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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월호 | 전시리뷰 ]

허벅과 제주질그릇
  • 편집부
  • 등록 2007-09-06 13:28:43
  • 수정 2018-01-22 17: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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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기획전

허벅과 제주질그릇


서울 국립민속박물관:2007. 6. 13 - 8. 15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2007. 9. 18 - 10. 31

올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제정하여 추진하는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이다. 지역 민속자원 발굴을 통한 전통문화와 지역민속의 보존과 연구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학술조사·전시·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물 중의 하나로 <허벅과 제주 질그릇> 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난 6월 13일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주요 유물인 「웃데기허벅」과 「지새허벅」을 비롯한 제주 질그릇 220여 점, 사진 자료 90여 점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지금은 제주도가 물로 유명하지만 옛날에는 최대강우량 지역이면서도 물이 부족하고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회토 지형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물이 땅으로 빠져 해안가에서 물이 솟아나 물을 길러 해안가 용천수까지 가야만 했다. 제주도는 섬 지역만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 특징은 그릇에도 잘 나타난다.

섬이 만들어낸 그릇, 허벅
허벅은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그릇으로‘코조록멍 타부룩게’는 좁으면서 배부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을 가득 담은 채 넘치지 않고 운반하기 위해서 배는 부르게 목은 좁게 만들어야 했다. 허벅은 성인, 15~16세 소녀, 어린아이 등 허벅을 지는 사람의 연령대에 따라 바릇 허벅, 대배기, 애기 대배기 등 그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게 나뉘어졌다. 또한 부리의 높고 낮음, 넓고 좁음의 차이에 따라 생김새와 기능이 달랐고 부르는 이름도 달랐다.

노랑 굴과 검은 굴
제주도에서는 가마를 ‘굴’이라고 한다. 노랑 굴은 1,100°C가 넘는 고온에서 구우며 자연유에 의해 표면이 붉으면서 노란색을 많이 나타낸다. 검은 굴은 900°C 내외의 온도에서 번조하는데 이 때 아궁이로 연료를 집어넣은 채 밀폐시켜 연기를 발생시킨다. 연기를 흡수한 기물표면은 광택 없는 진한 회색 또는 검은색을 띤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제주도 돌가마는 화산 폭발에 의한 용암석인데다가 다공질이어서 그 자체로 좋은 내화재 역할을 한다. 이 가마에서 구워지는 모든 기물은 잿물(유약)을 바르지 않기 때문에 흙 자체가 발색하는 자연스럽고 다양한 빛깔이 내륙의 그릇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통개 삽써~ 허벅삽써~
그릇을 만드는 일은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들의 몫이라면 대신 그릇의 판매는 주로 여성의 일이었다. 아낙들은 통개장시(항아리 장수)가 되어 “통개 삽써~(항아리 사세요), 허벅삽써~(허벅 사세요)”를 외치며 등짐을 진 채 집집마다 방문하며 판매를 했다.

섬에 남겨진 것들
허벅과 제주 질그릇은 시대의 변천으로 흙 제품의 수요자가 줄어들면서 급속히 사라졌고 이를 생산하던 가마도 1960년대 말에 완전히 폐요 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가마터인 노랑 굴과 검은 굴은 겨우 여덞 곳이며 허벅을 제작했던 도공 신창현은 현재 제주도무형문화재 제 14호로 지정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의 질그릇뿐만 아니라 생활환경과 그릇에 대한 역사적인 근거들을 담고 있는 문서들도 함께 전시 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전시기획을 담당한 이경효 학예연구사는 “전시장 내부에 전시된 유물은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직접 만져 보거나 360도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허벅과 제주 질그릇에 대한 이해가 구체적으로 전달되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제주의 독특한 환경과 이들이 일궈낸 총체적인 삶의 양식 그리고 독특한 용어에 녹아 있는 이들만의 고유성을 살펴보며 제주민속문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허벅과 제주 질그릇> 전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이달 15일까지 열리고 자리를 옮겨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장윤희 기자 bless_tree@naver.com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1번지(경복궁내)
02.3704.3114
http://www.nfm.go.kr

1  허벅과 대나무로 만들어 물을 길어 나르는 데 쓰는 물구덕
2  허벅 제작과정이 담긴 사진
3  노랑굴에서 구워진 웃데기허벅
4  허벅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고있는 관람객들
5  전시장 내부
6  술을 빚는 데 사용되는 고소리
7  가마재임시 아랫자락에 놓여 개장태를 씌우고 구운 알데기 허벅
8  검은굴에서 구워져 ‘검은허벅’이라고 불리는 지새허벅
9  물허벅을 짊어지거나 내려놓기 쉽게 허리 높이로 만든 물팡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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