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인도 동남아시아실
2008.3.11~2010.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08년 3월 11일부터 <베트남,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약 2년간 전시가 진행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트남 도자기를 비롯한 소수민족의 의상, 섬유, 목공예, 나전칠기, 청동 북 등 다양한 공예품을 통해 베트남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전시는 전시품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베트남 사람들과 공예》《베트남과 고대문화》《베트남의 도자기》 등 크게 3부분으로 분리되어 전시공간이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 유물들은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 국립민족학박물관, 국립미술관에서 대여한 베트남 공예품으로 이루어졌다.
베트남 사람들과 공예
베트남은 54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다민족 국가이다. 소수민족들과 관련된 의상, 바구니, 악기, 인형, 나전칠기 등의 공예품은 그들의 삶속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3세기부터 북쪽 삼각주 지역에서는 비엣Viet족의 독특한 전통 공연인 수상인형극이 행해졌는데 이때 사용했던 인형과 전통악기 등을 통해 그들의 놀이문화를 엿볼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인형들은 농부와 밭을 가는 물소 등 베트남 시골 농촌의 일상을 반영한다. 전시장 내 눈길을 끄는 또다른 공예품은 「죽은이를 위한 나무 조각상」으로 중앙 고원지대 바나족의 공동묘지 울타리에 세워두던 것이다. 바나족은 시신을 매장한 후 3년이 지나면 죽은이의 혼을 보내는 의식을 치르는데 이때 가족들은 솜씨 좋은 장인에게 부탁해 무덤을 장식할 나무 조각상을 만들어 무덤을 꾸민다.
베트남의 고대문화
고대 아시아 청동기 문화를 이끈 동선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동선문화는 베트남 북부 타인호아성 동선유적에서 유래하며 연대는 대략 기원전 10세기에서 기원 1세기로 추정되며 그 대표적인 유물이 바로 청동 북이다. 청동 북은 주로 의례 때 사용되던 것으로 베트남 민족 공동체의 긍지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 문명과 문화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북의 윗면 가장자리에는 네마리 두꺼비가 자리하고 있고 원형의 기하 문양이 층층이 둘러져 있으며 날고 있는 새가 생동감 있게 장식되어 있다. 이와 함께 동선Dong Son문화 청동유물 중 손에 꼽히는 걸작으로 「사람모양의 등잔」이 있다. 무릎을 꿇고있는 사람의 모습은 무척 사실적으로 인물의 머리에는 상투, 이마에는 머리띠, 그리고 목에는 목걸이를 했으며 어깨와 등에는 S자 형태의 장식이 달려있다. 손은 가슴 쪽에 모아 등잔받침을 받치고 있으며 꽃무늬가 달린 허리끈을 하고있다.
베트남의 도자기
베트남은 중국이외에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시유 도기를 제작한 나라 중 하나이다. 한 대에서 당대에 걸친 중국의 지배 속에서 제작된 중국적인 도기로 시작해 베트남 독립왕조인 리Ly 1010-1225왕조 이후에 본격적인 자기가 생산되었다. 그 이후 쩐Tran1225-1400왕조부터 레1428-1788 왕조를 거치며 중국도자의 선진 도자기술을 수용하면서도 독특한 특성을 일구어냈다. 베트남의 도자기는 수수하고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다소 중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베트남만의 소박함과 그 안에 숨겨진 유쾌함들이 엿보여 매력적이다. 다양한 형태와 무늬의 연적, 병, 합, 대접, 항아리, 벼루, 접시, 수반 등을 통해 세계에서 중국과 한국다음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베트남 도자기의 시원과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통사적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1997년 세계를 경악케 했던 꾸라오짬(호이안) 침몰선 출토품이 선보여 흥미로운데 이는 15~16세기 전세계 도자문화를 선도했던 찬란한 베트남의 도자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다.
아시아관 김영미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 베트남 공예품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베트남 문화는 소박하면서도 순수한데 특히 베트남 도자기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 안에서 베트남만의 고유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2년간 상설전으로 열릴 예정이며 전시중 유물교체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해설은 하루에 네 번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와 3시에 있으며 관람료는 2000원.
<본 사이트에는 일부 사진과 표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