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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9월호 | 전시리뷰 ]

김인선 도예전 2002. 7. 10 ~ 7. 16 통인화랑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3:26:13
  • 수정 2018-02-19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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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선 도예전 2002. 7. 10 ~ 7. 16 통인화랑

도자 속에 비춰진 도시의 상흔 글/장계현 통인화랑 수석큐레이터

지난 늦겨울 양평에 있는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봄기운도 약간은 보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찬 기운이 온 몸을 감싸고 있었다. 거실과 면해있는 작업장에는 사라져버린 아틀란티스의 유적과도 같은 도시의 잔해가 주된 작업들이 줄지어 가마 안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 김인선은 자신의 작업을 대학원 졸업한 이후 조형도자로 작업의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도시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89년 첫 개인전이후 아직까지도 줄곧 작업의 테마로 삼고 있다고 한다.

도시, 그것도 발달한 네온 싸인이 들어오는 화려한 느낌의 도시가 아니라 파괴되어 남겨진 황폐한 사막과도 같은 도시 이미지이다. 왜 작가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파괴되어버린 도시라는 것으로 설정하였을까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였다. 이에 대해 작가는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주변 부모 형제들이 겪어온 전쟁에 대한 상흔들에 대한 자신의 체험 속에서의 일처럼 깊게 각인되어 자신의 작업으로 투영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20년 전에 다녀온 첫번째 유럽여행에서의 경험도 작가에게 있어 꽤나 큰 충격으로 남아 있는 듯하였다. 인간들의 산업화의 발달의 산물인 도시가 도리어 인간에 의해 파괴되어버린 모습은 상당히 역설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 이후 작업에 대한 화두가 도시이미지로 잡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도시이미지는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에 대한 반추일런지도 모른다. 인공적인 환경을 파괴해 버린 인간의 삶은 어찌보면 에스에프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인류의 파멸이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 김인선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파괴되어진 도시이미지를 통해서 인간 자신이 좀더 겸허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이 절실한 종교인이라는 점에서도 또한 작업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신이 만든 창조물로써의 인간이 도리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결정체라고 할 도시를 전쟁 등으로 인해 파괴해 버리고 남은 잔흔과도 같은 모습에서 영혼이 부재한 삶을 도시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이미지를 벽과 바닥에 놓여질 수도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그리이스의 꿈’, ‘도시의 상흔’, 웨일즈의 성’, ’지중해에서’등 주로 유럽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도시이미지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작가의 작업에 동기부여가 된 한국전쟁이후의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아닌 오랜 시간개념을 가지고 있는 중세의 유럽도시들이 그 작업의 주된 테마가 되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하겠다. 하지만 작업을 통해서 작가 자신과 가족들의 전쟁으로 인한 아픔들을 치유하려고 한 모습에서 기존의 도예 전시와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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