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한수영
작 가 와 세 상 을 잇 는 작 은 도 자 ‘ 털 ’
글. 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 제공. 한수영
쌀알 같은 작은 흙 조각들이 옹기종기 모여 작은 그릇이 되고 꽃병이 된다. 도예
가 한수영의 작품은 기器의 다채로운 형태, 색감과 더불어 질감까지 주목하게 한
다. 작가가 이런 작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의외의 모
티프와 만나게 된다. “제가 코끼리를 정말 좋아해요. 그림을 그리거나 조형 작
업을 할 때 늘 코끼리를 소재로 삼곤 했는데 학부 졸업 전시를 준비하면서 진지
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죠. 내가 언제부터 코끼리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기억을 되
짚어 보니 열 살 때쯤 코끼리 등에 올라탄 적이 있어요. 코끼리 털을 만지고 등
의 움직임을 느낀 그때의 감각적 경험이 아주 깊게 각인된 거예요. 코끼리와 나눈
교감, 특히 철사처럼 뻣뻣한 털을 만진 느낌을 잊을 수 없었어요. 제 작업으로도
그런 촉각적 경험을 전하고 싶었어요.” 처음에 작가는 작은 조각으로 상징화한
코끼리 털을 기의 표면에 듬성등성 붙이다가 점점 밀도를 높이며 표면 전체를 뒤
덮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동물의 털은 대개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라 번조
를 거친 딱딱하고 차가운 도자 조각에서 털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작가 역시 코끼
리 털을 도자로 구현하고자 하지 않는다.
털은 작업의 단초이자 작업을 지속하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이고 작업과 사
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작가 한수영(b.1993)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개인전 <사라진 촉각은 어디로 가는가>를 비롯해 단체전 <취향저격>,
<휘게>,
참여했다. 현재 서울 구의동의 작업실에서 작업 중이다. jumbodumbo_clayplay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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