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덕진 청백자전 Jingdezhen Qingbai Porcelain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2007.10.16~2008.4.13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에서 지난 <용천청자전>에 이어 <경덕진요 청백자-푸르름 속에 핀 순백의 미>를 주제로 테마전을 개최중이다. 중국 경덕진요 청백자 유물을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접시, 인형, 베개 등 75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되고 있다.
흰 바탕에 연한 푸른빛의 잿물을 올린 청백자
중국 송宋 원元 시대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자기 청백자靑白瓷. 날카로운 무늬를 조각한 부분에 유약이 모여 번조시 푸른빛이 떠오르기 때문에 ‘영청影靑’이라는 속칭을 가졌다. 송나라와 요나라의 전쟁이 한참인 즈음에 북방의 많은 백자 도공이 남쪽으로 피난을 오게 되면서 그 일부가 장시성江西省 징더전景德鎭에 정착해 남방 청자와 북방 백자의 장점을 접목시킴으로써 청백자가 탄생했다. 깔끔하고 우아한 청백자는 백색을 숭배하는 원나라의 풍속과 잘 어울려 황실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되며 곧이어 그 명성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대량 수출되었다. 1976년 전남 목포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경덕진요 청백자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으로 일본행 신안선에 오른 셈이다.
신안해저선을 타고 있는 듯한 전시공간
이번 전시는 신안해저문화재실의 전면개편으로 접시, 베개 등 다양한 작품 뿐 아니라 전시연출 또한 돋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전시장 내부 천장에서 벽으로 이어지도록 하얀 천을 늘어뜨려 배의 닻을 연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마치 신안선을 타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경덕진요 청백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기 위해 다섯 개의 주제 《식생활용기의 사용》, 《공간꾸밈 장식》, 《장식기법》, 《그릇 이름의 유래》, 그리고 《감성과 도자기》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특히 《감성과 도자기》부문에서는 청백자 한 점 한 점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이끌어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했다.
붉은 나뭇잎을 재현한 얇은 접시에서는 당나라 궁녀와 선비의 사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청백자 베개를 통해서는 남송의 여류문인 이청조가 비단 장막 안에서 옥침을 베고 규방생활의 적막함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붉은색 꽃이 은은하게 그려진 청백자 접시에는 당나라 시성 두보가 마이지산 석굴을 지나며 자연과 교차되는 인생의 덧없음을 읊은 시가 적혀 있고 접시 바닥에는 시 구절과 함께 앵무새가 복숭아를 쪼고 있는 장면과 사향노루가 패랭이꽃무덤에서 잠든 모습이 사랑스럽게 장식되어 있다. 오는 내년 4월 1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장윤희 기자 bless_tr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