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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월호 | 작가 리뷰 ]

작가 박미화 | 더 적게, 더 깊게
  • 박수지 독립큐레이터
  • 등록 2023-02-10 10:04:41
  • 수정 2024-07-02 17: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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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 더 적게, 더 깊게

글.박수지 독립큐레이터, WESS 공동운영자  사진.아트스페이스3 제공




작가 박미화는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니버시티 시티 아트리그를 거쳐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자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첫 개인전 <상像-Portrait>을 시작으로 총 21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해남 수윤미술관, 대구근대역사관, 이탈리아 타일제조사 카잘그란데파다나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제4회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강화에 작업 중이다.

 

 

 

박미화의 작업은 한 덩어리의 느낌으로 밀려든다. 느낌은 순간적으로 다가오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소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눈으로 보는 것과 마음으로 알게 되는 것 사이의 시차 때문이다. 보는 이는 그가 만들어낸 형상들에 사로잡히지 않고도 가만히 응시할 수 있다. 응시가 끝나더라도 무형의 잔상이 남는다. 그 느낌을 분석하고자 여러 개의 출입구를 두드려보겠지만, 애초에 언어는 한없이 모자라고 대체로 부질없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글은 박미화의 ‘더 적게lesser’가 어떻게 ‘적다little’의 비교급을 실천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더 적게, 표정과 몸짓

“공간 속에는 수수께끼처럼 알 수 없는 표정의 얼굴들부터
무심하거나 생각이 거세된 듯한 몸짓들이 혼재한다.” - 박미화 작가노트 중


박미화식 이목구비를 가진 것들은 때로는 사람이고, 때로는 동물이며, 때로는 사람도 동물도 아닌 형상이다. 흙을 긁어내 만든 이목구비는 어딘가 어설프다. 눈을 뜨고 있지만 딱히 또렷한 것도 아니요, 공허한가 싶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온화하며, 슬픈가 하고 물으면 단호할 만큼 차분하게 슬프지 않다고 대꾸할 것이 틀림없을 표정이다. 모든 진리를 깨우쳐서 고고해진 무심함이 아니라, 어떤 상태도 끌어안을 준비가 되어 있는 품이 넓은 무심함이다. 언젠가의 작가노트에서 그가 “여행길의 어느 날 우연히 들어선 공간에서 사무치게 느꼈던 삶과 사람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 또는 그 속절없음에 대한 잔상들”이라고 썼던 것처럼, 그 모든 잔상의 상태를 함축한 얼굴이다. 완연하게 기쁘거나 확실하게 비참한 얼굴을 갖지 않는 불확실성이 주는 상태는 깊다. 그의 형상들이 가진 몸짓 또한 그렇다. 새는 우렁차게 날갯죽지를 뻗지 않고, 그 기능을 잊은 지 오랜 듯 고이 접혀 있기만 하다. (중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12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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