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2007.12.14~2008.2.3
10년간 수집한 소장품 중 공예품만을 선보여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 지난 12월 4일부터 이달 2월 3일까지 <공예의 향기>를 주제로 한 소장품전이 열렸다. 이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이 10년간 구입해 온 다양한 소장품 중 공예품만을 선별함으로 마련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회화와 조각작품에 비해 공예작품 보유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실을 인식한 미술관이 앞으로 공예품에 더욱 관심을 쏟아 소장량을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마련했기에 더욱 특별하다.
공예품만의 특별한 아름다움
이번 전시에는 아름다운 추상 이미지를 담은 이신자, 송번수의 타피스트리를 비롯해 전통 보자기의 미감을 현대화한 김지희, 김영순의 작품, 십장생 이미지를 반원형의 가리개 형태에 실은 백태원의 건칠 작품, 시적 정서를 잘 표현한 이종수의 달항아리, 기器형상을 극단적으로 실험한 원대정 작품, 황용식의 현대적 미감의 화병, 실용성을 잃지 않은 가운데 작가의 개성적인 유머 감각이 두드러지는 김종열의 돌쇠 시리즈, 한지와 금속이 조화를 이루는 고창환의 작품과 남홍태, 이경실, 김해영, 이윤주의 매끄러운 목칠작품과 금속기들, 여인의 일생을 주제로 한 한애규의 테라코타 등이 전시됐다.
다른 분야에 비해 공예작품이 덜 적극적으로 수집된 이유는 공예에 대한 인식의 부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활발하게 배출되고 있는 공예가는 많지만 순수미술과 디자인 사이에서 중간적 위치로 실용성과 표현성의 갈등, 전승공예와 현대공예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를 뒤로하고 작품 한점 한점을 감상해보면 공예품마다 균형잡힌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게 된다. 공예는 전통적으로 ‘미’라 불리는 가치들, 즉 비례미와 균제미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태형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재료에 따른 각 공예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미술관은 앞으로 공예품 소장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구입할 계획입니다.” 라고 전했다. 특별히 마련된 이번 공예 소장품전에 이어 2월 14일부터는 회화와 조각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며 4월에는 <이종수 도자전>과 프랑스 <세브루 도자전>이 열릴 계획이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대전시립미술관은 1998년 개관한 이래 2007년 5월 이응노 미술관을 증축 개관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제 29회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 <2007 청년작가지원전- 다섯명의 떠오르는 작가들>, <열린미술관 화려한 외출>이 함께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