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人 PEOPLE IN CRAFT | 전은미의 ´질투의 거울´
끊임없이 횡단과 탈주를 시도하는 변형된 몸
글.홍지수
청주한국공예관 공예스튜디오 입주작가 결과 보고전
전은미 <같은 공간, 다른 세상>
2022 11.22.~12.4. 문화제조창 본관 4층
이질적인 몸, 경계적 존재
전은미는 2000년대 초 유학을 계기로 독일에서 20여년 가까이 거주하며 작업해왔다. 전은미의 재료는 소의 소장, 돼지껍질, 금박을 입힌 작가의 머리카락 등이다. 인체에 착용할 장신구의 재료로는 다소 그로테스크하고 생경한 재료들이다. 작가가 실용성보다는 조형성과 개념을 강조한 아트장신구를 추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착용자의 활동과 사용 횟수가 많을수록 마찰과 소모가 많고 크기도 작은 귀걸이, 반지 등 소형 장신구보다 작가가 형태와 조합 변형을 이리저리 시도할 조형 여지가 크기에 자연스럽게 착용 시 신체 위에서 부피감과 존재감이 오롯한 브로치, 목걸이, 팔찌 등이 장신구의 종(種)으로 구성되었다.
전은미의 작업의 매체 분류는 금속공예의 하위 장르로서 아트 장신구이지만, 외려 구상 조각(sculpture)에 가깝다. 근래 현대 아트 장신구 표현 중에서도 전위, 개념미술로서 성향이 농후한 작업이다. 작가는 정은, 아연 도금한 철 같은 금속을 뼈대로 가공한 동물 내장 가죽을 오려 동물 혹은 그들의 기관 일부, 식물 등을 만든다. 동물은 고릴라, 사자, 독수리, 기린 등은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野性)의 동물이다. 이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신화, 우화, 제의 의식에서 자연과 신, 인간과의 미분화에서 오는 혼란과 질서의 양면성을 내포한 신비롭고 특별한 영성체이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신적존재로 자주 회자되는 종(種)들이다. 작가가 ‘육질열매’로 명명한식물 역시 단순히 자연물의 재현은 아니다. 작가는 동물과 동물, 동물과 식물 나아가 인간과 그들 간 자유로운 이종교배로 자연이 주도하는 형식적인 체계와 유전자적 배치를 능숙능란하게 교란시킨다. 종의 영역과 횡단을 가로지르는 작가의 유전자 조작은 무엇을 도모하기 위함일까?(중략)
금속공예가 전은미는 숙명여자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금속공예과 석사를 마쳤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뮌헨 조형예술대학교 장신구과에서 은사 오토 퀸즐리를 만나 사사받았다. 유럽, 미국 등 개인전 8회,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청주공예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장신구의 기능과 존재를 새롭게 연결하는 작업을 구현하고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12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