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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월호 | 특집 ]

차를 담는 공간 ‘다기茶器’, 마음을 나누는 공간 ‘다실茶室’ - 정호경
  • 편집부
  • 등록 2009-06-13 13:56:11
  • 수정 2009-06-13 14: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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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공간 속의 다실
  • | 글 사진 정호경 동의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건축평론가인 노베르그 슐츠는 “주거의 두 가지 요건은 정체성identity과 정위성orientation에 있다.”라고 말한다. 주변 환경을 경험하고 인식하면서 정신적 자아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주거 공간은 다변화된 사회적 환경변화와 거주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공간기능과 의장형식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가족 구성요소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공간구성은 다양한 생활양태를 가진 현대인의 거주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무리이다. 또한 TV시청각실로 전락한 거실은 이제 더 이상 주거공간에서의 커뮤니티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주거공간에서는 제대로 된 주거의 정체성과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사회심리학자인 아끼야마 다까노리는 “도시생활의 문제점은 과밀이 아니고 다양한 공간의 부족에 있다.”고 말한다. 단순하고 반복적 기능들의 공간, TV시청각실이 되어버린 거실, 먼지 쌓인 어정쩡한 방들, 쓰임새가 떨어진 창고같은 발코니들,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공간을 찾아서 다실로 재구성해본다. 가족의 휴식과 화목을 위한, 이웃과의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커뮤니티로써의 주거공간속 다실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 거실에 꾸민 다실
주거공간에서의 중심은 거실이다. 이전의 한식주택에서 소위 큰방이라는 곳에서 행해지던 휴식, 오락, 취미, 손님 접대 등의 기능이 이제 거실에서 행해진다. 그 거실에 꾸민 다실이다.
전면 오픈된 창의 면적을 줄여 공간의 심도를 높였다. 장식적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고 단순화하여 주변공간과 일체감을 잃지 않도록 하였으며,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지나치게 무겁거나 경직되지 않도록 하였다. 심플한 스타일의 조형미속에 전통적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밝고 우아한 스타일의 다실이다.

아파트 방에 꾸민 다실
짙푸른 코발트색 바다위로 점점이 선박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부산항. 그 항구가 발치아래까지 펼쳐져 있는 평범한 외형의 어느 고층 아파트다. 이 아파트의 한 세대에 작은 다실을 꾸며보았다.
기존의 문과 창은 전통 한지 격자문으로 바꾸어 은은하고 차분한 조명을 연출하며, 출입문은 고재문틀과 한지문으로 꾸며 다른 출입구와 차별화하였다. 벽체마감은 고목재와 올굵은 패브릭 느낌의 벽지로 구성하고 노란 종이 장판을 깔아 친근하고 따뜻한 내부 분위기를 나타내려 하였으며 전면벽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옛 시골집의 정취를 담으려고 하였다.
기존의 공간과 차별화함으로써 은근한 옛 공간미와 차향이 베어있는 특별한 공간이기를 기대하며, 긴 겨울밤 도란도란 옛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건넛방 같은 다실을 꿈꿔본다.

아파트 작은 방에 꾸민 다실
늘어진 버들가지, 작은 연못, 물풀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풍경이다. 이 풍경을 이미지화하여 다실로 끌어들였다. 버들가지아래 석정石井을 놓고 물풀을 띄웠다.
한지느낌의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의 배경을 연출하였다. 비교적 간결한 수법으로 장식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였으며   많은 여백을 두고자 했다.
진회색 현무암과 휜 소나무 고재를 이용하여 만든 알코브 장식장은 전통적 내부 분위기를 만들 뿐 아니라 전면 구석 한켠에 배치하여 자칫 너무 정적일 수 있는 공간에 시각적 무게 중심을 쏠리게 하면서 집중력과 긴장감을 꾀하고자 했다. 또한 다구 수납장을 벽장 안으로 숨기고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줄여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차공간을 연출하고자 하였다.

주택의 다실을 리모델링한 다실
사람은 어릴적 성장하던 주변환경에 의해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고 지각한다. 성장기의 각각 다른 환경에 대한 체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개개인의 의식 속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공간에 대한 인지감각 또한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이는 다양한 유형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기도 하며 많은 다인들이 다양하고 개성있는 자기만의 차공간을 꾸미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같은 이유일 것이다.
기존 다실을 재구성한 모던풍의 다실이다. 목재바탕의 알코브형 장식선반은 가로로 분절된 밝은 벽들과 강한 대비를 이루며 내부공간에서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며 수평적 요소와 수직적 요소인 선반과 가리개그림에 의해 구성된 벽면은 공간에 안정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주고 있다. 사용자의 특성상 장식적 요소는 최대한 억제하고 기능적 부분에 충실하고자 하였으며 기하학적 직선미 속에 전통적 절제미가 함께 베어나는 다실이다.

거실전면발코니를 이용한 다실
최근 아파트에서 발코니를 없애고 거실을 확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고층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 아파트에서 발코니는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갑작스런 변화에서 오는 물리적 심리적 불안정을 완충시켜 주는 전이轉移공간인 동시에 단조로운 실내공간에서 특성화된 기능을 가진 유용한 공간이기도 하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월간도예 2009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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