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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월호 | 해외 ]

2008한국·폴란드 도자교류 워크샵 참가기
  • 편집부
  • 등록 2009-07-11 11:58:40
  • 수정 2009-07-11 12: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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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완 본지 편집장

행사명 _ Wood Fired Ceramics Workshop Wroclaw-Luboradow 2008 in Poland
주  제 _ Communication through the Fire
기  간 _ 2008. 9.25~10.19
장  소 _ 폴란드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 도예전공 실기실, 루브라도 도예센터 통가마
참가자 _ 심지수 유상덕 김대웅 최재일 문 호 김상우(이상 도예가), 장계현 갤러리 담 대표, 손문수 공예갤러리 나눔 큐레이터, 김태완 월간도예 편집장, 미하우 부쉬츠윈스키Michal Puszczynski 토마스 니주오카Tomasz Niedziołka 보젠나 사하르주크Bozena Sacharczuk 막달레나 가주르Magdalena Gazur 마테우스 그로벨르네Mateusz Grobelny 스타니스와프 브라크Stanisław Brach    모니카 파투츠윈스카Monika Patuszynska 안나 스페실라 스르페스카Anna Specylak -Skrzypecka  카타제나 한즐리크Katarzyna Handzlik 츠리스토프 로스폰텍Krzysztof Rozpondek 카타제나 코트윈스카 키에란Katarzyna Koczynska-Kielan 이자벨라 콜 코발레스카Izabela Cole- Kowaleska

1989년 한국과 폴란드의 첫 수교 이후, 양국은 줄곧 정치외교 분야에서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7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교류에도 불구하고 여타 유럽국가와 달리 폴란드는 여전히 낯선 나라로 여겨져 왔다. 특히 문화와 예술부분의 민간교류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필자는 최근 3년간 한국과 폴란드의 젊은 도예가들이 흙 작업의 인연으로 만나 열정을 갖고 진행하고 있는 의미있는 도자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올해 행사부터 공동 기획자와 저널리스트의 자격으로 동참하게 됐다.

<2008 한국·폴란드 도자교류 워크샵 - 불을 통한 소통Communication through the Fire>행사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25일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Wroclaw와 루브라도 도예센터Center for Ceramic Arts in Luboradow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양국의 젊은도예가들이 주축을 이뤄 전통장작가마를 활용한 도자예술관련 워크샵과 전시 등을 펼쳐 동유럽과 아시아간의 도자문화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교류를 확대하고자하는 목적으로 개최됐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 측 참가자로 도예가 7명과 큐레이터, 저널리스트가 참여했고 폴란드 측 참가자는 도예가와 조각가, 제품디자이너 등 10여명이 참여해 세미나와 작품제작시연, 장작가마번조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이 행사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했다. 주최 측인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는 폴란드 미술대학중 유능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대학으로 손꼽힌다. 특히 도예전공 출신 작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폴란드 도예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학교의 도예 교육과정은 총 5년이며 학사학위가 수여된다. 학교 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워크샵을 위한 실기실과 작품운반, 교통, 루브라도도예센터 내 시설사용 등을 지원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측 참가자의 비행경비와 현지체류비용 등을 후원했다.

30여년 역사의 ‘폴란드 국제포셀린심포지엄’ 참석
한국 측 참가자들은 개인일정을 이유로 각각 다른 스케쥴의 비행편으로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도착했다. 행사 첫날인 9월 25일, 참가자들은 <제32회 국제포셀린심포지엄International Ceramics Symposium>(회장 모니카 파투츠윈스카Monika Patuszynska) 주최 측의 초청으로 자체 협의하에 워크숍 일정을 하루 미루고 전시회 오픈식에 참석하기 위해 브로츠와프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거리에 있는 바우브지흐Walbrzych 지역으로 이동했다. 올해 <국제포셀린심포지엄>행사는 《포셀린의 또 다른 길Porcelain another Way》을 주제로 열려 전 세계 18개국 20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각국에서 모인 작가들은 조형, 캐스팅, 조각, 물레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중인 도예가들이다. 20여일간의 워크샵 행사에서 자신의 대표적인 작품을 포셀린 점토로 제작하고 번조, 완성한 작품들을 전시로 선보였다. 전시오픈식에 참여한 우리일행들은 작품 감상과 함께 이곳의 작가들에게 내일부터 브로츠와프에서 진행되는 교류 워크샵 행사도 알렸다.
<국제포셀린심포지엄>은 1977년 처음 시작된 폴란드의 대표적인 도예관련 행사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행사는 매년 9월에 열리며 행사기간동안 전 세계도예가와 조각가들이 참가해 바우브지흐 지역의 대형 도자기공장 네곳에서 포셀린작품 제작시연과 작품전을 선보인다.

낯선 공간에서 교감하는 흙의 몸짓 ‘제작시연’
9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워크샵은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의 도예전공 실기실에서 10일간 진행됐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 주어진 공간에서 자신의 대표작을 제작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 측 참여 작가 중 심지수는 물레성형에서 형성된 텍스추어를 지닌 흙판조각을 재조합하는 기器형태의 조형물 시리즈를 제작했고, 유상덕은 석고캐스팅을 이용한 미니멀한 도벽시리즈를, 김대웅은 가로세로 60cm가 넘는 대형도판위에 낮고 촘촘한 돌기를 세워 자연의 형상을 표현한 작품을, 최재일은 물레로 성형된 닭 형태의 조형물을, 문 호는 인간얼굴 구조를 식물구조인 줄기와 잎, 꽃술 등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현재 스위스지역에서 활동 중인 김상우는 전라도 전통 쳇바퀴 타래기법으로 만든 대형옹기들을 선보였다. 폴란드 측 작가 중 미하우 부쉬츠윈스키Michal Puszczynski는 인체를 해부한 듯 심장의 형태를 표현한 강한 텍스추어의 점토덩어리 작품을, 토마스 니주오카Tomasz Niedziołka,는 점토판조각을 조합한 모자이크형식의 조형물을, 보젠나 사하르주크Bozena Sacharczuk는 변형된 물레성형기법으로 물성표현을 자유롭게 표현한 기器형태의 작품을, 이자벨라 콜 코발레스카Izabela Cole-Kowaleska는 둥근 점토판에 돌기를 표현한 작품을, 막달레나 가주르Magdalena Gazur는 코일링으로 성형한 기물 표면의 갈라짐 기법을 활용한 조형물을 제작했다. 제작시연기간 내내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자신만의 작업 노하우를 공개하고 다른 여러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방법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긴장감이 맴도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국식 장작가마용어를 사용하는 폴란드 도예가들
10월 6일, 참여작가들은 작품제작시연 기간동안 성형, 건조한 작품을 포장해 브로츠와프에서 북쪽방향으로 약 60km거리의 전원에 자리한 ‘루브라도 도예센터’로 옮겼다. 루브라도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오염되지 않은 전원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도예센터는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이곳에는 2006년 폴란드 내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전통장작가마인 ‘루브라도 통가마’와 50여명의 인원까지 동시에 수용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우리 일행이 이곳에 도착해 실어온 기물들을 정리하는 사이 장작가마번조를 위해 개인 작가자격으로 작품을 준비해온 폴란드작가 7명이 더 합류했다.
가마재임은 10월 7일 오전부터 시작됐다. 통가마의 내부는 계단식 다섯칸이며 최고 너비2m, 높이1m80cm, 총길이가 7m이다. 맨 뒤쪽 굴뚝 바로 앞 한칸은 소금가마로 사용했다. 참여작가 모두가 열정적으로 쉼 없이 거든 덕에 보통 4일정도 걸리던 재임시간이 서른여섯시간만에 마무리됐다. 재임작업 중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이 나누는 대화(폴란드어)중에 ‘통가마’, ‘눈박이’, ‘지주’, ‘열판’ 등 우리말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2년 전 ‘루브라도 통가마’를 축조할 당시 한국도예가 김대웅씨가 참여해 함께 작업하면서 습득한 용어였던 것이다. 낯선장소와 낯선언어 속에서 발견한 우리말의 느낌은 한국TV프로그램에 출연한 파란눈의 외국인이 또렷한 발음으로 ‘김치’, ‘불고기’를 외쳤을 때 보다 더욱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 폴란드 작가들이 또 다른 곳에 우리식 전통가마를 짓고 작업하면서 우리말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게 되는 즐거운 상상을 하니 이것이 진정한 국제문화교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루브라도 전원 속에서 피어오르는 한국식 통가마 연기
10월 8일 오후 불지피기를 앞두고 모든 참가자들이 통가마 앞으로 모였다. 한국도예가 김대웅과 루브라도 도예센터 책임연구원인 미하우 부쉬츠윈스키Michal Puszczynski는 장작에 불을 붙이기전 약식 제례를 진행했다. 번조 중에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다스림의 한계를 넘어선 장작불에 의해 멋진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가마앞에 절을 하고 가마위에 놓인 차를 나눠 마신 후 첫 불을 지피는 의식시간은 이것에 익숙한 한국작가들은 물론 처음 경험하는 현지작가들 모두 엄숙하고 진지했다. 이후 진행된 불지피기는 3인 1조로 각 6시간씩 맡아 진행했다. 장작가마번조 경험자 1인과 비경험자 2인이 조를 이뤄 번조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불지피기는 총 5일이 소요됐다. 가마 번조 기간 중에는 많은 도예가와 도자애호가, 대학교수, 학생 등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4일째 밤, 많은 양의 나무가 투입되고 거센 붉은색 불꽃이 통가마 구멍 사이를 뚫고나오는 장관이 연출되자 가마곁을 지켜선 모든 참가자들이 연신 감탄을 연발했다.

다국적 토론으로 교감하는 공통의 언어 ‘도자예술’
워크샵 기간동안 세미나는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와 루브라도 도예센터에서 각각 한차례씩 진행됐다. 가장 먼저 유상덕 도예가가 준비한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 슬라이드 강연이 진행됐다. 이어 각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작업과정과 작품이 지닌 의미, 주제 등을 소개하고 자신의 작업공간도 공개했다. 질문과 토론이 자유롭게 진행되며 폴란드어와 영어, 한국어가 동시에 들리는 난상토론이 간간히 진행됐지만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도자예술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찾아 교감하기를 시도하는 젊은 작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필자가 이번 워크샵에 동참하면서 느낀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경을 넘나드는 젊은 도예가들의 열정’이었다. 도예가로 활동하며 열악한 문화수준이나 환경을 탓하기보다 젊은 도예가로써 지닌 열정으로 낯선곳에서 낯선이들과 어깨를 겨루며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자 하는 열정을 확인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갓 대학을 졸업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예비도예가들이 자신의 열정이 가야할 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지난시간과 앞으로의 계획
<한국·폴란드 도자교류 워크샵>은 지난 2003년부터 계획된 것으로 폴란드도예가 미하우 부쉬츠윈스키Michal Puszczynski와 한국도예가 김대웅이 폴란드 내에 통가마를 지어보자는 희망과 약속으로 시작됐다. 그 약속은 2006년 6월, 브로츠와프 예술아카데미의 지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김대웅 도예가가 폴란드 현지를 방문해 폴란드의 젊은 도예가들과 함께 한국식 통가마 축조하고 작품제작시연, 통가마 번조, 전시(브로츠와프 디자인 갤러리)에 참여한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뤄졌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같은해 10월 한국에서 진행됐다. 《공감Sympathy》을 주제로 진행된 워크샵에는 폴란드에서 날아온 작가 3명(미하우 부쉬츠윈스키Michal Puszczynski, 토마스 니주오카Tomasz Niedziołka, 보젠나 사하르주크Bozena Sacharczuk과 한국작가 6명(김대웅 김창섭 조승연 이호상 심지수)이 함께 참여해 경기도 시흥의 개인공방(꼴도방, 도자작업실R&B)에서 작품제작을 한 후 장작가마번조를 통해 완성된 작품을 서울 사간동 ‘갤러리ON’에서 전시를 가졌다. 올해 폴란드에서 갖게 된 세 번째 프로젝트 <한국·폴란드 도자교류 워크샵 - 불을 통한 소통Communication through the Fire>에 이어 네 번째 프로젝트는 내년으로 이어진다. 2009년 7월 서울 인사동의 한국공예문화진흥원 1, 2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기획전이다. 이 전시에는 주제에 맞춰 선정된 한국 작가 7인과 폴란드 작가 7인이 참여하게 되며 참여작가들은 현재 자신의 진행 중인 작품과 그 작품의 모태적 성격을 알 수 있는 작품 또는 이미지, 동영상 등을 동반 전시하게 된다. 앞으로 문화예술관련 재단 측의 원활한 후원을 전제한다면 추후에는 양국의 열정을 가진 신진작가를 발굴해 교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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