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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7월호 | 작가 리뷰 ]

도예가 이재숙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5:01:21
  • 수정 2018-02-19 10: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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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이재숙

작가가 느끼는 관념적 사고를

입체 조형물로 표현하는 작가

실험적이고 변화무쌍한 작업활동 새전기 전개

 도예가 이재숙(40세)은 89년 ‘대화’라는 부제로 첫 개인전을 연 이래, 96년 ‘식욕으로서의 욕망’전, 2000년 ‘생성공간’전 등의 전시를 가져왔다. 소통, 욕망, 생성 등의 전시 부제들이 암시하듯 그는 작가가 느끼는 관념적인 사고를 입체 조형물로 표현해 내는 작가다. 기자는 2년 전, 작가가 보내온 개인전 도록에 담긴 금속성이 짙은 작품에 시선이 꽂혔다. 이후 작가의 과거 작품자료를 통해 무척 실험적이고 변화무쌍한 작업활동을 해오고 있는 작가인 걸 알게됐다. 이재숙씨는 어려서부터 동양화를 하시는 어머니와 도예, 서양화를 전공한 두 언니의 영향으로 미술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져왔다. 그는 82년 이화여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것으로 흙과의 인연을 맺었다. 대학 도예과 재학시절 유난히 조형작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작품에 노끈이나 철사를 흙작업에 도입하는 등 실험적인 조형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4학년 졸업작품 평가를 하는 시간이 내 작품세계의 기초를 세우게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활자기와 같은 공예품류의 작업을 했었죠. 전 순수회화와 도예활동을 하는 가족들의 영향에서인지 조형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 학생씩 앞에서 본인의 작품에 관해 발표하는 시간, 담당교수님(조정현 교수)은 4차원의 공간 이미지를 담은 실험적인 제 작품에 관해 높은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그때 제 작품에 대한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라고 전한다.

88년 첫개인전 ‘대화’

현실적인 모티브를 단순화하고 재구성

원초적 직관 끌어내

실존의 문제는 자아발견이라는

사실 깨닫게하는 작품이란 평

 이재숙씨는 1988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을 다니며 서울 서교동에서 개인 작업실을 마련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89년 4월, 서울 청남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의 주제는 ‘대화(Communication)’였다.

 이 전시에서 그는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COMMUNICATION’에 관한 철학적 이론 개념을 흙을 이용, 형상화된 개체적인 구조물과 구조물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작품들은 청자토와 백토, 옹기토, 연탄재, 샤모트를 조합해 만든 흙을 이용해 외형적인 인간의 형태는 기둥으로 표현하고 교감의 표현은 선과 잘라진 면으로 표현한 것들이었다. 또한 인간(기둥)과 교감(선, 면) 두가지 개체사이에 계단을 집어넣어 미묘한 진행의 암시를 표현한 작품도 선보였다. 이 전시는 “현실적인 모티브를 단순화하고 재구성해 원초적인 인간의 직관을 끌어들이고자 한 작품들로 ‘실존의 문제’는 ‘자아발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란 평을 얻기도 했다.

93’ 뉴욕대 대학원 졸, 94’~95’ 파슨 디자인대학 건축타일 전공

96’ 뉴욕서 두번째 개인전 ‘식욕으로부터의 욕망’

관람객 원초적으로 자극 놀라게해

 이재숙씨는 첫 회 전시를 마치고 도예조각에 대한 관심, 대형작업의 실험,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조형언어 등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그 많은 고민들은 그를 미국 유학으로 이끌었다. 작가는 “당시 저는 뉴욕에 대한 동경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예술가의 스튜디오와도 같은 도시, 예술에 관한 열정이 넘치는 작가들의 무대, 다인종들이 뿜어내는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는 공간 등에 대한 동경이 작업실을 처분하고 과감히 유학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전한다. 그는 91년 미국 뉴욕으로 떠나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막연히 생각했던 뉴욕이라는 도시는 언어의 장벽과 새로운 문화, 대학의 생소한 분위기는 그에게 약간의 주눅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부정과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뉴욕의 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에 널려있는 수많은 작품들을 구경하고 문화를 습득하는데 사용했다.

 그는 부단한 노력으로 93년 뉴욕대학(N.Y.U)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어 94년부터 96년까지 파슨 디자인대학에서 건축타일(Architectural Tile)을 전공과정을 마쳤다. 이재숙씨는 힘들었던 유학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현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1996년 뉴욕의 척 레비탄 갤러리에서 가진 전시의 주제는 ‘식욕으로서의 욕망(Desire in a Appetiata)’이었다. 전시장에는 작가 스스로 유학생활에서 느낀 새로운 환경과 미국 문화의자유분방함에서 발견한 인간의 공통적인 감정인 ‘욕망’을 표현한 작품이 가득했다. 도자 공룡이 등장하는 설치작품

<사진2>과 백자접시를 비롯해 남성모델이 등장한 퍼포먼스를 사진에 담아 걸어놓은 작품 등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작품중 특히, 백토로 만든 공룡뼈가 담긴 접시 위에 실제(生) 대형물고기와 생고기를 꽂아 놓고 한 남성모델이 칼과 포크를 들고 잘라먹는 등 직접적인 표현을 구사한 퍼포먼스 사진작품은 관람객을 원초적으로 자극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2000년 세번째 전 ‘생성공간 - 통로들, 그리고 트임’

구조와 발상은 필연적이며 상호의존적 세계표현

생명 성장 원동력 에너지 나타내

 귀국 후, 2000년 서울 인사갤러리에서 가진 세 번째 개인전은 ‘생성 공간-통로들, 그리고 트임’이란 주제로 열렸다. 앞서가진 2번의 개인전이 인간상호간의 공감, 식욕의 욕망 등 다소 주관적인 주제들이었다면 이번에는 ‘구조와 발생’의 문제를 염두 해둔 전시였다. 그는 전시를 위한 연구(공부)를 통해 얻어진 ‘구조와 발생’이란 문제에 대해 “변형의 체계로서 구조적 사고는 계속적인 형성과정으로서 구성적 사고와 연결된다. 구조와 발생은 필연적이며 상호의존적이다”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작품 ‘생성공간’<사진4>과 ‘탈주의 공간’에 잘 나타나 있다. 조합토를 이용해 만든 후 망간유와 테라시질레타를 사용한 작품은 낡은 브론즈의 느낌이다. 작품에 나타난 관이나 깔대기, 방향성을 지닌 화살표 등은 종횡으로 연결되어 동시적으로 작동돼 여러 체간의 소통과 원초적인 운동 형태를 보여 역동적이다. 미술평론가 이선영씨는 그의 작품에 대해 “이재숙의 작품에 많이 나타나는 비대칭의 구성(마치 아르누보의 장식처럼)과 다이나믹한 나선형 형상은 생명, 성장, 원동력, 에너지를 나타낸다. 그가 만들어내는 패턴과 운동의 흐름, 그 상호작용들은 자연계의 생명체를 참조로 한 듯 하다”고 평했다. 3회 전시 이후 당시 선보인 작품을 응용, 슈퍼화이트 소지를 판상성형 한 설치작품 ‘생성공간2000’은 ‘제1회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입선작에 당선되기도 했다.<사진5>

조각가 김인태씨와 결혼 일산에 부부집 마련

예술의 산실 기대

 이재숙씨는 유학시절 조각가인 김인태씨를 만나 결혼한 후 귀국해 2년 전, 경기도 일산에 마련한 작업실 겸 살림집에서 작업하고 있다. 이 작업실은 작가부부가 220평의 땅을 구입해 서로의 작업 형태에 맞게 직접 설계, 2개의 작업실로 구성했다. 작업실 앞마당에는 이재숙씨가 제작한 2미터 높이의 야외 조형물을 비롯해 곳곳에 작품이 놓여 있어 작은 조각공원 같다. 그는 현재 모교인 이화여대와 서울산업대 도예과에서 강사직을 맞아 작업활동과 병행하고 있다. 그는 “결혼 후 자신만의 시간이 줄어 학창때와는 달리 작업에 대한 열망을 맘껏 펼치진 못하고 있지만 작업실에 있는 시간만큼은 항상 즐겁고 귀중합니다. 최근에는 환경과의 친화, 대중적 소통을 위한 작업에 많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생활인테리어나 도벽, 환경 조형물 등이 포함된 야외 조각전을 몇 년안에 선보여 미술 특히 도예를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대중 문화 신장에 동참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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