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호 도예전 2002. 7. 3 ~ 7. 9 통인화랑
‘분청’작업의 현대적 조율이 보이는 도판작업
글/장계현 통인화랑 수석큐레이터
근간에 들어서 분청 작업은 많은 도예가들에게 흥미로운 작업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분청사기는 미술사학자인 고유섭 선생에 의해 분장회청사기라고 명명되어진 후 분청사기로 불리기 시작하였지만, 현재의 분청작업에 있어서는 조금은 답보 상태인 것이 도예계의 실정이다. 이번 임진호도예전에서는 전통도자의 한 종류로 많이 쓰여진 분청사기의 기법을 현대적으로 작업한 조형작업으로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즉, 분청사기의 기법이 가지는 7가지의 기본 제작 기법인 인화, 상감, 덤벙, 귀얄, 철화, 조화, 박지 등에서 나아가서 ‘늘여 붙이기’라는 새로운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제작 기법은 점토판 위에 색화장토를 바른후, 풍경과 정물 등은 조화 기법으로, 떡살문은 인화기법으로 표현한 후 점토판을 늘여주면 이때 나타나는 작업의 효과는 인위적으로 작가가 의도한 것과는 다른 점토의 물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분청사기가 갖는 다양한 기법들을 효율적으로 변화 발전시키고 있는 임진호의 분청 작업은 벽면 설치에 있어서 기존의 액자 사용을 배제하고 고가구의 판재와 장석 손잡이의 효율적 결합으로 더더욱 그 작업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작가의 의도된 작업과 움직임으로 인한 흙이 가진 물성의 변화효과로 가뭄으로 갈라진 마른 땅과도 같은 갈라짐의 효과는 인위성을 가진인화분청작업에 즉흥성을 가미시켜 재미있는 분청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산과 정물에 대한 조형작업이 작가가 인화조화문분장과 늘여붙이기의 제작기법, 그리고 고가구의 판재와 더불어 완성도 높은 작업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예가가 자기만의 제작 기법을 가지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전마다 다른 주제를 설정하여 새롭게 보여 주고 있는 작가에서작업에 대한 성실성과 창의성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조형성에 대한 모색과 조형물 안에서 표현되어지는 문양과 자신에게 맞는 흙이라는 질료의 모색은 작가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작업이리라 본다. 이에 대해 작가 임진호는 흙에 대한 충분한 물성 연구와 더불어 분청 작업의 새로운 방법 제시로 인하여 이번 전시에서는 판작업으로 그 완결성을 더하고 있다.현재 강남대에 도예과 교수 재직중인 작가는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자신의 작업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 뒷편에 작업장을 두고 틈틈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새로운 공간에서 작업을 구상을 하고 있는 작가에게서 다음 전시에 대한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