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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월호 | 뉴스단신 ]

전통상차림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
  • 편집부
  • 등록 2018-05-23 12: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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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상차림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


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


전통 또는 현대의 상차림, 테이블세팅을 논하기 전에 먼저 상차림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뻔해 보이는 길 위에서 방향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차림은 단지 음 식을 담는 그릇과 아름답게 꾸민 차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음식과 그 음식을 담는 그릇, 그 그릇을 올리는 가구, 음식을 먹는 식사도구, 그리고 그 공간과 먹는 방식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1 COREE 「Bon appetit 」 엽서
2 「노동자의 식사」 『조선풍경인속사 진첩』 1911년
3 『일본지리풍속대계日本地理風俗大系』에 수록된 부엌 이미지, 신광사 新光社, 1930년. 조선 부엌은 협소 하고 청결하지 못해 먼지가 쌓여 있고 위생관념도 부족하다고 기 재되어 있다.

전통상차림을 바라보는 시선
근대 이후 우리의 음식문화와 상차림에 대한 수많은 시선이 있었다. 개항기, 일제강점기와 현대를 통과하 면서 전통상차림에 대해 그 평가는 부정과 긍정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그리고 현대 상차림에 관한 전 시와 산업현장에서는 부정과 긍정의 시선이 동시에 작 동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상차림은 반상飯床으로 집안 의 어른에게 격식에 맞춰 차려 올리는 개인용 식사 상 차림을 말한다. 일제강점기 식민지정부는 조선의 타 자화를 통해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해갔다. 식민 지 초기 조선시대 상례를 비롯한 의례를 허례허식으로 규정하고 개선을 법령화한 것을 넘어, 1920년대 생활 개선이라는 담론으로 조선의 일상을 포섭하였다. 그 중 조선인의 식생활은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할 대상이 었다. 불결한 부엌이 가장 많이 거론되었지만, 조선의 전통적인 상차림도 개선되어야 할 대상이었다. 구체적으로 조선 전통 상차림의 문제는 칠첩, 구첩, 심 지어 십이첩 등 반상의 형식은 번거로워 여성의 노동 을 많이 요구하고, 반상의 먹고 남은 음식을 아랫사람 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성들 이 부엌에서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은 과거 내지일본에서 도 그랬지만 이제 그렇지 않듯이 조선도 이 악습을 끝 내야 한다는 것이다. 식민정부는 식사를 형식에 맞추 어 개별적으로 차리고 먹는 것은 구시대적이기 때문에 ‘진보’하여 식사가 즐거운 것임을 자각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겁게 먹는 식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 다. 결과적으로 식민정부에 의해 타자화된 조선의 부엌과 상차림은 조선인에게 내면화됐다. 조선인은 때로는 스스로 조선의 부엌을 지옥으로 묘사했고, 전통적인 상차림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다. 전통 상차림에 대한 개선 요구 속에는 식민주의적 시 선과 여성평등이라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어 그 양상이 매우 복잡하다. 기실 식민정부의 여성평등으로 탄생 한 신여성도 가정 속에서 훈육의 담당자로 새롭게 정 형화된 현모양처였다는 점은 진정한 의미에서 여성 평 등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어쨌든 일제강점기 형식 을 지킬 수 없는 물질적 환경과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 속에서 전통적인 반상차림은 점차 가족이 함께 먹는 서구식 식탁이나 두레상으로 옮겨갔다. 개선되어야 할 형식적인 전통 반상 차림은 해방 후 중· 고등학교 가정교과서를 통해 기록되고 학습되면서 교 과서적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식사 공간의 변화와 가족 구성원, 그리고 시대적 가치의 변화로 우리의 일상에 서 완벽히 재현되지는 않았다. 다만 밥, 국, 김치와 여 러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반상의 구조는 매 우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1980 년대에 들어 한국의 전통음식과 상차림은 새로 운 개념으로 주목받게 됐다. 1981년 국풍 81를 통해 향 토음식이 부각되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강해졌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전통은 좋은 것, 우수한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갔다. 1989년에 는 제 14회 국제영양학회가 한국에서 개최됐는데, 당 시 한국은 삼첩·오첩 등 전통적인 일인 반상의 구성을 활용해 겹치지 않는 재료와 조리법으로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와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적인 반상 차림의 구성과 분량이 영양 권장량을 거의 맞출 수 있는 상차림이라는 사실이 과 학적으로 증명되면서, 우리는 한식을 자랑스러운 것 으로 객관적으로 수용하게 됐다. 구성적 측면에서 한 식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개별음식과 혼용되어 한국의 전통음식은 우수하다는 새로운 인식 이 형성·확대·재생산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1990 년대부터 한국관광공사를 필두로 우수 한 한국의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 개별 기업체 의 전략으로 활용되다가, 2010년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이 출범하면서 한식세계화는 국가정책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서구에게 칭찬 받는 한식’이라는 문화제국주의 시선으로 스스로 우리의 음식과 상차림 을 타자화하였고, 때로는 우리는 먹은 적이 없는 정체 불명의 한식 메뉴를 개발하고 이미지화하여 대중에게 배포하고 있다. 소위 에릭 홉스봄이 말한 새로운 전통 의 창조Invention of tradition 이다. 일제강점기 개선의 대상이 었던 조선의 전통상차림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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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독자는 지난호보기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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