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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월호 | 작가 리뷰 ]

부산광역시 공예명장_ 이젠 사유의 고통을 지나 자유롭게 펼친 전수걸 항아리의 매력
  • 윤영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사
  • 등록 2026-01-29 11:57:52
  • 수정 2026-01-29 12: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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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바지아노 현대미술제 《전수걸 명장 초대전》 

2026. 2. 9. ~2. 28. Gallerie d’Italia in basiano, Gallerie d’Italia



‘수걸도예’ 공간에서 수많은 항아리가 태어난다. 전수걸 명장의 항아리들은 찐 욕심 없고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인다. 달을 본떠 만들던 18세기의 달항아리와는 다른 21세기의 항아리는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며 전수걸 명장은 명확한 자신의 위치와 할 일이 무엇인지 감지하며 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정형화된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 

도예가 전수걸은 40여 년 동안 연리문, 분청, 백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도자 제작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그의 항아리나 그릇은 전통 형식과 제작 방식을 충실히 따른다. 높이 50cm가 넘는 원형으로 된 항아리도 아름답고 무난하게 성형한다. 더불어 전수걸의 도예 세계를 바라보면 무위자연의 철학에 서 배태된 비작위적인 조형감각이 모태의 유전처럼 깃들어있는 모습도 자아낸다. 그가 추구하는 도예 세계는 물아일체의 한순간에 떠낸 세상에 관한 명상이자 존재성에 관한 선문답의 그림자다. 

도예가 전수걸의 예술세계는 도자기다. 도자공예는 필수적으로 힘을 쓰고 땀을 흘리는 노동이 수반되는 작업이지만, 노동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참선을 통해 불도를 깨달으려는 선방禪房의 선승禪僧처럼 치열한 사유의 고통도 함께하는 예술세계다. 가마에서 불은 최고 1,400℃ 이상까지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원재료가 되는 흙의 선택부터 불 온도를 끌어올리는 기술까지 도공들이 지닌 수준 높은 기술을 모두 체득했다. 



전수걸 명장이 보여내는 항아리 형태는 보는 이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든다. 단순히 큰 항아리가 아니라, 그 안에는 도예 정신과 미학, 그리고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단순한 생활 용기를 넘어선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그는 전통을 표현하면서도 굳이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전보다 훨씬 더 자유분방함과 항아리의 표면에는 다양한 질감과 색의 깊이가 남았다. 표면은 강렬하지 않고 차분하여, 관람객은 그 앞에서 저절로 숨을 고르게 된다. 마치 밝은 빛이 어둠을 비추듯, 항아리는 그 자체의 위로를 전한다. 그래서 그의 항아리는 하나의 생활 기물인 동시에, 전수걸 명장의 정신을 담아 낸 조형물이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은 일 년에 50% 이내이다.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와 일본의 사상가 야나기 무네요시처럼 전수걸의 항아리는 기장에서 단순한 도자기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전통과 예술을 잇는 상징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현대의 도예가들은 전통적인 방식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항아리를 재해석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전수걸 명장은 항상 무언가를 그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무리 없이 변화를 보여낸 예술가다. 그의 항아리는 흙과 유약, 소성 방법이 달라지면서 그마다 다른 항아리 표정을 지닌다. 어떤 때는 전통의 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또 다른 항아리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바꾸어낸다. 그러나 모두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은 그만이 생각하는 항아리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전수걸 명장의 정신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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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걸(b.1968) 작가는 경주공고 요업과와 부경대학교를 졸업했다. 청와대 사랑채와 프랑스 라데팡스 시연을 비롯하여 최연소 전국 기능경기대회 은메달, 대한산업미술가협회 최고상, 청주전통공예명장, 부산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장려상, 청주공예비엔날레 황금 플라타너스상 수상, 대구시 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부산광역시 공예명장,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다. 그가 청년 시절 전포동 작업실을 시작으로 빚어낸 도자기는 현재 부산 기장 일광으로 이어져 평생을 도예에 몰두하고 있으며, 현재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외래교수와 수걸도예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수걸도예 작업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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