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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월호 | 포커스 ]

국제 도자 학술 콜로키움Review of International Ceramic Colloquium
  • 편집부
  • 등록 2018-02-10 00: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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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자학술회의. 4월 2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올해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주제는 <수렴과 확산>이었다. ‘수렴’이라 함은 도예가 지니는 원초적인, 근원적인, 또한 보편적인 개념,즉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재료에 대한 이해와 표현에 대한방법을 인정하고 하나의 정점으로 모은다는 의미이다. ‘확산’이라함은 이 같은 ‘수렴’을 바탕으로 널리 퍼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표현의 확장인 것이다. 일차적으로 재료와 성형방법, 현상들을 이해하고 표현함이란 고정된 관념에 의거한 것이 아닌 확장된 표현을 하는데 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국제도자학술콜로키움Colloquium이 비엔날레 개막 전인 4월 21일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학술행사를 ‘콜로키움Colloquium’이라 명한 것은 단어 자체가 의미하듯이 심포지엄, 포럼 그리고 세미나를 포괄하는 단어로써 큰 테두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제도자학술콜로키움은 지난 4월 2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제도자학술회의(심포지엄)와 5월 8일 경기도 이천 세라피아 토야지움 만화당에서 열린 국제도자학술포럼과 한국도자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도자학회가 주관한 한국도자교육세미나로 구성됐다.
첫 번째 행사로 4월 21일 진행된 심포지엄 <수렴과 확산: 표면너머의 깊이와 다양성>은 도예가 지니는 물질적 특징에서 오는표현을 수렴하고 그 표현을 다시 확산함에 있어서 그 표면 너머의 깊이와 다양성에 관한 논지를 가지고 두 개의 분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제1분과인 세라믹 로드Ceramic Road는 도예 영역 안에서 활동하지 않는 인문학자와 종교학자가 생각하는 도자의 개념과 예술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렴’에 관한 논제에 가까웠다. 제2분과에서는 표현의 확장이라는 소주제로 도예 영역 안에서 혹은 예술 영역 안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이론가, 작가가현 시점에서 확장된 또는 확산된 도자 영역에 관한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이야기했다.전체 심포지엄의 7개의 발제문 중 5개의 흥미로운 발제문을 요약해 보겠다.
《아버지를 죽인 자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오근재 교수의 기조 강연이다. 이 강연의 요지는 작가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작품은 작가의 정신과 사상을 보는 이로 하여금느끼게 해주는 시각적인 언어이다. 이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 지나온 과거들 즉 아버지를 죽이고 새로운 언어를 찾아 가야 함을얘기해준다. 영국의 에드몬드 드 왈Edmund de Waal 작가가 2000년도에 발표한 「Speak for yourself」라는 제목의 글에는 작가들특히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들도 자기 스스로 말을 해야 한다고했다. 단지 만드는 방법을 또는 묵언으로 신비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 비평의 언어로 자신의 작품을 이야기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발표한 그 글이 연관되는 것은 왜일까? 더 이상 만드는 방법에 어떤 흙을 쓰고 어떤 소성을 한다는 그런 원론적이고 원초적인 언어가 아닌 작가들의 정신이 보여지는 비평적 언어로 자신들의 작품을 묘사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라 생각한다.
제1분과에서는 인류학자이며 동양의 도자기를 인류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발제를 해준 리돔 레포츠 박사Dr Leedom Lefferts가 동남아시아 본토의 토착 도자기 즉 석기와 도기에 대한 연구 발표를 진행했다. 그 지역의 원주민들이 전통방식으로 삶을 영유하기 위한 하나의 생활 수단의 도구들을 어떤 정신이나 표현이 아닌 단지 인류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해석이었다. 이어 종교학자이면서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British Columbia대학에서 아시아를 연구하는 허남린 교수는 16-17세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고려다완’의 숨겨진 아름다움에 대하여 역사적 관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고려다완이 일본에서 그 어떤 다완보다 가치를 인정받고 귀중하게 여겨진 것은 고려다완의 상업화, 신비화,개체화 그리고 전승화에 있다는 전제하에 단지 다완이라는 도자기가 다른 어떤 것의 수단, 즉 마신다는 또는 사용된다는 목적의 수단에 머문 것이 아니라, ‘다완’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허남린 교수는 “고려다완 그 자체가 어떤 고유한 미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여기에 인격에 가까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했기 때문에 미적 가치가 그 자체로써 존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완이라는 사물이 단지그 사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정신에 있다는 의미이다. 즉 즉물적만남이 단지 그 사물의 시각적 언어인 것에 집중되는 것이 아닌그 너머의 정신 또는 아이덴티티에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그것이 어떠한 사물의 미적 가치를 올바로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정신, 아이덴티티(작가의 정신이건 사물의 개념이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요소인 것이고 이러한 요소를 가진 사물은 역사속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해석으로 현대인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했다.
제1분과가 도자사적 근거에 가깝다면 제2분과의 ‘표현의 확장’은 현재 행해지는 영역의 도자예술을 주제로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도자가 ‘어떻게’ 표현을 확장을 하고 있는지 또는 ‘무엇’이 확장된 표현인지에 대한 담론으로 진행됐다. 발표자 제임스 베이튼은 전 영국 미들즈브러Middlesbrough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이다. 그가 제시한 확장된 표현과 그것에 입각한 도자예술 표현에 관한 가능성에 대한 내용은 어느 발제자보다도 흥미로웠다. 비평가의 오류로 인해 작가의 작품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비교와 비평가들이 범할 수 있는 오류와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를 비판하는 내용의 주장이었다. 발표자인 그 또한 비평가이며 큐레이터였음에도 그가 주장한 그 오류들에 관해 우리 스스로도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됐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가 주장한 ‘아카이브적 충동’이었다. ‘아카이브적 충동’의 실예로 발표자는 자신과 영국 도예가 클레어 투미가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를 소개하며 ‘가능성과 잃은 것’에 대한 스토리를 설명했다. 베이튼이 주장한 ‘아카이브적 충동’은 올해 비엔날레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 니일 브라운스워드Neil Brownsword의 전작인「Salvage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올해 공모전을 직접 관람한 이들은 단지 브라운스워드가 영상 작업 또는 미디어 작업을 하는 작가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의 전작을 보면 흙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테크닉을 갖춘 수준 높은 도예가임을 알 수 있다. 「Salvage 시리즈」는 현 사회에 대한 반영이다. 세계적인 번영을 누렸던 영국에 산업도자가 몰락하고 그 곳에서 배출되었던숙련된 도공들이 일자리와 설 자리를 잃게 된 현 시점에서 그가보여준 작품은 그곳의 역사적 중요성과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중요한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공장에 버려진 모든 폐기물들이 개성있는 조형성을 지닌 예술로 재탄생된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그 작가가 그동안 해왔던 작업에 대한 지식이다. 재료, 성형방법, 제작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결 조건이었던 그는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있다. 우리에게 잃어버린 것이 과연 무엇이며 그것을 다시 재해석, 재창조하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기념비적인 유물을 통해서라기보다는 역사적 파편을 통하여 과거를 재해석하고자신만의 네러티브를 만들어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선결조건은 기존 이미지와 오브제를리서치하고 대치시키고 실제로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여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그 어떤 재료보다 오랜 시간 사용되고 표현될 수 있는 도자예술이 적격이라는 의미를 발견한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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