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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월호 | 전시리뷰 ]

김영옥 《오늘과 내일 Moment in Time》_2024.11.15.~12. 6.
  • 조혜정 독립 기획자
  • 등록 2025-01-02 11:34:26
  • 수정 2025-01-02 12: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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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5. ~12. 6. 호호재 서울


오늘과 내일


죽음에 대한 사유는 끊이지 않는다. 삶의 통과 의례이며 모든 시대와 문화에서 인간의 가장 중요한 탐구 주제 중 하나였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 종교, 예술, 기술 등 각 분야는 저마다의 관점과 방식으로 미지의 세계인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해왔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경구는 죽음이 삶과 떨어질 수 없는 본질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단순히 죽음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가라는 카르페디엠carpe diem이라는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다. 죽음을 사유 하는 것은 곧 삶을 사유하는 것이며,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처럼 운명적으로 함께 한다.

「In Harmony with Nature」 Silver, Sterling silver


김영옥의 《오늘과 내일》전시를 관통 하고 있는 주제는 삶과 죽음의 공존이다. 삶이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살아가는 순간마다 조금씩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모순을 나타낸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삶,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때 오히려 삶의 진정성과 본질을 탐구하게 된다. 작가 헤르만 헤세는 “죽음은 단지 생의 완성”이라고 말하면서,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모든 과정의 절정이라고 표현했다. 

유물함container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주며 언캐니한 감정을 일으키는, 과거(죽은 이)의 소장물(유품)을 봉인 하는 용기이다. 바니타스vanitas적 상징물이며 장례와 추모의 중요한 요소로 종종 납골당이나 가정, 또는 묘지에 안치된다. 죽은 이를 추모하는 의식, 제의에는 참여자들이 있고 그 의식과 장치들을 통해 그들이 만나는 것은 ‘시원 始原’이다. 즉 내가 말미암아 나온 바로 되돌아간다는 ‘시원’은 근원 혹은 시작을 의미하는데, 삶과 죽음, 자연과 인 간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의식이며 결국 내가 어디에서 나왔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회문화적 기제인 것이다. 유물함 용도와 별개로 그 덮개는 정교한 꽃 모양 장식으로 조각되어 있다. 뛰어난 세공 기술을 보여주며 나팔꽃, 토끼풀꽃, 엉겅퀴, 연꽃, 도라지꽃들이 항아리를 흙으로 삼아 무리 지어 화원을 이루고 있다. 5가지 꽃 모두 한국 전통 공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이다.


「Container of Thistle」 14×14×19cm | Silver, Sterling Silver, Rose quartz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12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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