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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월호 | 작가 리뷰 ]

흙의 형상과 미니멀스트럭쳐 Earthen
  • 편집부
  • 등록 2009-07-11 1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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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화 KIM YOUN-HWA

- 김복영 미술평론가, 전 홍익대학교 교수  

김연화는 1990년대에 흙의 문제를 다루면서 흙, 물, 불, 바람 같은 자연의 네 가지 구성원소를 도예와 접목하는 한편 도예를 이것들 위에서 구조화할 수 있는 다섯번째의 것으로 이해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자연의 빛과 결을 추상화한 「결의 미학Aesthetics of the grain」을 선보인 이후 이번 박사학위 청구전에서 흙이란 어떠한 형성요인을 가질 수 있는가를 고찰하는 「EARTHEN」을 내놓는다.
그의 접근태도는 흙을 사물의 ‘형상인’이라는 보편형태와 구조를 빌려 모색하는데 있다. 하나의 사물이 갖는 형상인자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접근하되, 형상인자를 그것의 최소의 단위인 ‘미니멀 스트럭처’로 환원함으로써 그것들의 최소한의 일면을 다루고 있어 결합체로써의 복합구조를 전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일찍이 「결의 미학」에서 그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물의 짜임결정체인 ‘그레인gran’의 3차원 구조였다. 어떻게 자연물의 결을 3차원적으로 구조화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이것들을 캐스팅한 결을 원기둥, 입방체, 다면체에 차례로 전사해서 구워낸 희고 푸른 빛의 입체기하 세라믹을 보여주었다. 연구자의 탐구가 자연스럽게 이번 학위전에서 종래의 3차원 입체를 2차원 평면으로 차환하려는 의도로 발전된 데에는 일련의 맥락이 들어난다. 흙의 형상인을 2차원 미니멀 스트럭쳐로 검증하려는 시도는 크게 플로어피스와 벽걸이 두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형태단위는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 세 가지다. 여기에 색채단위로 검정, 빨강, 파랑, 흰색, 노랑 등 5색의 틴트와 쉐이드가 가세한다. 결합의 방식은 정교한 래티스로 동질크기의 정사각형을 배열하는 것과 대소병열에 의해 크기와 틴트, 쉐이드를 달리하는 사각과 원을 상하좌우로 배열하는 경우로 대별된다.
연구자의 배열방식은 색상대비, 명도대비 외에도 채도대비를 적극 활용하면서 도자형태에다 그래피즘을 곁들여 자신만의 개성화와 특성화를 엿보게 한다. 주로 래티스배열에서는 색상대비와 도자선을 중심으로 하는 그래피즘을 혼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병열배열에서는 명도대비와 채도대비가 돋보인다. 고고명도, 중중명도, 고저명도, 고중명도의 대비와 고고채도, 고저채도의 집합을 고르게 찾아볼 수 있다.
청구전은 플로어피스에서는 Earthen Tiles 에다  도자의 top, front, side view를 Sand Blasting을 가하여 전체가 그래픽한 선조를 띠게 한 것이 일품이다. 여기에다 여백의 타일의 평면은 diamond coating에 의해 투명한 윤색의 영롱함을 드러낸다.
근작들은 형태의 최대 단순화와 빛의 물성을 곁들여 도조의 형상인이란 어떠한 양상으로 정의 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개념미술로써 도예를 강조한다.
여기에 조소나 회화의 그것과의 차별화를 뜻하는 도자선으로 그의 시도가 세라믹의 범주임을 확인시킨다. 이를 멀티비디오 아홉대의 영상으로 그가 도자입체를 어떻게 평면으로 환원시키는지를 시사하는 영상화면을 곁들여 디지털 빛과 색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궁극적으로 김연화의 박사학위청구전은 형태에 대한 인류의 이해에 있어서 맥시멀 스트럭처의 반대편에서 미니멀 스트럭처가 대극을 이룬다는 것, 그리고 인류의 복잡한 맥시멀리즘의 형상 충동 저 너머에는 언제나 환원적 단순화의 충동, 다시 말해 미니멀리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세라믹 테크닉을 빌려 보여준다. 이에 즈음해서, 그간의 연구사의 맥락이 일관성을 보일뿐 아니라 그 성과를 확실히 하고 있어 이번 박사학위 청구전을 기꺼이 추천한다.

작가 김연화는 서울산업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과 동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공예가협회와 도자디자인회, 질꼴, 조형예술학회, 한국공예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서울산업대학교 조형대학 겸임교수와 (주)화인컴스디자인 이사직을 맡고 있다.

 

(본 기사는 일부자료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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