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 베이징은 2008년 마지막 전시로 중국 젊은 작가 그룹전과 함께 갤러리 3동에서 11월 22일부터 2009년 1월 18일까지 도예가 최지만 개인전을 개최해 신작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과 한국은 예로부터 세계적인 도자기 생산지로써 유구한 역사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다른 장르의 예술작품들의 빠른 변화 속에서 예술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예술작품으로의 명목이 무색해질 만큼 도자기의 미술사적 위치는 과거의 것으로 머물러 있다. 시대적 변화를 감지한 도예계는 서민들의 삶과 진솔한 풍경을 들려주던 도자기의 실용적 가치와 더불어 현대적 미각을 부가하여 새로운 21세기형 도자기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최지만의 작업이 위치한다.
1997년부터 도자기로 인물작업을 주로 해 온 그는 유학시절 내면세계의 감정표현에 치중한 작품을 비롯하여 귀국 이후 외부 세상에 눈을 돌린 사회학적 발언으로써의 작품까지 내부와 외부를 끊임없이 왕래하는 작품을 제작한다. 때로 역사를 토대로 현재를 추측하듯 그는 과거의 전통적 재료 위에 현 시대의 가치관과 담론에 대한 메타포를 투사하여 대화의 과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개인과 사회, 자아와 타자, 전통과 현재 등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진행되어 온 그의 작품에는 소통이라는 주요한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최지만의 최근 작업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야기되는 많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표면적인 비판이 아닌 근본적인 해답을 찾고자 한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작가의 개인사에서 비롯된 이번 신작은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들은 연극무대에서 곱게 단장하고 관객들을 맞이하는 배우처럼 예쁜 화장과 각각의 표정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듯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많은 동화 속에서 흔히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동물들의 이야기처럼 이들은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봄직한 동물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들의 얼굴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흔히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고, 미래의 후손들에게는 과거가 된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편집부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년 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