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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월호 | 해외 ]

중국에서 만난 북조선 도자기
  • 편집부
  • 등록 2007-10-18 16:30:14
  • 수정 2008-12-26 10: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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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만난 북조선 도자기
글+사진 장윤희 본지기자

지난 7월 중국의 심양 단동 집안 송하강 장백 백두산을 여행하며 반가운 북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제껏 어떤 귀한 도자기를 만나도 느끼지 못했었던 그 반가움을 잊을 수 없다. 북한 도자기를 만나 볼 수 있었던 중국 심양 서탑거리에 위치한 대형 골동품 상가와 압록강 하나를 두고 북한과 접경해 있는 단동시에 자리한 조선-평양 미술전시장을 소개해 본다.

 심양은 중국 4대 도시에 속하고 경제적으로는 10대 도시인 인구 720만 명의 대도시다.
청 태조 누르하치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고 11년간 통치를 했다는 심양고궁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정도로 초기 청나라의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심양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코리아타운이라 불리는 서탑가다. 서탑거리로 들어서는 순간 한국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한글 간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심양의 코리아타운 서탑거리西塔街
서탑가西塔街는 심양시의 동서남북에 지어진 탑 중 서쪽에 있는 탑을 중심으로 한 거리라는 뜻이다. 서탑가 지역은 코리아타운으로 탑이 세워진 사거리를 중심으로 한국인들이 밀집해있다. 이곳은 조선족, 한국인, 중국인이 한데 어우러져 생활하고 사업하는 활발한 경제활동의 지역이자 상업 소비 중심 지역이라 볼 수 있다. 이곳은 지난 한중수교 이후 연변과 더불어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진출한 지역으로 그만큼 중국동포나 한국인에게도 애환이 많은 곳이다.

서탑거리 북한 미술전시장 ‘평양 대동강 교류사’
큰 대로변에 위치한 조선족 예술관 건물의 1층과 3층에는 북한 미술전시장 ‘평양 대동강 교류사(9월에 명칭 바뀔 예정)’가 있다. ‘평양 대동강 교류사’는 북한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북한 미술품 전시장으로 2006년 11월 설립되어 다양한 북한 미술품과 도자기를 포함한 공예품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북한 창작사(예술가)들의 미술품과 공예품을 전시 판매한다. 특히 우치선과 임사준과 같은 유명 도예가들의 작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1층에서는 주로 그림 위주의 전시가 이루어지며 3층에서는 그림, 도자기, 수공예품들이 전시 돼 있다. 이곳을 주로 찾는 고객은 한국인이 가장 많으며 조선족과 중국인들도 찾아온다. 주로 조선화가 많이 판매되는 편이며 조선시대의 민속도와 인민예술가의 산수풍경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작품이 새로 들어오는 날은 정해져 있지 않으나 인기있는 작품을 위주로 북한 창작사들에게 미리 주문요청해서 들여오는 편이다. 또한 고객이 필요한 만큼 주문해 구입 할 수도 있다.
중국 심양시 서탑거리 조선족 예술관  T.133.2403.1965


고려청자의 왕 우치선
우치선은 13살부터 도예를 시작해 18살 때 서울에서 열린 전국도예전에 고려청자를 처음으로 출품하여 입상을 했다. 50여년 간 고려청자 상감기법을 탐구해 12세기에 자취를 감추었던 고려청자를 다시 창작, 완성하여 세상에 내놓아 민족의 슬기를 떨쳤다. 1982년 세 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열린 <고려청자 2인전>에 참여 해 <고려청자의 왕>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국내외 전람회에서 여러 차례 최고상을 수여받았다. 작품에 매혹된 일본 오사까의회는 그에게 오사까 명예시민증을 수여한 바 있다.

도자기 창작 공훈예술가 임사준
인민예술가 임사준은 1927년 8월 12일 남포시 와우도구역 해창동에서 출생한 인물로 1941년 남포도자기공장에서 견습공으로 도자기 일을 시작했다. 만수대창작사 도자기창작단의 창작가 임사준은 우치선과 함께 국내외에 널리 알련진 북한 현대 도자기를 대표하는 도예가로서 청자기 분야에서 서로 쌍벽을 이루고 있지만 창작성향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우치선은 전통을 존중하고 전통적인 장식문양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반면 임사준은 형태와 무늬장식에서 혁신적인 것을 주장하여 실현하는 도예가이다.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전반적 균형과 조화를 맞추면서 대담하게 처리하는 형태와 묘사대상의 본질적 특징을 집약하여 함축된 표현으로 장식해낸 것이 독특하다. 그의 작품은 형태와 색, 장식에서 예술적형상과 기술적처리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되고 있다. 그는 안타깝게도 지난 4월 19일 서거했다.

몰골기법을 능숙하게 적용하는 신현수
인민예술가 신현수도 도자기 창작가로 1944년 2월 8일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출생했으며 1968년 평양미술대학 도자기과를 졸업했다. 30여년 간의 창작활동을 통하여 훌륭한 도자기 작품들을 수많이 창작한 재능있는 도예가이다. 「목란철사무늬항아리」 「게하회장식꽃병」 「물오리와 버들무늬 장식꽃병」 등 12점의 작품들이 국보로 보존되어 있으며 국내외 전시회들에서 6차려 걸쳐 입상한 바가 있다. 조선화의 고유한 몰골기법을 하회장식에 능숙하게 적용하는 특기를 가지고 있으며 필치가 활달하고 색채와 형태가 부드럽고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단동은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가는 길목이고 드넓은 중국 동북3성의 관문으로 교통과 산업, 관광의 요지다. 동으로는 고구려 유적지와 백두산이, 서로는 관광지인 대련이 대륙도로 이어진다.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중국 랴오닝성 남동부에 있는 국경도시로 인구 242만 명인 이곳엔 한민족과 만주족, 한족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다. 고조선의 강역이었고 고구려 영광의 상징이었던 이곳은 한국인에게 친근하다.

이곳을 여행하다보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바로 압록강 철교다. 한국전쟁 당시 끊어진 다리와 새로 건설된 철교, 압록강의 유람선,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차량 등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단동시내에서 북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호산장성은 중국인들이 만리장성의 시작점이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고구려가 수나라 및 당나라와의 전쟁에 대비해 세운 박작성으로 추측된다. 호산장성 옆으로 북한과의 국경은 불과 3~4m의 실개천이다.

단동 ‘화련 골동품 상사’
단동역 맞은 편에 위치한 화련 골동품 상사. 2005년 8월에 설립된 이곳은 꽤 넓은 5층 건물로 1층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주로 옥으로 만든 상품을 전시·판매하고 2층은 가구, 3, 4, 5층은 모두 도자기를 취급한다. 3, 4, 5층에는 약 400여개 이상의 도자기 매장이 빼곡히 들어 차 있으며 대부분 조선족과 한족이 운영한다. 조선족의 경우 북한 신의주에서 들여오는 북한도자기를 주로 취급·판매하고 한족의 경우는 중국도자기를 취급한다. 이곳 상점의 조선족과 한족의 비율은 한족이 60%, 조선족이 40%를 차지한다. 원래 이곳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곳 저곳에 뿔뿔이 흩어져 골동품 매장을 운영하던 조선족과 한족이 2005년 여름에 이곳 화련상사로 모여들어 하나의 대형 골동품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한국 사람들이며 이곳의 도자기들은 한국의 골동품 시장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었다. 한 달에 두 번 가량 고미술 시장이 몰려있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일대로 들어간다. 골동품 상가 4층에 위치한 한 매장 <부신각>에서는 한국으로 보낼 대량의 도자기를 운반하고 포장하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도자기를 포장할 커다란 나무 박스를 만드느라 한창 분주한 모습이었다.
중국 단동시 화련 골동품 상사  T.133.5878.5602


조선 평양 미술전시장 직원과의 인터뷰 중 기억에 남았던 한마디가 있다. “같은 피가 흐르니 보는 눈도 같습네다”. 지난 일주일간의 중국여행 중 북한사람들과 조선족을 만나면서 한민족이기에 반갑고, 나뉘어져 안타까운, 그렇지만 다시 하나 될 날을 꿈꾸면 가슴 뜨거운 많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느껴졌다. 이것은 북한도자기를 만났을 때 느낀 것과도 동일하다. 흙에서 난 사람이 흙으로 빚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었을까. 압록강을 건너온 단동의 골동 도자기부터 심양의 고려청자까지 지난 여름 중국에서 보았던 북한 도자기를 생각하면 ‘그 날’을 기대하게 된다. 남한과 북한 조선족 그리고 해외 곳곳의 동포들이 한민족으로 다시 하나되는 그 날을. 한자리에서 함께 빚어 낸 우리 도자기가 세계를 놀라게 할 그 날을.

 

 

< 더 많은 자료를 보시려면 월간도예 2007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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