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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6월호 | 전시리뷰 ]

남태윤 도예전 2002. 4. 24 ~ 5. 2
  • 편집부
  • 등록 2003-03-18 18:06:17
  • 수정 2018-02-14 10: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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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윤 도예전 2002. 4. 24 ~ 5. 2 현대아트갤러리 광주점

쓰임에서 벗어난 형태보다 기능에 충실한 그릇들

글/정영숙 현대아트갤러리 큐레이터

지난 4월말, 광주 현대아트갤러리에서는 남태윤도예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전남 담양에 위치한 도예공방 ‘시나위´에서 생활그릇을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작가는 몇 년 동안 꾸준히 준비한 신작과 생활그릇을 전시했다. 그의 작품에서 다른 작가들과 다른 특별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학에서 도자기 공부를 시작하기 전부터 전통작업을 깊이 있게 습득하였기에 그의 그릇에서는 20년 이상 흙을 만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의 특징을 크게 2가지로 구분하면, 첫째, 대형 ´발(鉢)´작품이다. 2002년 전국 무등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 작품은 흙 질감을 강조하였다. 발의 상단 부분에는 톱밥을 흙과 섞어 소성 시킬 때 톱밥이 타면서 자연스럽게 균열이 생겨 화산석 같은 효과를 주었다.

 무늬는 상형문자를 새겨 넣어 하단부분의 매끄러운 질감과의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둘째, 연리문 기법을 이용한 작품이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1차 소성된 기물에 철(鐵)로 그림을 그리거나 유약을 이용하여 색의 변화를 꽤한 것이다. 이에 비해 연리문 작품은 색다른 시도이다. 대형 발이 남성적이라면 연리문으로 만든 죽순형 주전자와 컵, 사발 등은 부드러운 형태에 장식성을 강조해 여성적이다. 그의 작품은 조형적인 미를 탐색하기보다는 물레 작업 위주의 선과 형태를 강조한 자연스런 생활 그릇이다. 작가 스스로도 “쓰임에서 벗어난 형태보다는 기능성에 충실한 형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외형상의 변화보다는 도자기의 기본이 되는 소지와 물레성형을 통해 얻어지는 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경향은 백자, 분청, 혹은 옹기작품의 곳곳에 보여진다. 필자가 작가를 만났을 때, 예술가의 ‘끼’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성실한 도예가라는 인상은 깊이 받았다. 평범하지만 안정된 형태와 편안한 그의 그릇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싶은 그릇, 소장하고 싶은 그릇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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