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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월호 | 전시토픽 ]

2008 한중일 현대도예
  • 박정근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 등록 2009-06-13 14:48:16
  • 수정 2024-07-22 12: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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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근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전시명 : 2008 한중일 현대도예-신세대 교감전
일  시 : 2008.8.27~10.31
장  소 : 중국 광동성 포산현대도자박물관·스완현대도자미술관
참가자 : 3개국 57개 대학, 대학원생 302명
작품수 : 한국 159점(교수 및 작가 28점, 학생 131점) 중국 83점(교수 및 작가 62점, 학생 21점) 일본 44점(교수 16점, 학생 28점)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한중일 현대도예 신세대의 교감전>(이후 교감전) 은 역대전시 중 가장 많은 57개 대학 302명의 대학원생이 참가하는 대규모전시로 발전했다. 교감전은 대학원생들의 교류를 통해 아시아 삼국 현대도예의 현황을 진단하고 나아가 각 국의 대학교육을 책임질 인재를 양성할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교육적 취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전시행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개최국을 방문하여 세미나에 참석, 답사를 통해 그 나라의 도자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타국의 학생들과 교류를 통해 시야를 넓히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여 왔다. 중국에서는 처음 열리게 된 이번 전시 또한 이러한 취지에서 진행되었지만 규모가 커진 한편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전시는 중국 광동성 포산시 소재의 난펑구쟈 공원내의 포산현대도자박물관과 스완현대도자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대학원생의 전시인 교감전과 교수들의 특별전으로 기획되었지만 실제전시는 이에 대한 구별 없이 진행되었다.(학생들의 작품과 교수들의 작품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도록을 참고해야 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 작품이 어떠한 성향과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후 전시에서 좀 더 치밀한 계획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전시의 내용을 보면 중국의 경우 자국에서 열리는 전시인 만큼 많은 수의 작품이 출품 되었다. 작품의 수준 또한 예년에 비해 확연하게 높아 보였다. 소재나 형식이 다양해졌고 완성도가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총83명의 출품자 중 62명이 현직 교수들과 현역에서 활동 중인 기성작가들이어서 학생들의 작품을 정확하게 구별하여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학생들의 작품 또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16명의 교수와 44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일본작품은 도자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개념이나 구체적인 형상을 이용한 작품들도 많이 보였던 2006년 일본전시와 비교해 좀 더 단순화된 형식의 작품이 출품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의 경우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개념을 도자의 물성이나 형식을 강조하며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은 28명의 교수와 강사들 그리고 159명의 학생이 출품해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이 출품되었고, 형식과 내용면에서 완성도 있는 작품들도 있었으나 대학원생작품으로 국제전시에 내놓기에 성의 없어 보이는 것 또한 많았다. 학위를 받아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될 수 있는 대학원생이라면 최소한 자신이 내놓는 작품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책임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담보될 때 이 전시가 가진 근본적인 목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전시이외에 행사로는 첫째 날 대학의 도예교육과 문화산업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고 둘째 날 참가자들의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행사가 진행된 이틀 동안 참가학생들의 교류를 위한 저녁 행사가 마련되었다. 글의 앞에서 밝혔듯이 이러한 행사는 3국의 학생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상호간의 이해와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서로간의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세미나에서의 질문은 중국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한국학생들의 질문은 없었다. 워크숍의 경우 예년을 떠올리면 학생들이 평소에 표현하던 형태나 기법을 이용해 워크숍을 진행함으로써 상호간에 질문하고 답변하는 등의 교류가 이루어졌으나 이번에는 중국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일정한 규격의 도판에만 성형함으로써 비교적 평이하고 제한적인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상호간의 질문이나 소통은 줄어들었다. 저녁 만찬이나 행사시에도 학생들은 학교별로 자리를 잡고 않아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또한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명함을 들고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 학생들과 교류하려는 모습을 보였던 예년의 경우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성의 없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학생들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한 요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는 크게 두 가지의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5회를 맞이하는 교감전의 연혁과 둘째 대형화된 전시의 규모이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학생들의 인식의 변화와 전시운영의 미숙함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교감전이 1,2,3회를 거치는 동안 학생들의 인식은 지금의 학생들과 조금은 차이가 있었던 듯하다. 과거 대학원생들에게는 어렵게 주어진 기회였고 결코 쉽게 만들어진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제작에 전력을 다했고 학생들간의 교류 또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에게 교감전은 예전부터 계속해오던 당연한 전시가 되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감전은 연례행사가 아니며, 대학원생들이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전시는 더더욱 아니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두번째로 전시가 대형화되면서 세밀한 부분의 계획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적절한 작품의 질을 담보하지 못한 부분과 학생들의 소통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양적으로 팽창한 전시의 질적인 부분을 학생들의 인식에만 의존하는 것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중국특유의 보여주기식 행사가 진행됨으로써 학생들을 주체가 아닌 관람객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참가 학교별로 작품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전시가 시작되기 전 사전 모임을 갖고 서로간에 충분한 이해와 토론을 거친다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교감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위상 또한 커지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도예교육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대학원생들에게 좀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시가 조금 더 올바른 인식 속에서 짜임새 있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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