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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월호 | 나의 작업세계 ]

유상덕 _ 감각의 균형
  • 유상덕 도예가
  • 등록 2010-04-07 16:16:06
  • 수정 2024-08-09 16: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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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덕 _ 감각의 균형

감각의 균형_ 유상덕

Balancing The Senses

최근 (2008-2009)에 제작된 라는 시리즈의 작품은 유약으로 표현되어 질 수 있는 아름다운 빛깔을 얻기 위한 나의 욕구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이 유약의 효과들이 미적, 시각적, 촉각적 감성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하나의 명상적 순간을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과거로부터 오늘날까지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과 사람들의 생각은 작가에게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직접적,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고려청자의 비색과 상감기법의 유려한 아름다움은 중국으로부터 청자 기술이 도입된 후 수 백 년 동안에 걸쳐 이루어진 회유성분과 번조법의 개량으로 가능했고, 조선백자에서 느껴지는 숭고한 미는 맑은 유백색의 완성된 색감을 통해서 반영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시대를 초월한 작가의 광범위한 연구와 노력, 인내 그리고 실험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장인정신으로 우리고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오래도록 노력한 도공들이 만들어낸 작품의 완성도에서, 나는 그 감상의 가치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작품의 완성도는 지금 우리가 속해 있는 현시대에 부합될만 한 새로운 감동으로 표현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료의 적합성’이라는 개인적 예술 언어로 나의 감성과 현시대와의 소통을 시도하려는 나의 노력도 이러한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다. 조형에 있어서 재료의 적합한 사용이란 그 재료의 장점을 잘 부각시켜 표현의 최대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것은 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소통을 하기위한 언어를 갖는 것과 같은 것일 뿐만 아니라,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의 영역을 보다 확장 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가 사용하는 재료와 유약의 적절한 활용을 위한 꾸준한 실험은, 새롭고 더 나아가 보다 깊은 대화를 위한 언어를 부지런히 익혀가는 과정과도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산업용 색안료의 발색정도, 유약이 갖고 있는 세 가지 주요 요소1)와 유약계산 방식2)으로 찾아가는 유약표면의 다양한 질감, 번조방식과 온도차이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요변, 유약과 빛이 반응하는 효과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면서 하는 작업의 과정들은 최초의 도자기 유약이 발견되었을 때 느꼈을 법한 신선하고도 또한 매력적인 작업이다. 그와 동시에,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비교적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어가며 작업을 하지만 그래도 때로는 기대치 않은 결과에 육체적 정신적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색과 질감을 표현함에 있어서, 1250℃의 번조온도와 24시간 이상의 번조시간이라는 물리적 특수성을 거쳐서 발현되는 이 유약의 빛깔들은 때론 예상과는 다른 번조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내가 조율할 수 있는 범주로 넣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표현되는 다양한 유약의 효과들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성형된 타일과 같은 형태의 오브제 위에서 감각적인 재배치를 이룬다. 슬립이 갖고 있는 유동성, 석고가 갖고 있는 물의 흡수성, 그리고 자연스럽게 작용하는 중력과 더불어 섬세한 수작업을 통해서, 조금씩 다른 모양의 패턴으로 형성된 타일 형태의 오브제는 이 유약의 효과와 함께 정적이고 균형적이고 섬세한 절제미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적절한 캔버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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