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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2월호 | 작가 리뷰 ]

도예가 박필임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1:18:16
  • 수정 2018-02-21 15: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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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박필임

한국적 상회도자 독창적으로 전개

다양한 색상표현으로 생활도자 새 활력소 불어 넣어

 우리 도자기의 역사에서는 상회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색이 화려한 상회는 전통적인 우리 삶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았을 법도 하다. 현재는 다양한 사람의 수만큼 넘쳐나는 다양한 색들이 이미 우리와 어우러져 있다. 취향에 따라 색이 화려한 도자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도예가 박필임은 전사된 색이 아닌, 저화도의 상회 안료를 이용한 핸드페인팅으로 도자기에 색을 넣는다.

2002. 11월 개인전 상회의 심미성 실증

소품에 담긴 조각보 기하학적 문양

옛것이 현대적

 도예가 박필임은 일본 유학에서 상회도자의 기법을 익혔다. 8년간 일본에서 공부하며 활동하다가 2년전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후의 작업을 지난 11월에 4회 개인전으로 선보였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에서 일본의 상회기법에 한국스러운 문양으로 한국도예가다운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본래의 성격처럼 밝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한눈에 둘러본 전시장안은 검고 흰 바탕에 빛고운 상회문양을 입은 기물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항아리와 합을 비롯해 도판, 머그, 접시 등 다양한 기물에 상회로 그린 그림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박필임씨가 사용한 상회 안료들은 일본에 직접 주문해 수입한 것들이다. 보통 유약을 바르고 재벌한 표면 위에 안료로 그림을 그린다. 전시된 작품들 중에는 상회를 염두해 상화할 부분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재벌한 뒤 상회 안료로 유약이 빈부분에 그림을 그렸다. 은과 고령토를 섞어 기물전체에 바르고 3벌한 작품은 은이 갖고 있는 금속성광택이 고령토와 섞여 화려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머그와 접시, 합 등의 생활소품들에 담긴 화려한 조각보와 같은 기하학적 문양과 색감은 옛것을 토대로 했음에도 오히려 현대적이다. 상회는 초벌과 본소성을 마친 기물에 저화도 안료로 표현을 하고 800도 정도의 저온에서 세 번째 소성하는 기법을 말한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돼왔다. 일본의 상회 안료는 유럽의 것과 다르게 물에 개어서 사용하고 소성후 광택이 난다. 유럽의 상회자기들은 무광택으로 안료를 유화처럼 기름에 개어 사용한다.

경희대 도예과 졸,

일본사가현 아리따요업학교 유학 

후쿠오카 교육대학원 석사,

동경예술대학원 박사 학위 받아

 박필임씨는 92년도에 경희대학교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사가현립아리타요업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처음 상회를 알고 고운색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상회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후 후쿠오카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동경예술대학원 공예과에서 도예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교수업외에도 일본 인간국보 13대 이마이즈미 이마에몽 선생에게 사사를 받기도 했다. 일본에서 97년, 98년, 2000년에 개인전을 열었고 상회라는 새로운 기법을 만난 경이로움과 욕심에 기물의 전면을 색색의 문양들로 채운 작품들이 많았다. 반면 4회 전시의 작품들은 이전 작품에서 보이던 빼곡한 문양들이 조금 여유롭게 여백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다.

수선화 코스모스 들꽃 등 직접 데생해 도안

조선초 민화의 소재 무늬에 다양하게 응용

 2000년 5월 한국에 돌아와 전시를 준비하며 한국적인 문양연구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일본에서는 기물에 문양을 넣기 전에 도안화하는 작업을 중요시하고 그에 따른 교육도 철저하다. 상회를 공부하면서부터 여성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소재인 꽃을 직접 도안화하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미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의 꽃문양이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수선화, 코스모스, 들꽃 등을 직접 데생해 도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조선조 민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물고기와 나비, 조각보의 기하학적인 무늬도 작품에 응용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서 공예가 갖는 본질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제 작업은 수작업을 위주로 생활공간에서 실용성을 겸비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도자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상회기법으로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색상을 도자기에 표현함으로서 우리 생활도자기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작업의도를 설명한다.

일본서 3회전 여는 동안

동경로타리클럽회원 등 작품애호가 많아져

 일본에서 공부하는 동안 일본의 문화에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외로움에 힘들었던 기억도 많다. 박필임씨는 도자기에 대한 열의와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에 대한 보답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과정을 마쳤다. 처음 일본으로 유학갈때에도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지원을 받았고 일본에서도 동경로타리클럽에서 지원하는 장학생으로 선정돼 학비와 생활비를 받았다. 동경로타리클럽은 동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사업가들의 모임이다. 유학생을 위한 장학회로 심사를 거쳐 장학생을 선정해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한다. “저를 후원해 주신 회원분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더 열심히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3회전을 하는 동안 동경로타리클럽 회원들을 비롯해 박필임씨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그때 전시한 작품들에 대해 일본인들은 일본전통기법을 한국사람이 작업해 ‘색다른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한국인들은 ‘일본적’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쪽은 전반적인 분위기가 도자기를 사는데 우리보다 후한 편이지만 전시 오픈하는 날이면 서로 먼저 보고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의 첫 전시가 이전에 경험과는 다르다.

상회도자 한국보급은 나의 꿈

‘상회특강교실’도 개설할 계획

 박필임씨는 한국에 돌아와 일본에 있을때 인터넷으로 알게된 목사님과 결혼했다. 작가는 현재 서울 송파구의 작은 개척교회 사모님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장학금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열의 못지 않은 기도덕분이라고 그의 신앙심은 고백한다. 지금 교회 한켠에 작업공간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외에도 지난해부터 여러 학교의 강사를 역임해오다 현재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도예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전시기간 중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은 물론이고 타대학 학생들이 박필임씨의 도자기를 보고 상회기법을 배워보고 싶어한다.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자신의 작업장에서 ‘상회특강 교실’을 열 계획에 부풀어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다는 것은 제게는 큰 가능성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상회기법의 한국적 표현과 더불어 상회도자를 한국에 보급해 아름다운 도자기를 선보이는 것입니다. 그로써 일반인들이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예전반에 대한 문화인식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희영기자 rikkii77@hotmail.com 1. 상회 화문발 1997年 作 2. 상회 석류문 향로 2000年 作 3. 상회 ·하회 국화문 팔각접시 1998年 作 화문도판(4회 개인전) 양문양 상회 자기(4회 개인전) 조각보문 합(4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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