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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월호 | 작가 리뷰 ]

[젊은 작가]신다인
  • 편집부
  • 등록 2022-09-02 11:13:17
  • 수정 2022-09-05 12: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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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 YOUNG ARTIST]

신다인 작가는 우연성을 거부하고 기계적인 직선을 강조한다. 상징적인 구멍은 외부에 집중된 관심을 내부로 유도한다. 비록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 되었으나 현재 그의 작품은 공예와 미술, 기계적 형태와 수작업의 흔적과 같이 상대적인 개념을 매개하는 단계로 발전되었다.

조형과 기능을 연결하는 터널 작은 구멍Small Hole

글. 이소현 현대미술·현대도예 연구
사진. 편집부




「Small Hole」 series


작업실 전경

작가 신다인(b.1992)은 이화여대에서 도자예술전공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개인전 <오아시스>, <우리의 생각은 작은 구멍에서>, <다시 그곳을 바라보다> 3회를 개최했으며, 단체전 <언패러사이트>(2021), <다중투시>(2020), <자연물>(2019), <아시아현대도예전>(2017~2019) 등 국내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입선(2019), <이천도자트렌드공모전> 은상(2018) 등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서울 삼청동애서 작업중이다.
E dainshin92@naver.com @dainworks


이화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신다인 작가는 미술과 공예의 경계, 혹은 접합 지점을 무대로 삼는다. 그는 조형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제작하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작은 ‘구멍’을 은유한 《Small Hole》은 미술사 및 비평의 뿌리가 되었던 매체를 근거로 분석하려 접근하면 각각의 비평적 시각이 교차하는 매우 재미있는 현상을 야기한다. 그 시각 중 하나는 작품의 소재, 즉 흙이라는 매체다. 도자예술을 기반으로 결과물을 내놓는 작가는 점토를 사용하기에 공예의 범주 안에서 논의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순수미술의 시각에서 조명하면 미니멀리즘 조각을 닮은 작품은 미술관 내에서 외부를 차단시킨 채 미적 체험을 야기한다.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은 작품을 ‘동사’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즉, ‘작품이 무엇을 하는가?’와 같은 의문을 품고 바라보면 선과 면으로 환원된 신다인의 작품은 단순하지만 매우 역동적이다. 연작은 공예와 미술, 즉 일상 속 쓰임을 조건으로 제작된 ‘도자기’와 예술의 제도권 내에서 미적 감각을 야기하는 ‘오브제’로 기준에 따라 범주가 확연히 달라진다. 현대 공예가 쓰임과 미적인 기능의 논쟁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전히 조형성만을 강요하는 작금의 공예에 대한 고심이 신다인의 작품에도 배어있다. 작가는 공예와 미술의 구분이 모호하지만 여전히 경계는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작품 내 작은 변화가 이 둘의 공존을 도모할 수 있겠다는 가정 하에 작은 ‘구멍’이 뚫린 오브제는 ‘A와 B를 중재하다 (매개하다, mediate)’라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겠다. 작품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의 답을 신다인의 작품에서 찾는다면 ‘공예와 미술을 중재하고 연결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상 속 공간과 감각을 재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에 기능이 생겼다고 말하는 작가의 설명은 겸손한 듯 보이지만 그간의 많은 고심이 드러난다. 신다인 작가는 2019년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많은 전시를 위한 작품의 아이디어는 “깨어 있게 만드는 모든 대상, 당시의 감정이나 주변의 재미있는 구조,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면에서 얻는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어떤 것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 같은 순간을 사진 찍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모한다. 작품 스케치 과정에서 그 기록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 제작한다고 한다.
일상의 지극히 사적인 기억에 대한 표현으로 보기에 그의 작품은 부품이나 모듈처럼 매우 산업적인 형태이다. 그는 작품에 면과 선이 딱 맞아떨어지는 완벽한 직선을 담아내고자 한다. 모든 작품은 코일링 기법으로 제작하는데, 흙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손으로 직접 쌓아 올리면서 궁극적으로는 가장 기계적인 직선과 면의 접합을 꾀한다. 직선과 면의 결합이 야기하는 기하학적인 형태는 손자국이 가득한 표면과 대비된다. 빚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은 손자국과 완벽한 직선은 시각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동시에 서로를 부각시킨다. 작가는 “직선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제작 과정의 흔적은 남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판성형은 지양하는데, 이는 흙이라는 매체가 주는 매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업적 형태와 표현주의적 과정, 기계적 외형에 수작업의 흔적을 새기려는 작가의 의도는 역설적이지만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현대도예는 표현주의적이며 수작업을 강조하는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태동되었다. 현대도예는 기계적인 생산과 결별할수록, 작가의 수작업이 강조될수록 예술성은 높아진다고 인식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도예가들은 제품이나 재료와 동일시되던 미니멀리즘을 도예로 표현하고자 시도했다. 미니멀리즘의 산업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점토가 지닌 표현의 풍부함을 완전히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신다인은 직선을 강조하여 산업적 효과를 내면서 동시에 표면의 마티에르를 풍부하게 드러내면서 표현주의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이 지점이 절묘하게 공예와 예술의 경계의 지평, 기계적인 것과 표현적인 것의 역설을 드러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동시대 공예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늘 관심을 두고 자신도 고심이 많다고 말하는 젊은 작가는 미술과 공예의 경계가 와해되는 것은 분명한데 여전히 미술과 공예의 위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아마도 미니멀리즘의 산업적 형태와 기하학적 외형, 표현적 흔적은 이 같은 고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 중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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