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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월호 | 해외 ]

Asian Ceramic Art(1)
  • 편집부
  • 등록 2009-06-10 17:15:45
  • 수정 2009-06-10 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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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점토공예로부터 현대도자예술까지
글·사진 함 라비 카마룬Ham Rabeah Kamarun 말레이시아 마라기술대학교 아트&디자인학부 교수
번역 장남숙 도예가

 

세계도예 역사 속에 아시아 도자의 중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현대도예는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어왔지만 이제는 다른 예술장르의 흐름처럼 세계도자문화도 아시아로부터 아시아인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가야할 때 인 것 같다. 2000년도가 시작되면서 세계문화예술계는 아시아를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주요 국제 도예 행사들이 한중일을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런 취지로 2005년 서울에서 발족한 ACNAsia Ceramic Network은 기대 이상의 보석을 캐고 있다. 2006년 태국에 이어 2007년 말레이시아(본지 2008년 1월호 게재)에서 세번째 전시와 세미나를 개최하며 도자문화교류를 통해 아시아 속에서 오랜 역사만큼이나 값진 도예문화가 조용히 형성,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간 ACN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 중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국가(말레이시아 네팔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현대도예문화의 대한 자료를 지면을 통해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전통도자기 공예
도자예술이라는 영역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도자기는 전 세계 여러 문명들 가운데 존재하는 그 초기 형태들 중 하나이다. 점토를 저온에서 단 한번 번조시켜 만든 실용품의 도기는 도자예술에 있어서 작지만 중요한 역사이다. 가끔 인간이나 동물 형상이 발견되지만 주로 용기 형태로 발견된다. 도자기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공예분야 중 하나이다. 점토형태들은 공예로써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용품으로 사용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외딴 지역들에서 도자기 제작의 전통은 매우 오래 되었는데, 이를테면 ‘Labu Sayong Malay’도자기와 중국과 인도도자기 전통을 따르는 ‘Mambung’도자기 등이 있다.
이러한 전통들은 현대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는 70년대 초 이래로 말레이시아 수공예 위원회Malaysian Handicraft Development Board, 또는 말레이시아의 Perbadanan Kemajuan Kraftangan의 활동으로 부활하여 다시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40년간 지속되어오고있지만 그결과에 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많이 있다. 특히, 오늘날 생산되고 있는 표준공예품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석고몰드에서 뽑아져 나온 차갑고 느낌이 없는 비슷비슷한 제품들로 대체되어 숙련된 장인들의 공예품들 대부분이 오늘날 많이 사라진 것이 현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점토로 만들어진 창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따스함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있다. 상업화 및 공예품산업의 치열한 경쟁구조와 그로인한 대량생산이 그 원인이다.
점토는 값이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재료로 평가 받고 있다. 우선 흙을 파낸 다음, 물로 정제 및 혼합하고 최소한의 도구로 심미적 오브제로 변형시키는 것으로서, 역사상 예술적 업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도자예술은 과거의 언어적, 상징적 가치까지도 내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 속에서 소중히 여겨지며, 세계적 보물로도 취급 받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적 진보와 재료에 대한 이해의 눈이 밝아짐에 따라 도자기 생산에 있어서도 큰 진보가 있어 왔으며, 이는 공방으로부터의 도자예술뿐 아니라 전 세계 도자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960년대 후반까지 도자작품들이 전형적인 산업도자에 비해 그다지 큰 진보를 하지는 못했다. 한때 Yeoh Jin Leng 이나 Cheah Yew Saik 와 같은 유명화가들의 회화 작품과 함께 점토 작품에 특별한 개인적 관심과 열정을 쏟아 내기도 하였는데, 이 도자작품들 대부분은 물레로 돌려 만드는 그릇 형태이고 가끔 사람이나 동물 형태를 만들기도 하였다.
50년대 전문적인 도예수업을 받은 Aw Eng Kwang이 Johore지역에 <Aw도자기공방>을 열고 기능성 및 장식성의 도자 제품을 생산하였다. Aw Eng Kwang의 「어머니와 아이」는 20년대 후반 유명한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Henry Moore와 비슷한 주제를 담은 정교한 점토 조각 작품이다.
 
도예 교육 제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에는 도예의 개발 및 예술 분야에 대한 정식 교육 제도가 전혀 없었다. Johore지역에 The Sultan Ibrahim College 혹은 Cheras에 전문 교사 양성 학원Specialist Teacher Training Institute; STTI와 같은 교사 양성 대학들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소수이며, 교사 연수생들을 위한 하나의 과목으로서 도자 제작 과정이 개설되곤 하였다. 제공된 과정들은 보통 단기였고 대부분 1년 단위였다.
1967년, 당시 MIT로 널리 알려져 있던 Mara기술연구소Mara Institute of Technology; ITM가 약 50명의 학생들을 시작으로 예술과 건축 학교School of Art & Architecture를 설립하였다. 1970년에는 도예 과정이 특성화된 분야로 제시되었고, 학교 내에서 몇몇 다른 전문 분야들 중 선택 과목으로 도예 관련 과목이 개설되었는데, 이 학교는 ITM 예술 건축 학교 부속이었다. 당시에는 도자 분야에서 일할 풀타임 강사가 없었으며, 적합한 작업장이나 도자 제작 장비도 없었다. 때문에 도자 과목 학생들은 실습을 위해 매일 STTI Cheras까지 이동해야 했으며, 시간강사의 수업을 받곤 하였다.
1972년 후반, 필자는 영국에서 BABachelor degree in Arts학사 학위를 받고 돌아왔다. 말레이시아인으로서는 예술 대학에서 도예전공 학위를 받고 돌아온 최초의 사람일 것이다. MARA에서 필자는 자동적으로 ITM의 예술디자인 학교강사로 임명되었다. 당시 필자는 도자교육 과정을 확립하고 개발하는 중책을 맡게 되었고, 처음 1년간은 누구의 도움 없이 수업구성과 교과목을 스스로 수립해야 했다. 따라서 본인의 학위과정 중 영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얻은 매우 제한적인 경험만을 가지고, 교육 과정을 위한 구성과 커리큘럼 및 강의 과목의 형식을 만들고 학과명을 <Pottery&Ceramics>코스로 명명하였다. 이 명칭은 80년대 중반 Ceramics 이라는 명칭만으로 변경될 때까지 계속 사용되었다. 이 도자 교육 과정은 두 가지 전문 영역을 다루는 것으로 디자인되었는데, 그것은 스튜디오 도예와 산업 도예이다. 스튜디오 도예의 커리큘럼은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형태뿐 아니라 창조적이고 비기능적(조각적)인 형태를 모두 다루었다.
이 과정은 명백하게 BA수준의 포괄적인 도자교육 과정(당시 우리는 영국의 CNAACouncil for National Academic Awards UK 1965-1992시스템에 의거하여 예술 및 디자인분야 학위 수준이었다)이 말레이시아의 예술학교에서 제공되는 첫 사례였다. 더 중요한 것은, 실용적 형태가 아닌 추상적인 또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형태로 개인을 표현하는 표현매체로서 점토가 제시되고 사용된 첫 사례였던 것이다. 더욱이 말레이시아에서 주류 예술 혹은 미술교육과 대등한 위치에서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점토는 현재 예술형태들에서 사용되는 하나의 예술매체로 여겨지고 있으며, 여기에도 예술의 형식주의적 접근법과 디자인의 기본요소들 및 원칙들이 마찬가지로 고려된다.
1973년 이 학과의 제2회 학위 작품전시회에서는 Hanif bin Mohd Nor라는 학생의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도자 조각품 형태가 전시되었다. 이 전시회에 출품된 나머지 학생들의 작품들은 아직 대부분 기능적인 용기 중심 형태의 작품들이었다.
UiTM(ITM의 전신) 도예학과는 그 후 이 나라의 현대 도예의 전형으로서 그 역할을 이어가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여러 해 동안 말레이시아에서는 유일한 도자 교육 과정이기도 하였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말레이시아에서 현대 도자 예술 발전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예 전시회
1973년 필자의 현대 도예 작품들이 처음으로 Perak Kampung Sayong의 전통도자labuSayong와 나란히 전시되었다. 이 전시회는 Domus와 One에 의해서 쿠알라룸프르의 Jalan Tuanku Abdul Rahman에 있는 그들의 작업장에서 개최되었다. 규모는 작았으나,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도자전시회로써 그 의미가 깊었다. 이 행사 이후로, 도자 전시회가 현대적이든 전통적이든 1980년대까지 계속해서 개최되어 오고 있다. 또한 그 이후로 국립미술관과 다른 갤러리들의 중요한 미술 전시회에 회화 및 조각과 더불어 본인과 다른 도예가들이 정기적으로 초대받아오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의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첫 현대도자전시회는 1989년에 있었으며, 제목은 <표현 매체로써의 점토>였다. 이 전시회에는 전국의 약 30명에 달하는 도예가 및 도공들의 흥미로운 작품들이 선보였다. 그 이후로 도자 전시회는 말레이시아에서 산발적으로 개최돼 오고 있다.

국립미술관의 소장품
현재 국립미술관의 소장품 중 도자작품 목록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이것으로 우리는 말레이시아에서 현대 도예의 발전하는 동향을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국립미술관의 소장품들 중에는 195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몇몇 도자 수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첫 작품은 Lim Nam Seng이 1958년 「Perempuan India」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여성의 흉상 모양 작품이었다. 미술관 측은 그 이후로 몇 편의 작품을 더 구매하였다. 이 작품 대부분은 초상, 흉상, 그릇 모양 등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것으로서 공예품으로 분류된다.
용기류 혹은 인물이나 동물형태는 아니지만 실용적인 형태의 작품이 1987년에 매입됐다. 그 제목은 「Lava-Lava ll」이며, 1983년 Hanif Mohd Nor이 제작한 것으로, 이 작가는 ITM의 2기 졸업생이었다. 이후 1990년에 구입한 작품은 본인의 작품인 「The Globe」였다. 두 작품 모두 이 나라에서 출품된 첫 도자설치 작품이었다.
I990년 「Chamber of Fertility」이라는 명칭으로 Wan Ahmad Mohamed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도자 작품이 매입되었다. 이 작품은 이미 몇 년 전에 제작된 것이었다. 1991년에는 Ham Rabeah Kamarun의 「Structure I」, 1992년에는 1991년에 제작된 Yeoh Jin Leng의 첫 도자설치 작품인 「Icons and Precious Earth」이 매입되였다. 이후 몇 년간 몇 점의 작품들이 더 수집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도예가 Hamdzun Haron, Chee Sek Thim, Wong Pey Yu, Ong Kid Chin의 도자작품들도 포함되었다.
 
1959년부터 2003년까지 44년의 기간 동안 국립미술관이 구입하거나 수집한 도자 작품 수는 불과 30점 정도이다. 물론 단순히 이 숫자가 이 나라의 현대도예의 발전을 평가하는 진정한 지표는 되지 않겠으나, 현 위상을 잘 드러낸다고는 할 수 있다. 이 숫자는 사실 말레이시아가 점토 자원이 풍부한 국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빈약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어느 곳을 보더라도 도자 벽화나 도자 공공 조각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단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불과 몇 명의 도예가들이 있을 뿐이며, 그 외에는 가끔씩 작품을 만드는 이들, 파트타임 예술가들, 작업장을 갖추고 있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몇몇 괄목할 만한 발전들이 나타나고 있다. 신설 도자 작업장이 설립되는 것이다. 그 사례로는 Puncak Alam지역에 있는 Umi Baizura의 Patisatu 도자 작업장과 전시 공간을 들 수 있다. Umi 또한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도자 예술 활동을 시작한 인물로서, 오늘날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활발하게 흥미로운 도자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Subang Jaya지역에 있는 필자 소유의 작업장 ‘Potstop’도 새롭게 설립되었다. 이밖에 대학 캠퍼스 등을 포함해서 도시에서는 더 많은 도예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전시회에 참가하는 도예가들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말레이시아 도예문화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말레이시아 도예의 틀을 만들고 개념을 재정의 하면서, 점토 매체를 탐구하고 깨달음을 위해, 그리고 개인의 성취와 도예의 발전을 위해 그 영역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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