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통해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하고 전통공예발전에 기여해 온 <제33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렸다. 문화재청과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대전은 전통을 보존·전승하고 그 토대위에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기 위해 여느 공예공모전보다도 전통성을 강조했다. 입선 이상의 수상작가 203명의 작품 479점을 선보인 자리는 덕수궁의 장소적 정취와 어우러져 전통공예의 의미와 예술적 가치가 더욱 돋보였다.
올해로 33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은 분야의 폭이 넓고 다양해 치열한 경합과 심사과정이 엄정했다. 지난 8월의 작품접수를 시작으로 총 404명의 작가가 출품한 457종 1,054점 중 전통과 전승에 기반한 216종 479점을 입선작으로 선정, 약 2개월동안 심사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다. 이 중 각 분과별 본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10종의 작품에 한해 ‘인터넷공람’과 ‘전문가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본상 후보작의 자질을 보다 심도있게 검증했다. 그 결과 특별감사를 거친 8종의 작품이 지난 9월 11일 최종심사인 2차심사에 진출해 작가프레젠테이션 및 심사위원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고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비롯한 주요 수상작들이 선정되었다.
본상 수상작은 최종 8개 분과에서 8점의 작품이 수상했다. 특히 대통령상에는 김경열의 「자연전통홍화염색」(염색)이 선정돼 우리 땅에서 제배한 홍화를 재료로 전통기법에 충실하게 염색한 작품과 이를 이용해 재현한 철릭출토복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총리상에는 조은실의 「지승주자와 승반과 잔」 (지승),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최선희의 「죽장경상」 (죽), 문화재청장상에 최태귀의 「거문고」 (악기)와 손문규의 「흑·주칠 풍혈원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원장상에 전상규의 「전통모필」(모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상에 나유미의 「평생도8곡병풍」(민화), 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이사장상에 노승순의 「매죽문백자양각호」(도자)가 각각 수상했다.
최승천 1차 심사위원장은 “이번 1차 심사에는 10개 분과에 3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해 전통성을 중점으로 심사하였습니다. 1분과(목 및 옻칠) 손문규의 「흑·주칠 풍혈원반」(칠)은 유물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전통기법과 전통재료 사용에 충실한 가운데 흑, 주칠의 색대비가 뛰어난 작품이었고, 2분과(화각·죽·각자) 최선희의 「죽장경상」은 유물을 충실히 고증해 제작된 작품으로 정교한 제작기법과 마감도장이 우수한 수작이었습니다. 6분과(지-종이) 조은실의 「지승주자와 승반과 잔」은 우아한 곡선을 가진 고려청자의 조형미 속에 지승의 특징을 잘 살린 결의 표현과 옻칠마감이 돋보인 작품이었으며, 8분과(불화,단청,민화) 나유미의 「평생도8곡병풍」은 매우 세밀한 인물표현과 세련되고 은근한 채색으로 실경의 풍치를 연상케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정양모 2차 심사위원장은 “우리 전승공예가 활성화되고 국민의 사랑을 받아 우리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33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은 서울 전시에 이어 10월 16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에서 열린다. 장인들의 예민하고 미묘한 울림이 있는 솜씨와 고운 공예품을 통해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도록 하자.
이연주 기자 maigreen9@naver.com
(본 기사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