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07.12월호 | 전시토픽 ]

한국미술, 여백의 발견 Void in Korean Art
  • 편집부
  • 등록 2008-12-24 16:37:07
  • 수정 2024-07-02 14:34:00
기사수정
  •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3주년 기획전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3주년 기획전
한국미술, 여백의 발견 Void in Korean Art
삼성미술관 Leeum:2007.11.1~2008.1.27

지금까지 한국미술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전시는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이는 한국미술사를 특정 시기나 양식별로 재조명함으로써 정통적인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전시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전통과 현대 작품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기획전이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이탈리아 베니스 등 국제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 <여백>을 주제로 가야토기, 고려청자에서부터 근현대미술, 사진, 영상까지 전통·현대 작품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전시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은 개관 3주년을 맞이해 지난 11월 1일 <한국 미술, 여백의 발견>전을 선보였다. 미술사 연구나 전시기획에 있어 구체적인 시대 혹은 양식분석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직면해 기존방법의 틀을 넘어 경계를 해체, 새로운 통합을 모색하려는 노력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에서 공통된 요소 ‘여백’을 주제로 삼고 이를 통해 보다 커다란 틀에서 한국미술을 재조명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한국 전통과 현대미술을 포괄하고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특성에 잘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여백’은 그림에서 묘사된 대상 이외의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나 빈공간을 지칭한다. 서구 미술용어에 여백은 빈공간empty이라는 네가티브적 의미로 물리적 재현의 결핍을 암시하거나 그저 비어있는 공간blank space일 뿐이지만 동양화론에서 여백은 작품의 완전한 한 부분으로 존재하며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그려지지 않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의 ‘여백’은 부재의 비움이 아닌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는 완전함의 비움이다.
내년 1월 27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가야토기, 고려청자, 조선백자, 민화, 서화, 근현대미술,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시각예술 전 분야의 작품을 여백의 미학으로 해석한다. 이를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백의 발견, 자연》, 《자유, 비움 그러나 채움》, 《상상의 통로, 여백》 세 섹션으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도입부 개념인 《여백의 발견, 자연》에서는 이인상의 「장백산도」, 정선의 「인왕제색도」, 장욱진의 「강변풍경」, 김수자의 「빨래하는 여자」등을 통해 서구정신에서의 인간이 다스리는 자연이 아닌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동양적 사상에서 되찾는 「근원으로서의 자연」에서 여백을 재조명한다. 《자유, 비움 그러나 채움》에서는 「백자철호끈무늬병」, 「백자호」와 함께 윤광조의 분청작 「바람골」, 김환기의 「하늘과 땅」, 이우환의 「선에서」 바이런 킴의 「고려청자유약」 등을 선보여 무위자연의 정신을 실현하고 비움으로서 자기를 발견하는 이상적인 삶이자 자유정신을 구현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근본방향을 조명한다. 《상상의 통로, 여백》은 비움과 절제의 여백공간은 수용자들에게는 상상력을 제공하는 개방적인 울림의 공간이자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소통공간으로 여기서는 파편화된 고고학적 유물 「얼굴무늬 수막새」로부터 윤두서의 「자화상」,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TV 부처」에 이르기까지 빈 공간, 여백이 창조자와 수용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미적 상상력을 제공하는지 경험하는 공간이다.

오늘날 스펙터클한 사회의 시각문화에 있어서 우리는 물질과 이미지의 과잉을 도처에서 목격하게 된다. 여백은 이러한 사회에 있어서 조화와 균형을 위한 매우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단어이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자기성찰의 시간이 부족한 오늘날 ‘여백’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재음미하고 검토해야 할 하나의 정신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전통분야의 국보 4점, 보물 7점 등 가야시대, 신라시대, 조선시대 대표작과 장욱진, 박수근, 김환기, 김종영을 비롯해 백남준, 이우환, 이종상, 서세옥, 구본창, 배병우, 김홍주, 안규철, 서도호 등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대표 작가들 작품 61점을 통해 오늘날 ‘과잉의 시대’에 여백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더 많은 자료는 월간도예 2007년 12월호 참조바람>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