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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1월호 | 전시리뷰 ]

토우에 묻어나는 멕시코에서의 7년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1:36:11
  • 수정 2018-02-20 17: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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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열 3회 개인전 2002. 10. 8∼10. 13 현대아트갤러리 무역센터점

토우에 묻어나는 멕시코에서의 7년 글/조현주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유통사업부 부장

 유화열 개인전은 지금까지의 미술이 대중들에 향한 이기적인 폭력을 배제시킨, 보는 순간부터 마냥 행복하고 편안한 감성을 한껏 젖어들게 한 잔잔한 행복을 준 전시였다. 그의 작품에는 테라코타 붉은 흙의 색감이 그대로 살아나 있으며, 그 위에 안료를 이용한 세부표현은 인위적 장식이라는 생각보다는 흙과 적절히 융화되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우리에게 유화열은 어느 때부터인가 사람들의 삶에서의 모습을 흙으로 진솔하게 표현하는 작가로 인식되어 왔다. 이는 작가가 7년간의 멕시코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 보여준 작품에서 우리가 일반적인 토우를 생각할 때 연상되는 단색의 경직된 형상이 아니라, 그 움직임이 자유롭고 흙에 표현된 생소한 색감으로 표현된 회화적 장식기법으로 더욱 그렇게 인식되어졌다.

 처음 유화열의 흙으로 만든 형상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남미지역을 여행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토우나 원주민 여인들이 짜는 직물들이 떠올랐다. 멕시코의 공예품은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를 대변하듯, 태양의 후손답게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채의 사용과 사물표현의 단순화가 그들의 조형적 특징을 대변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단편적인 멕시코에 대한 지식들은 주로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미국 형제국가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과거의 찬란한 아즈텍·마야 고대문명을 가진 문화국가의 후손이며 그 문화유산은 현재까지도 인류의 불가사의라고 할 수 있는 고대의 건축물 등으로 현대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유화열은 멕시코에서의 생활을 통해 지금까지의 환경과는 다른 이국적인 자연과 예술에 감흥되었으며 그 결과로 탄생된 작품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토우와는 조금은 이색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다. 작가의 글에서 밝혔듯이 ‘자신의 토우는 작가와 멕시코문화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고 말한다. 또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추가시켰는데, 이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자신의 임신기간 중 만지작거린 흙덩어리로 탄생된 토우들은 바로 자신의 삶의 모습이며 자신의 분신인 것이다.

 흙을 만지며 아이를 느끼며 제작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작가의 자화상은 무척이나 사실적인 감흥을 느끼게 한다.또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삶의 체험이 깊숙이 묻어난 예술´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평소 작가의 생활이 표현된 단편적 기억들은 형상을 통하여 도식화되었으며 그 사실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작가가 생활하고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 있는 생생한 현장성을 느끼게 해준다.아이와 노는 아빠의 모습에서 부성애를 느끼게 해주며 아이를 가진 행복한 부부의 모습,청혼을 받는 여인의 모습,이러한 모습들은 과거에 혹은 앞으로 경험할 삶의 모습들이다.여성이라는 환경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그는 마치 일기를 노트에 쓰듯 흙으로 하나 하나 기록해 나가는 것이다.전혀 화려하거나 주목받지 않는 우리의 노출되지 않은 편안한 모습들을 자신의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몇 년 후에는 작가가 더욱 심화된 인생의 모습들을 표현하겠구나 하고 감히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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