속에 스며있는 도자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박람회장에서는 도자기와 소품, 공간이 어울린 식문화·식공간과 함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용도와 색채, 디자인의 도자제품이 감상에서 판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는데, 전시별, 도자산지별, 판매전별로 출품된 도자기를 통해 일본의 도자기 경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6개 주요전시별 도자기 경향
첫 번째 특별기획전시 <청화백자의 계보>는 청화백자의 원류인 중국의 원·명·청대의 유물부터 시작해 일본, 유럽 순으로 청화백자의 역사와 현대까지의 전개과정을 테이블세팅이라는 형식을 통해 조명하였다. 중국의 경우, 경덕진의 유럽스타일 유물부터 시작해 청나라 스타일의 병과 접시, 항아리, 다기 등 유물을 테이블웨어식으로 연출하였으며, 일본의 청화백자는 초기 아리타 지역의 중국풍 청화스타일에서 중국과 다르게 농담차가 나는 다양한 블루톤의 물맛나는 청화와 일본풍의 문양과 패턴·식문화에 맞는 기형으로 전개되며, 유럽풍 서양식 테이블웨어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마지막 유럽의 청화백자의 경우 유럽특유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밝은 색의 청화백자 식기류가 전시되었으며 전시된 제품의 도자 회사들은 체코의 Cesky Porcelan, 프랑스의 Gien, 이탈리아의 Richard Ginori,덴마크의 Royal Copenhagen이었다. 그러나 청화백자의 계보에 한국의 청화백자가 빠져있는 것은 무척 아쉬웠다.
두 번째 <테이블세팅 식공간제안 전>은 매년 프로 테이블코디네이터, 요리연구·문화인들이 테이블세팅을 기획하여 11개의 개성있는 식공간 스타일을 제안해주는 전시였다. 올해는 《컬러풀 리빙》이라는 주제로 테이블뿐만 아니라 벽, 바닥 등 모든 공간의 어우러짐을 고려한 풀 스타일로써의 식공간을 제안해주고 있었으며, 도자기 역시 공간 속에서 녹아들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세 번째 <유명브랜드 도자상품전> 에서는 노리다케1)와 오쿠라도원2), Raynoud·Ercui3)에서 각각 본차이나류의 서양식 테이블웨어를 선보였다. 규모와 전통이 있는 회사들답게 자회사에서 개발된 다양한 패턴디자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책, 샘플들도 같이 전시하고 있었다.
네 번째 타재료와의 융합을 보여준 전시로 <칠기&도자기 세팅전>과 <은&유리,크리스탈 상품전>에서는 다양한 타재료와 도자기의 조화를 통해 식공간을 좀 더 풍요롭고 다채롭게 이끌고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 칠기는 도자기와 더불어 가장 대중적인 식기소재로 주칠과 흑칠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가벼우면서 반짝이는 칠기와 도자기와의 조화를 테이블 세팅으로 보여주며 도자기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었다. 특히 단순한 테이블 세팅이 아닌 도자기와 칠기를 결합한 3단 찬합디자인도 볼 수 있었다.
다섯 번째로 <테이블웨어 공모전 수상작전>은 식기 오리지날 디자인 부문과 테이블 코디네이터 부문으로 나뉘어져 전시돼 있었다. 식기 오리지널 디자인 부문의 경우는 전문가 50개 작품과 아마추어들의 50개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도자기·칠기·유리·금속·기타 등 다섯 개의 카테고리 안에서 선정이 되었다. 특히 공모전의 도자기의 경우 실험적인 형태와, 제작기법이 돋보였으며 식기부문임을 감안할 때 도전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하였다. 테이블 코디네이터 부문 총 72점 수상작 중, 한국에서 출품된 다섯 점이 선정된 것이 반가웠다. 그밖에 가족 기념일을 테마로 다양한 테이블코디 작품들에서는 외상을 기본으로 하고 개인용 식기를 따로 쓰는 일본의 식문화 특징상 1인용 매트류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최근의 한국 테이블웨어전에서도 매트류가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 비교되기도 하였다. 이번 동경돔 테이블웨어페스티벌의 테이블 코디네이터 부문 공모전 대상작의 경우도 원형태의 나무재질 매트류가 사용되었으며, 붉은색 라인패턴이 들어간 백자식기와 회색 냅킨, 붉은색 식탁보, 배경의 벽걸이까지 원과 사각, 면과 선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세련된 테이블세팅을 보여주었다.
여섯 번째로 <나의 스타일·선택 전>에서는 도자산지별 도자기 또는 판매전에 나온 작가 또는 요장별 제품으로 테이블세팅을 제안해 주었는데, 역시 종이·나무·칠기·도자기·천 등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1인용 매트류를 많이 볼 수 있었다. 
   
7개 도자산지별 도자기 경향                  
일본에는 곳곳에 도자산지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규모가 큰 대표적인 도자산지로는 아리타, 도코나메, 세토, 미노, 시가라키 등이 있다. 이번 테이블웨어페스티벌에서는 5개 지역의 7개 도자산지별로 도자제품을 브랜드관처럼 묶어 전시·판매하고 있어 일본전통 기술의 유약이나 디자인을 산지별로 비교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교통이 불편하여 산지별 태토, 유약 특성에 따라 도자기의 특징이 뚜렷했다고 하나, 현대에는 어느 지역에서나 태토, 유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 전반적으로 도자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도자산지별 도자기는 용도별 품목별로 세분화되어 생산·전시·판매되고 있어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한눈에 비교, 감상, 선택하기가 용이했다.
첫 번째로 기후현(중부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기후현 현대도자미술관이 있으며 미노국제공모전이 열리는 문화, 역사, 산업부문까지 가장 활발한 도자산지 중 하나)에 위치한 미노야키&토키시 도자산지관에서는 《돈부리100선/카레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역 도자제품을 전시·판매했다. 돈부리(큰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먹는 덮밥)는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돈부리 메뉴를 위한 오목한 볼 형태 디자인의 그릇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있었다. 또 한쪽에는 일본의 또 다른 대중음식인 카레를 담기 위해 약간 오목한 타원형의 접시 형태로 디자인된 그릇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음식이 담겨진 도자기사진, 상차림 사진과 함께 전시된 도자기들을 통해 일본의 음식 문화 속에 생활화 되어있는 도자기를 느낄 수 있었고, 실제 상차림 사진을 보며 나의 식탁에도 올려보면 어떨까하는 상상과 구매욕구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두 번째 다치미 도자산지관 역시 이 기후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음식에 맞는 그릇》이라는 주제로 손맛나는 도기 그릇부터 모던한 그릇, 본차이나류 까지 아주 다양한 제품을 품목별, 작가별로 전시·판매 중이었다.
세 번째 교야키&기요미즈야키 도자산지관에서는 《다양하게 활용되는 도자기》라는 주제로 교토지역의 도자기를 전시·판매하였으며 분청류의 도자기, 채색도기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네 번째 아이치현의 세토야키 도자산지관에서는 《오리베그릇/키노세문그릇》을 주제로 세토오리베라 하여 녹색유약과 우윳빛 하얀유약을 조합한 다양한 디자인의 오리베 그릇과 연갈색의 바탕에 다갈색의 점 또는 선으로 장식된 키노세문 그릇을 전시·판매하였다.
다섯 번째 역시 아이치현의 도코나메야키 도자산지관으로 《오차 주전자》를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무유번조 주전자를 선보였다.
여섯 번째로 일본에서 가장 큰 도자산지 중 하나인 사가현의 아리타야키 도자산지는 처음으로 백자가 만들어진 곳이며 중국식 채색기법도 받아들인 영향으로 일본풍의 화려한 패턴이 페인팅된 백자 생활도자기가 많이 보였으며, 전통적인 백자스타일 뿐만 아니라 현대적으로 디자인된 백자 제품도 같이 만나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리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가사키현의 하사미야키 도자산지관에서는 품목별·용도별 그릇과 요장별 작은 테이블세팅을 보여주었다. 부스의 가장자리에는 책장을 둘러놓은 듯한 배치로 요장별, 작가별 도자기를 전시·판매 중이었고, 각 요장과 작가는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 견본개념의 상차림별 세트구성을 제안해 실용성을 강조해주고 있었다. 부스의 중간 위치에는 용도에 따른 품목별(접시류/볼류/컵류/주전자류 등) 진열로 다양한 요장(작가)의 디자인을 한눈에 비교·선택하기 용이하였다. 특히 일본의 밥이나 국그릇 형태는 들고 먹는 문화가 반영되어 얇고 가볍고, 잡기 쉽게 옴폭하며 밑 부분의 턱이 좁고 높은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판매전의 도자기 경향
판매전의 도자기들은 판매요장별로 확연한 문양이나 기형의 스타일이 있어 상대적으로 다양해보였다. 기형은 보통 물레나 판상작업으로 제작한 수공예의 손맛이 나는 도기질의 도자기가 많았으며 둥근형을 기본으로 사각, 부채형, 팔각, 나뭇잎 등 자유로운 형태가 많았다. 장식된 기법 역시 흙의 질감을 살린 무유번조, 색유자기, 분청류, 핸드페인팅류 등 다양한 색채의 생활도자기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한국의 백자·분청·청자가 현대에도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있듯이, 일본에도 비젠(무유번조)류·오리베류·시노유류·백자 등 전통도자의 갈래를 이어가는 수공예 도자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판매전의 도자기 경향을 장식기법에 따라 크게 다섯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분류해 보았다.
첫 번째, 비젠야키(무유번조)류 도자기다. 일본은 일반인들도 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장작가마 번조도자기 또는 비젠야키류의 도자기를 구별할 줄 알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특히 비젠야끼류 도자기에는 보통 판상 또는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형태가 많아 자연스러운 흙의 질감과 잘 어우러지는 도자기들이 많았다. 두 번째는 백자류 도자기로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도기제품부터 캐스팅제품, 일본풍의 화려하고 빼곡한 핸드페인팅장식, 여백을 살린 자연물페인팅장식, 기하학적인 패턴장식, 심플한 스타일 등 다양했다. 세 번째 그룹으로는 일본인들이 좋아한다는 시노유와 분청류 도자기로 시노유는 자유롭고 따뜻한 느낌의 유약이다. 다양한 시노유와 분청류의 도자기가 눈에 띄었다. 네 번째, 오리베 스타일은 일본 전통도자기 중 하나로 다양하게 재디자인한 오리베스타일의 도자기를 볼 수 있었다. 다섯 번째로는 전면이 색채유약 또는 꽃문양으로 장식된 도자기류로 일본 특유의 빼곡하거나 짙은 다양한 색채의 문양과 유약의 도자기가 있었다.

동경돔 도자기 경향 조사 중,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비교되는 일본의 음식문화 속의 도자기 때문이다. 일본은 잘 디자인 된 그릇을 엄선하여 음식과 함께 조화롭게 차려내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한국의 경우도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생활환경이 발전함에 따라 식문화가 풍요로워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도자기가 생활 속에 문화로써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식문화와 현대생활 속에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가 다양하고 조화롭게 자리 잡을 그 날을 기대해 본다.    

※ 더 많은 이미지와 자료는 도자진흥재단 도자만권당 홈페이지toyalib. wocef.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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